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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K VOL.14 2012 JU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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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크한 만남

 

uniK 매니저 없이 직접 스케줄을 관리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습니다. 불편하지 않으세요?
전수경 매니저 없이 살아온 저한테는 당연한데, 주위 분들은 배우가 매니저 없이 생활한다는 것을 독특하게 생각하더라고요. 매니저를 통하지 않고 주변 분들과 직접 의사소통을 하다 보니 스케줄이 겹쳐서 거절할 때는 조금 어려워요(웃음). 하지만 제 일이니까 제가 듣고 결정해야 할 것 같아서요. 예를 들어, 오늘 같이 인터뷰를 하게 되는 경우에도 승낙 여부를 결정하려면 인터뷰의 의도도 들어보고 통화했을 때 느낌도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제 일인만큼 일을 요청하는 상대방과 직접 이야기하는 것이 좋아서 매니저가 없는 방식을 선택했어요.

uniK 스케줄 관리를 혼자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하시는 편인가요?
전수경 배우라는 직업의 특성상 외모를 비롯한 모든 자기관리에 소홀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에요. 그래서 늘 자신을 계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움직여요. 그리고 젊은 친구들보다 가창력이 뛰어나거나 예쁘게 생겨서 남들보다 쉽게 연예인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일이든 조금씩 배워서 현재의 나보다 나은 모습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해요. 덕분에 자기 관리를 하는 것이 습관이 된 것 같아요. 오히려 20대 때보다 더 젊어 보인다는 소리를 들을 때도 있는 것 같고 옷도 어렸을 때보다 잘 입는 것 같아요(웃음). 물론 나이 들면서 체력적으로 한계가 생겨서 더 노력하는 면도 있죠.



uniK 배우로서 자기 관리 외에 혼자 스트레스 풀거나 우울한 마음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지시나요?
전수경
당연히 무대 외에 개인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시간도 있죠. 개인적으로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감정의 배설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회생활을 하면 직장이든 학교이든 여러 사람과 원만한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 울고 싶어도 혹은 화를 내고 싶어도 참아야 하잖아요. 누구나 자연스레 스트레스를 짊어지고 살게 되죠. 개인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필요해요. 그래서 많은 분이 연극이나 예술작품들을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시잖아요. 저는 무대에서 땀을 흘리고 공연하면서 남들보다 자주 감정 표현을 하다 보니 일반 사회생활을 하는 분보다 스트레스는 덜 받죠. 그래도 힘들 때는 차 안에 혼자 앉아서 슬픈 노래 들으면서 소리 내면서 울기도 해요. 혼자서 고민 있거나 열 받을 때 거친 욕을 하는 것도 굉장히 효과가 좋아요(웃음). 초점은 나름대로 자신만의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만드는 거죠.

uniK 사업가, 두 딸의 엄마, 배우 활동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여러 가지 활동을 유지하는 노하우가 있나요?
전수경
일을 많이 한다는 것이 사실 피곤한 일이죠. 가지치기를 잘하는 것도 여러 가지 일을 해내는 방법인 것 같아요. 그래서 여러 가지 일을 한 번에 할 때는 모든 일에 비중을 무겁게 두지 않아요. 아프고 나서 일뿐 아니라 가족에 대한 소중함도 많이 느꼈거든요. 사랑하는 사람들 안에서 사는 행복을 느끼는 것도 인생에 중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일하는 시간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균형 있게 분배하려고 노력해요. 요즈음은 아이들을 돌봐주고 제 연기와 공부에 초점을 두고 있어요. 이왕 일하는 거 항상 즐겁게 일하고요.

uniK 매우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신 것 같습니다. 성격의 영향인가요?
전수경 아버지를 닮아서 원래 긍정적인 성격이에요. 하지만 다양한 모습을 가진 사람이라서 긍정적인 동시에 콤플렉스가 있어요. 아주 장기적인 목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지만 일을 이루는 과정에서 수시로 감정을 참지 못하거나 좌절하고 다시 일어서는 패턴을 반복해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안목과 확실한 비전을 갖고 있다는 것이죠. 중간 과정이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하는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서 칭찬을 많이 해주신 것이 좋은 영향을 줬어요. 제 기억 속에 엄마는 다른 사람 앞에서 저를 야단치거나 흉을 본 적이 없어요. “우리 수경이는 얼마나 착하고 인사도 얼마나 잘하는지 몰라.” 늘 이런 칭찬을 해주셨어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중요한 선택을 할 때 부모님의 도움을 받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특히 연애는 감정에 많이 좌지우지하니까 객관적인 조언이 필요했는데 부모님 조언을 못 받았거든요.

