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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다채로운 문화 속에 녹아들다
값진 경험으로 가득했던 영국 워킹홀리데이

영국 워킹홀리데이 안철홍 (국민대학교 경영학부 12)

‘유럽인들의 유럽’이라 불리는 런던!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아름다움에 취해버렸다. 하지만 그런 감상도 잠시, 서둘러 랭귀지 스쿨을 알아보고, 일자리를 구해야 했다. 낯선 타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게을러지면 안 됐다. 영국 생활에 점차 적응해나갔지만, 예상치 못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출발했던 순간부터 버티지 못한다는 것은 애초에 선택사항이 아니었다.

그리니치 천문대(왼쪽), 그리니치(오른쪽)

쉽지만은 않았던 런던 정착기

영국 하면 대부분 빅벤, 유니언 잭, 해리 포터, 셜록 홈즈 등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영국은 축구의 나라였다. 워킹홀리데이 국가로 영국을 결정한 이유이기도 했다. 당시 나는 학업과 함께 객원기자 일을 하고 있었다. 축구와 관련된 일을 하는 분들을 만나면서 영국의 축구가 더욱 궁금해졌다. 운 좋게도 영국으로 떠나기 전, EPL 통신원 일을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간에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고, 축구 기자로서 경기장에 발을 딛지도 못한 채 직업을 잃어버렸다. 구단에 직접 CV(Cover letter)를 돌리면서 일을 구해봤지만, 대학생 신분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오랫동안 품어온 꿈이 산산이 조각나는 데는 며칠도 채 걸리지 않았다.

마이클 캐릭 자선 경기(왼쪽), 런던 집 근처 공원(오른쪽)

‘3無’로 시작한 런던 라이프

영국으로 떠나기 전, 나는 자취는 물론, 아르바이트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나는 순식간에 직업을 잃었고, 얼른 다른 일을 구해야 했다. 고생은 당연한 결과였다. 은행 계좌 오픈, 방 계약 문제, 이사, 직장을 찾는 것까지 모든 것을 스스로 판단 및 실행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책임져야 했다. 방 계약 문제로 집을 두 달 만에 세 번을 옮긴 것은 지금도 기억하기 싫다. 다양한 나라 사람들의 영어 발음과 억양, 새로운 문화, 낯선 도시는 생각만큼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게다가 수시로 찾아드는 외로움은 극복하기 어려웠다. 새로운 인연은 많았지만 내 속내를 모두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를 찾는 것은 힘들었다.

테이트 모던에서(왼쪽), 페어웰 파티(오른쪽)

※ 영국 생활 Tip

1. 숙소 구하기
영국에서 방을 구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영국 현지 사이트에서 구하는 거다. 하지만 가격이 높은 편이라 추천하지 않는다. 두 번째는 한인 사이트 ‘영국사람’에서 구하는 방법이다. 영국에 거주하는 한인과 관련된 커뮤니티로 일자리, 택배 문제 등 다양한 정보가 가득하다.
더 중요한 것은 방을 보러 갔을 때 체크하는 것이다. 런던은 집값이 비싸기 때문에 워홀러는 집보다는 방을 구해서 생활한다. 그렇기에 집에 총 몇 명이나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 인원이 적을수록 방값은 올라가고, 많을수록 방값이 저렴하다. 이와 함께 인터넷 연결, 소음 등을 체크해야 한다.

2. 일자리 구하기
영국으로 워킹홀리데이를 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현지 경험이 없다. 그래서 스타벅스, 유니클로 등 세계적인 브랜드에서 일을 시작하는 편이다. 일자리 정보는 ‘영국사람’과 같은 여러 커뮤니티를 활용하면 좋다. 특히 영국 워킹홀리데이 관련 페이스북 그룹을 활용해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

친구들과 프랑코망카 피자집(왼쪽), 프렛에서 일할 때(오른쪽)

“Such a great service, William!”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와 현지 친구들을 통해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내가 6개월 남짓 일했던 곳은 Pret A Manger(프레타망제, 이하 프렛)라는 곳이었다. 커피와 샌드위치를 파는 가게다. 영국 버전의 스타벅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곳을 선택했던 이유는 시급이 제일 높았기 때문이다. 또한, 점심을 해결할 수 있었다. 내가 일한 곳은 옥스퍼드 스트릿에 위치한 매장이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곳이었다. 알고 보니 프렛에서도 바쁘기로 손꼽히는 매장 중 하나였다.

처음에는 키친을 맡았지만, 나중에는 플로어에서 일했다. 키친에서 일할 때는 새벽 3시에 일어나 4시 반까지 출근하여 준비를 마치고 5시부터 일을 시작했다. 3시에 일어나는 것도 힘든데 5시부터 박스 30개를 30분 만에 지하로 옮겨야 했다. 거의 매일 칼에 손을 베이거나 기계에 데이곤 했다. 플로어에서 일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출근 시간대에는 7~8개의 커피 주문을 기억해야 했다. 두 손이 아니라 두 발까지 다 필요했고(바쁘면 뛰어야 하기 때문이다.)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아파서 못 나온 직원을 대신해 11시간 동안 서서 일하고, 집에 가자마자 쓰러져 잠든 날도 있었다. 흰머리도 나고 오늘이 며칠인지 기억이 안 나 운 적도 더러 있다.

하지만 프렛에서 뿌듯했던 순간이 있었다.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일할 때, 할머니 한 분이 나를 불렀다. 그리고 내 앞에서 쥐고 있던 손을 폈다. 그 안에는 2파운드짜리 동전이 있었다. 내가 멀뚱히 쳐다보자 동전을 내 손에 쥐여주면서 너무 열심히 일한다며 팁을 주고 싶다고 하셨다. 규정상 받을 수 없다고 하자 내 주머니에 직접 넣어주려고 하셨다. 어찌나 감사한지, 눈물이 날 뻔했다. 아직도 이름도 모르는 그 영국 할머니께서 해준 말을 잊을 수 없다. “Such a great service, William!”

레스터 스퀘어(왼쪽), 옥스퍼드 서커스(오른쪽)

글을 마치며

익숙한 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산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었다. 영국이 아니더라도 꼭 한번 한국을 벗어나 보라고 추천한다. 나는 런던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심지어 노숙자와 대화를 나눈 적도 있었다. 고정관념을 벗어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인종, 종교, 나라, 언어 등을 뛰어넘어 각자의 색을 유지하는 런더너가 갖춰야 할 필수 덕목이다. 만약 영국 워킹홀리데이를 고민한다면 자신 있게 떠나라고 권하고 싶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윈저 캐슬(왼쪽), 옥스퍼드 여행(오른쪽)

※ 청년 교류제도, YMS (Youth Mobility Scheme)

워킹 홀리데이는 외교부에서 직접 주관하는 제도다. 해당 국가에서 유효 기간 동안 체류, 관광, 취업, 어학연수 등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다. 대상은 만18~30세다. 영국 워킹홀리데이는 YMS라 불리며 다른 국가와의 차이점이 있다. 바로 비자가 2년 동안 유효하다는 점이다. 기존에 특별한 경력이 없다고 해도 현지에서 경력을 쌓으며 본인이 원하는 회사로 이직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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