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에서 카잔까지 러시아 교환학생 체험기 신미라 국민대학교 국제학부 러시아학전공 09학번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영토를 지닌 나라다. 동시에 영하 60도를 넘나드는 혹독한 겨울을 가진 시베리아이기도 하다. 그런 추위 속에서도 문화와 예술, 미녀로 유명한 나라가 러시아다. 더욱이 유라시아 경제공동체를 주도하는 이곳은 동서양의 문화를 모두 지니고 있어 더 매력적이다. 유엔 세계 공용어 중 하나인 러시아어는 CIS국가(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벨라루스 등)를 포함해 세계 인구의 20분의 1이 사용하고 있다. 춥지만 활기찬 나라 러시아에서 보낸 1년여의 교환학생 시절 이야기를 전한다.

유학보다는 교환학생으로 시작하라

고등학교 시절 미국 교환학생을 다녀왔기에, 대학에서는 다른 언어를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국민대학교 국제학부의 러시아학과에 진학했다. 미국 교환학생을 경험한 결과 언어를 배우는 데는 교환학생만한 제도가 없다고 생각한다. 러시아 교환학생 체험을 결심하게 된 이유이다.

출국 전까지는 학교와 학원에서 러시아어 수업을 들었다. 학교 러시아어 수업은 다른 학과 학생도 수강이 가능해 마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다. 러시아에서는 거의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때문에 단순한 여행이라도 간단한 러시아어 회화 책을 들고 가야 한다. 기차역에서 표를 살 때도 영어는 통하지 않는다. 냉전 시대 러시아의 지위와 러시아인들의 자부심을 생각하면,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그들의 마음도 이해가 된다.

왼쪽 붉은 광장의 크렘린궁 오른쪽 2만원이면 즐길 수 있는 오페라 공연

TIP 유학원 보다는 교환학생 기회를 노려라

교환학생은 유학원에 비해 더 많은 활동에 참가할 수 있다. 또 유학생활에 비해 마음이 해이해질 위험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특히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국가는 러시아어를 못해도 교환학생이 될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 비인기 지역의 경우 매 학기 교환학생 선발 인원수보다 지원자가 적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잔과 같은 인기 있는 지역은 학점, 면접 등을 통해 선발된다.

<러시아어를 배울 수 있는 학원>
· 푸시킨 어학원(www.pushkinhouse.co.kr), 서울 중구
· 에듀랑 랭귀지 스쿨(www.edulang.co.kr),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블라디보스토크 연방대학교와 카잔 연방대학교

나는 약 1년에 걸쳐 블라디보스토크 연방대학교(러시아학전공 교환학생)와 카잔 연방대학교(국제교육원 교환학생) 교환학생을 한 학기씩 다녀왔다. 사실 블라디보스토크 대학은 유학원이나 교환학생으로 가는 것보다 학교에 직접 등록하는 것이 비용이 가장 저렴하다.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교통비는 크루즈 페리를 이용하면 왕복 30만원 내외다. 가는 데만 꼬박 하루가 걸리지만 낯선 문화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즐거움이 있다. 처음 보는 여행객들과 술을 마시고, 라면도 끓여 먹었던 기억은 아직도 즐거웠던 추억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혼자일 때는 조심해야 한다. 같이 탑승하는 러시아 선원들이 거칠고 험악한 편이기 때문이다.

청강을 통해 러시아 대학생들이 듣는 강의가 어떠한지 느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접하는 러시아어 수업은 외국인 대상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공부량이 부족하다 싶으면 교수님한테 보충수업을 부탁할 수도 있다. 과외는 불법이지만 강의료가 적기 때문에 많은 교수들이 과외 요청에 응하는 편이다. 과외비는 시간 당 한화로 약 2~3만원 꼴이다. 또, 정규 교환학생 프로그램 외에도 러시아 학생들이 듣는 수업을 청강할 기회도 있다. 청강을 통해 러시아 대학생들이 듣는 강의가 어떠한지 느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처음에는 강의가 안 들리지만, 몇 달 뒤에는 어느 정도 들리게 되니 끈기 있게 앉아있어야 한다.