uniK 인기가 많으셨을 것 같은데 연애에 실패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전수경 지금에서야 얘기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대학생활 때 연애를 해보지 못한 것은 어렸을 때 성적 모멸감을 느낀 사건의 영향인 것 같아요. 사실 이런 이야기를 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제는 해야 할 것 같아요. 요즈음 성적범죄들이 자주 발생하고 이와 같은 사건에 따른 피해자들이 괴로워하는 경우가 너무 많죠. 저 역시 어렸을 때 성적 수치심을 느낀 후에 이성과 제대로 된 교제가 안 되었던 것 같아요. 나름 여자로서 자신감은 있었지만 자아 존중감이 낮고 내가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을 사람인가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는 동시에 남성들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과거의 사건을 치욕스러운 비밀로 혼자 간직하지 말고 누군가에게 말하고 풀어야 했던 것 같아요. 비슷한 피해를 당한 친구들은 절대 혼자 고민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uniK 그럼 다른 사람 앞에 나서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을 텐데 무대에 서는 직업을 선택하게 되신 계기가 무엇인가요?
전수경 배우는 어렸을 때부터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꿈꿔왔어요. 텔레비전에 주말의 명화, 외국의 뮤지컬 영화를 보면서 화려하고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었고요.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 진로를 결정하면서 내가 잘하는 것이 뭘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당시 연극영화과에 대한 선호도가 낮았고 공부를 안 하는 학생이나 가는 곳이라고 선생님께서 계속 꾸지람을 하셨죠. 그래도 하고 싶은 연기를 할 수 있는 곳으로 가야겠다는 의지를 갖고 진로를 정했어요. 그러던 중 장학금 받고 연극영화과에 들어가면서 소질에 확신을 갖게 되었죠. 그런데 꿈에 그리던 탤런트 시험을 본 후에 좌절을 경험했어요. 3차 시험도 못 가고 2차 시험에서 전부 떨어진 것 같아요. 당시 배우들은 큰 키보다는 아담한 체격의 배우가 많았고 남자 배우들도 키가 크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얼굴이 세련되지 못해서 떨어진 것 같아요(웃음).

uniK 뮤지컬 <맘마미아>를 비롯하여 최근 <라카지>, <캐치 미 이프 유 캔>까지 성공적으로 공연하시면서 사실상 뮤지컬 계의 맏언니로 자리 잡고 계시는데, 뮤지컬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전수경 대학가요제 수상 이후에 진로에 대해 고민했는데 착한 매니저를 만나 <마법의 성> 작곡가 김광진님께 곡을 받기로 했어요. 그런데 김광진님이 저한테 “연기 잘하고 배우가 될 녀석이 왜 가수를 하려고 하니?” 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러던 중에 한양대학교 30주년 동문 공연을 진행했고 결국 제가 정말 좋아하는 것은 연기이고 무대에 다시 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후 우리나라 뮤지컬 <CATS>가 들어오면서 배우 오디션이 있었어요. 춤을 너무 못 춰서 걱정했는데 오디션 때 워낙 투지 있게 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무대에 설 기회를 주셨어요. 저의 영원한 스타인 윤복희 선생님하고 같이 작업할 기회까지 생겼고요. 사실 중학교 때 윤복희 선생님 쫓아가서 싸인 받으러 갔다가 엄청 야단맞았었거든요. “학생이 공부는 안 하고 이런 데 와서 싸인 받니.”하고 혼났는데 그런 선생님께서 저를 예뻐해 주시고 교류까지 가지면서 너무 영광이고 행복했어요. 어린 시절의 나의 꿈의 위치에 있는 분과 작품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요.

uniK 무대에 설 때 생기는 긴장감들은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전수경
항상 무대는 두려운 곳이에요. 그런데 그러한 두려움이 없으면 발전이 없었겠죠. 저만의 방식으로 두려움을 극복해왔어요. 한 번씩 두려움을 극복할 때마다 자신에게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그 과정을 즐기다 보면 두려움을 느끼는 동시에 극복하는 쾌감을 느껴요. 오랜 시간 무대에 서서 두려움이 없다는 말보다는 발전을 거듭한 경험 덕분에 무대에 서고 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그리고 조금 두려워도 이왕 일하는 거 항상 즐겁게 주인의식을 갖고 일을 하려고 노력해요. 내가 선택해서 한 일인데 대충 하면 주위 사람들한테도 좋지 않은 기운이 전해지니까 정신 차리고 무엇이든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하죠.



