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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K VOL.11 2012 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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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신입사원의 PPT | 선배들이 직접 자신의 취업 성공의 비결을 브리핑해 드립니다

  • 1세대 아날로그 폰에서 4세대 lte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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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벌로 정리해 본 21세기 팝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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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can do it! | 취업에 꼭 필요한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팁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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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보낸 편지 | 해외에서 날아온 따끈따끈한 소식들을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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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World | 현지의 새로운 문화를 통해 세계에 대한 시야를 넓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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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이슈 | 트렌드와 시사 경향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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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스펙트럼 | 정진홍편

  • 내 인생의 업을 만드는 방법
  • 도전은 인생의 산소야!
  • 인생의 짐을 털고 일어나!
  • 감동케 하는 사람들의 위대한
  • 인생레이스 7가지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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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스펙트럼









왜 그럴 때 있잖아.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을 떠나고 싶을 때. 물론 당장 떠날 수는 없는 노릇이었어. 하지만 일단 그런 생각이 들자, 이미 마음은 어디론가 멀리 떠날 꿈을 잉태해 버리고 말았지. 대학 들어와 책도 읽고 생각도 한다고 하는데 왠지 가슴으로 느끼는 게 항상 배고팠지. 그래서 우리 땅 곳곳을 가슴으로 마주하고 발로 직접 밟아보며 손으로 더듬어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물밀듯 몰려왔지. 그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지 평소 같으면 한 시간쯤 걸었을 산길을 두 시간도 넘게 걷고 또 걸었어. 그리고 실제로 두 달쯤 후 여름방학이 시작되자마자 나는 길을 떠났지.

지금도 그 날을 기억해. 그 때는 대학교 2학년이면 누구나 예외 없이 전방입소라는 걸 했었어. 일주일간 직접 최전선의 병영을 체험하는 것이었지. 학기말 고사를 앞당겨 치르고 전방 입소해 휴전선 철책 근무하다 나오니 방학이었어. 그리고 사흘 후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 나는 서울을 떠났지. 1982년 6월 29일이었어. 먼저 아버지가 묻혀계신 경기도 포천 가는 길의 교회묘지에 들려 다녀오겠다는 인사를 드렸지. 그 후 이리저리해서 강원도 원주를 거쳐 사북 탄광촌에 닿았어. 이른바 사북사태의 후유증이 채 가시지 않은 살벌한 곳이었지. 당시만 해도 그 곳은 모든 게 시커맸어. 물도 공기도 하늘도 심지어 사람까지도 말이야. 시커먼 탄가루 마셔가며 그곳에서 일주일 가량을 지냈어. 세상의 막장을 그 때 보았지. 그 후 동해안 삼척의 정라진, 울진을 거쳐 다시 내륙으로 들어와 단양을 지나 영주, 영덕, 포항, 울산, 부산, 거제, 진주, 순천, 목포, 제주, 다시 목포, ... 그 후엔 내륙으로 이동해서 속리산, 덕유산, 지리산을 타고 오르내린 후 다시 남원, 광주, 함평, 변산반도, 군산, 광천, 안면도, 서산, 당진, 온양, 천안, 서울에 이르기까지 나는 걷고 또 걸었지. 서울에 오니 8월 중순이 다 되었더군. 50일 가깝게 계속된 그 가난한 여행이 나를 완전히 탈바꿈 시켰지. 언젠가 그 때 얘기를 해줄게. 그 가난한 여행이 나를 만들었어. 그것은 그 후 내 인생의 더 없는 자양이 되었거든.