TIP 기숙사도 언어실력 향상에 영향을 준다

카잔 기숙사는 2013 카잔 유니버시아드 선수 숙소로 위해 신축했던 건물이라 시설이 굉장히 좋다. 동양인이 적고 유럽인이 많은 것도 언어 공부에 장점으로 작용한다. 기숙사에서 처음 방 배정을 받을 때에 동양인과 같이 지내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명해야 한다. 나중에 방을 바꾸기가 굉장히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인과 방을 함께 쓰는 학생과 그렇지 않는 학생의 러시아어 습득 속도는 판이하게 다르다. 기숙사 사감과도 친하게 지내는 것이 좋다. 러시아 기숙사에서는 수시로 방 검사를 하는데, 종종 방 안 물품에 대한 변상을 요구한다. 사감과 친해지면 이런 문제가 훨씬 적어진다.

친구 할머니를 찾아 뵈었을 때

문화와 여가생활을 통해 적극적으로 교제하라

러시아에는 친구를 집으로 초대하는 문화가 있다. 그들과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언어는 물론 러시아 문화도 자연스레 배울 수 있다. 나는 가장 친했던 러시아인 친구의 초대로 그녀의 할머니가 계신 시골을 다녀왔는데, 러시아식 별장인 ‘다차’에서 러시아식 사우나를 함께 즐겼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교회를 다니는 것도 좋다. 늘어지기 쉬운 주말에 러시아어 공부도 하고 친목도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유학생활의 고민을 털어놓거나 조언을 얻을 수도 있다. 나의 경우 교회를 다니면서 과외 자리를 얻어 생활비를 마련하고, 카잔 한글학교의 한국어 선생님으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또 러시아어는 통역의 기회가 넓은 편이다. 한 예로, 최근 카잔에서 열렸던 올림픽과 패럴림픽(국제장애인올릭픽위원회)에서는 의향만 있으면 누구나 통역으로 참가할 수 있었다. 취직이나 인턴십은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즈스탄이 수월한 편이다. 이런 정보를 얻는 데에는 첫째가 인맥, 둘째가 정보 검색이다.

TIP 시베리아 횡단 열차 즐기는 법

러시아 여행 하면 ‘시베리아 횡단 열차’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려면 일단 동해에서 배를 타고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해 모스크바까지 가야 한다. 그 다음은 버스 등을 이용해 유럽으로 건너가는 루트를 짜야 한다.

열차를 타면 굉장한 지루함을 이겨내야 한다. 하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나 모스크바는 그 지루한 시간을 버텨낸 보상이 충분할 만큼 아름답다. 열차 안 침대칸은 생각보다 불편하다. 앉으면 머리가 천장에 닿기 때문이다. 그래도 침대칸을 이용한다면 1층을 추천한다. 2층은 오르락내리락하는 것도 힘들지만, 낮에는 1층 침대칸을 차지한 사람에게 양해를 구하고 옆에 앉아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던 것은 화장실이었다. 같은 양변기이지만 그 위에 서서 사용한다. 또 가능하면 늦은 시간에는 바깥출입을 자제하는 것이 안전하다.

열차에서 다양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친해지는 것은 또 다른 재미다. 가능하다면 숙박은 현지 친구 집에서 머물 것을 추천한다. 안전할 뿐만 아니라 러시아 문화를 느낄 수 있고, 관광명소에 대한 친구의 친절한 설명이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2014년부터는 러시아를 60일 동안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다.

정보를 얻는 데에는 첫째가 인맥, 둘째가 정보 검색이다.

Если жизнь тебя обманет,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Не печалься, не сердись!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В день уныния смирись. 슬픈 날엔 참고 견디라
День веселья, верь, настанет.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Александр Сергеевич Пушкин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쉬킨

푸쉬킨은 러시아의 대표적인 국민 시인이다. 이 작품은 그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 집필한 시의 일부인데, 교환학생 시절 내게 큰 위로를 주었다. 다른 학우들에게도 힘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적어본다.

신미라
국민대학교 국제학부 러시아학전공 09학번
미국 Wisconsin주 Spencer High School 교환학생 2005. 9. ~ 2006. 8.
School High Honor Roll Achivers(성적 최우수상) 수상 2006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연방대학교 교환학생 2012. 9. ~ 2013. 1.
국민대학교 국제교육원 외국인 Summer Program 통역 2013. 7 ~8.
러시아 카잔 연방대학교 교환학생 2013. 8. ~ 2014. 2.
카잔 한글학교 선생님 2013. 11. ~ 2014. 1.

Samsonite 한국 지사 인턴 2014. 12.
현 우리은행 국민대학교지점 피크타이머 직원으로 근무 중 201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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