uniK 뮤지컬 <맘마미아> 공연 도중 수술로 무대에서 내려오셔야 했는데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전수경
사실 아플 때는 세상이 끝난 것 같고 다른 배우들은 건강한데 나는 왜 혼자 아플까 이렇게 생각할 수 있었죠. 그런데 저는 아팠던 사람이 나아서 무대로 돌아가면 건강음료 광고 하나라도 더 들어오지 않느냐는 긍정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사람이에요(웃음).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나는 왜 다른 사람에 비해 안 좋은 상황일까 자신을 비하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사람마다 분명히 각각 장점이 있어요. 다른 사람과 차별화하여 삶을 그려 나가려면 장점을 살려야죠. 예를 들어 저는 긍정적인 사고를 잘하는 편이에요. 수술 이후에 살면서 부족했던 점을 채워나가야겠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더니 더 많은 기회가 오더라고요.

uniK 학교에서 만난 제자들이나 작품을 통해 만난 후배들이 상담하러 많이 찾아오나요? 주로 어떻게 상담을 해주시나요?
전수경 많이 찾아오죠. 제자들은 자식 같아요. 선생님은 단순히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고민까지 함께 짊어지고 가야 하잖아요. 지금은 제가 여력이 안 되니 학교는 쉬기로 했지만, 학교뿐 아니라 한국사회는 세대마다 특성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세대 때는 자수성가 스타일이 사랑을 받았어요. 시작은 남들보다 어려웠을지 몰라도 가난하니까 모든 것이 수직으로 성장하면서 다른 세대보다 성취감도 많았고요. 이미 다른 시스템에서 성장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제 스타일을 강요하는 것은 참견일 뿐이죠.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시대를 초월해서 열의와 정성을 다해 행동하는 사람에게는 무슨 일을 해도 기회가 생기는 것 같아요.



uniK 아무래도 진로 선택의 어려움이 있다 보니 청년들은 유명인들의 사례도 보고 상담을 요청하는 등 여러 방법을 모색하곤 합니다. 진로 선택에 어떤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전수경
막연히 누구를 쫓아 하고 싶은 열정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하고 허영심 가득한 
꿈을 꿀 수 있어요. 멘토나 유명인의 사례를 본다는 것은 그들이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 있었던 숨은 노력을 들여다보기 위함이잖아요. 그래서 그들을 무작정 따라 하기 전에 자신을 잘 알기 위해서 객관적인 시선을 갖기 위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자신의 강점이 무엇이고 약점이 무엇인지 구분할 줄 알고 분석할 줄 알아야겠죠. 여기서 자신의 단점을 알아보라는 것이 단점을 감추라는 의미는 아니에요. 단점을 드러내서 이런 단점마저 노력해서 고치고자 한다면 현재 장점을 넘어서 또 다른 성장이 될 수 있거든요. 유명인들의 화려함만 쫓지 말고 그들이 지금의 모습을 얻기까지 수고한 노력과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청년들이 알면 좋겠어요.

uniK 제자나 후배들이 힘들어하면 주로 어떤 말을 전하시나요?
전수경
최근에 사회적으로 소외되는 사람들이 많죠. 살다 보면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때도 잦죠. 만약 제 후배나 제자가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면 모든 일은 끝이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어려운 상황에서는 왜 나만 수렁으로 빠지고 힘든 일을 경험하는지 비관하기 쉽죠. 그런데 세상일에는 무엇이든 끝이 있는 것 같아요.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한 가지 일을 경험하면 한가지의 지혜가 생긴다는 말을 좋아해요. 내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차라리 빨리 내려가서 바닥을 치고 오를 기회를 다시 얻는다고 생각하고 힘을 내면 좋겠어요.

uniK 20대에 해보면 좋은 경험은 무엇이 있을까요?
전수경 만약 제가 20대로 돌아간다면 절약만 하지 말고 나한테 투자도 하면서 여우처럼 행동하고 연애도 많이 해볼 걸 하는 생각도 들어요(웃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의 아픔에 같이 슬퍼할 수 있는 경험을 해보면 좋겠어요. 자신의 아픔만 보지 말고 정말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사회에 다양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죠. 타인의 아픔을 경험한다는 것은 반드시 직접 보지 않아도 책이나 영화와 같은 매체로도 깨달을 수 있으니 다양한 경험을 해보길 권해요.







[배우 전수경]

영화 <간기남><마마><김종욱 찾기>외 다수 출연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반짝반짝 빛나는><로열 패밀리>외 다수 출연
뮤지컬 <라카지><캐치 미 이프 유 캔><맘마미아>외 다수 출연
서울종합예술전문학교 뮤지컬예술학부 전임교수
2010 제44회 납세자의 날 성실납세자상
2002 제8회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
1999 제5회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
1997 제3회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조연상
1988 제11회 MBC 대학가요제 동상
1985 ~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 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