요즘 나는 또 다시 일탈을 꿈꾼단다. 아니 지금의 안온한 삶에서 탈출하려고 한단다. 30년 전 그 때처럼 무작정 떠나볼 요량이야. 이번에는 해외로 나갈 생각이야. 이미 적잖은 사람들이 다녀왔다지만 ‘산티아고 가는 길’을 40일 여정으로 걸어볼까 해. 얼마 전에 문득 생각이 든 건데 마치 삼십 년 전 그 때처럼 한번 생각이 잉태되고 마음에 자리잡으니 안 떠날 수 없겠더라구. 물론 삼십년 전에야 방학이 있었으니까 그냥 떠났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잖아. 하지만 그냥 ‘뚝’ 끊고 떠나기로 했어. 내 나이 이제 마흔 아홉, 쉰이야. ‘인생 100세 시대’라고 하니 이제 절반 산 셈이지. 건강검진 받듯, 마음검진을 받을 날이 온 것 같어. 물론 주위에선 “왜 하필 산티아고 길이냐?”고도 말들 해. 어떤 이는 남들이 많이 갔으니 굳이 거기 갈 필요 없지 않느냐고도 말하고, 우리나라도 좋은데 많은데 왜 굳이 거기까지 가려 하냐고 꾸짖듯 말하는 이들도 있어. 아내와 식구들은 내 건강 생각해서 무리 아니냐고 말리기도 하고, 심지어 내 아들은 그러다 죽으면 어떻게 해? 라고 심각하게 말하기도 하더군. 하긴 매일 25~35km씩을 평지도 아닌 길을 40일 넘게 오르내리며 가야 하는 길이니 쉽진 않을 거야. 솔직히 먼저 다녀온 사람들의 여행기나 블로그에 올린 글들을 짬짬이 읽어보면 굳이 저 고생하면서 가야하나 하는 생각마저도 들어. 하지만 갈 거야. 남들이 숱하게 지났던 길일지라도 내가 걷는 순간 그 길은 내 길이고, 새 길이야. 우리나라도 다 못 돌아본 주제에 어딜 해외에서 돈 써가며 방랑하냐는 얘기도 있겠지만 국내에서 돌아다니면 조금 힘들고 고달파지고 배고파지면 쪼르륵 서울로 돌아올 것 같아서 아예 후퇴가 불가능한 길로 나를 몰아세워 넣는 거야. 굳이 돈으로 따져도 국내 다니며 흥청망청하는 것 보다 돈 쓸 일이 아예 없는 길을 걷겠다는 거지. 솔직히 오십이 다 된 이 몸으로 40일의 강행군을 견딜까 두렵기는 해. 하지만 죽기야 하겠어? 그냥 없던 일로 할까도 생각했지만 지금 안 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 그래서 떠나기로 했어.








아마도 걷다가 괜히 왔다고 후회도 할거야. 하지만 그것은 과정일 뿐이고 결국엔 다 걷고 나면 정말 잘했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줄 수 있을 거야. 아직 내 나이가 어디 내세울 나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적은 나이도 아니잖아? 그런데 대체로 사람이 내 나이가 되면 그냥 그렇게 살아. 도전은 없고 유지만 있어. 간혹 의무방어전을 치르긴 하지만 그것도 시늉뿐이지. 어쩌면 사람은 나이 들어서 죽는 게 아니라 점점 편하게 편하게 주저 앉으면서 조금씩 조금씩 죽어가는 게 아닌가 싶어. 일종의 안락사지. 그래서 내가 늘 하는 말이 있어. “안주(安住)는 안락사(安樂死)”라고. 10년 전 내가 대학교수직을 그만두고 나올 때도 그런 생각이었거든. 편했지, 좋았어. 하지만 편하고 좋은 게 전부는 아니야. 그렇게 65세 정년까지 간들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 나는 이제까지 살면서 내가 그 때 교수직에 안주하지 않고 광야에 나오듯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내 업으로 삼아 살겠다고 학교를 그만두고 나온 것이 내 일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 학교가 나쁜 게 아니라 안주하는 공기가 나쁜 거지. 그때나 지금이나 대학의 공기는 싱싱하게 살아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호흡이 힘든 만큼 진짜 삶의 산소가 부족하잖아. 왜냐구? 도전이 없기 때문이지. 인생의 산소는 도전에서 나와. 그러니까 뭐든 도전해봐.



남은 남이고, 나는 나야. 남 따라 하지 말고 남이 뭐라고 하든 자기만의 생각을 갖고 도전해봐. 하다 보면 힘도 들고 중도에서 괜히 했다는 후회가 들지도 모르겠지만 그걸 넘기면 신천지가 열려. 다른 세상이 있다구. 인생 별거 아니라고 하지만 도전하는 만큼 삶은 달라져. 차원이 달라지는 거야.
아마도 다음 번 편지는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보내게 될 것 같아. 그 때까지 잘 지내. 내가 산티아고 가는 길을 포기하지 않고 걸을 수 있도록 응원도 해주고^^.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