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파리지엔느를 꿈꾸다 프랑스 교환학생 체험기민별 국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09학번

어렸을 적부터 미술을 좋아했던 나는 빵모자를 쓰고, 팔레트를 들고 파리 몽마르뜨 언덕에서 그림을 그리는 내 모습을 자주 상상했다. 그래서인지 외국어 중에서도 비음이 섞인 프랑스어가 가장 낭만적인 언어라 생각했다. 대학생이 되면 꼭 한번 프랑스에서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꿈을 꿨고, 국어국문학과에 진학 한 후에도 프랑스어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결국 나는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파리에 있는 Telecom Business School 교환학생으로 떠날 기회를 얻었다.

교환학생을 위한 프랑스어 준비, 그리고 친구 헬레나

국어국문학도로서 특히 국어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던 나는 학교 유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활동에 참여해왔었다. 그 활동을 통해 유학생 친구들이 타국에서 지내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다.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나라에서의 생활은 즐거움과 흥분도 있었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오는 긴장감과 어려움도 있었다. 그 경험들을 나 또한 직접 겪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교환학생을 지원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배웠던 프랑스어를 좀 더 공부해보고자 하는 생각이 있었고, 혼자 프랑스어 자격증 시험에도 응시하여 기초적인 부분을 공부해 놓은 덕에, 프랑스에 있는 학교에 지원할 수 있었다.

내가 지원한 대학은 파리에 있는 Telecom Business School 로 프랑스 명문 그랑제꼴 학교 중 하나였다. 경영대학이었으므로 내 전공과는 관련이 없는 수업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나는 학교에 도착한 후 수업 스케줄을 관리해주는 매니저를 찾아가서 직접 상담을 부탁했다. 프랑스어와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한 수업을 위주로 듣고 싶다는 내 부탁에 매니저는 교환학생에게는 열려있지 않던 수업까지 알려주었고, 덕분에 나는 Business English, Public Speaking in English와 프랑스어 수업을 함께 들을 수 있었다. 매시간 발표가 있었고, 팀별 발표부터 개인발표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영어로 말하는 연습을 할 수 있었다. 프랑스어 수업의 경우에는 일주일에 한 번뿐이어서,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나는 학기가 마무리 된 다음에, 프랑스 남부 몽펠리에로 가서 어학원에 등록을 했고, 못 다한 프랑스어 공부를 그곳에서 마무리 할 수 있었다.

파리 벼룩시장에서 헬레나 영국 자연사박물관 앞에서

교환학생을 위한 파티가 열린 날이었다. 학교 친구들이 내게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물었다. 나 역시 같은 질문을 했다. 역사적으로 식민지 지배를 했던 프랑스는 미국만큼이나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뒤섞여 있다. 얼핏 보면 같은 동양권에서 온 듯 보이지만 프랑스에서 나고 자란 베트남계, 캄보디아계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다. 모로코에서 온 나우팔, 베트남계 친구인 알렉스, 캄보디아계 친구인 크리스토프가 그들이다.

사실 프랑스에 오기 전부터 페이스북에는 교환학생 그룹이 만들어져 있었다. 거기서 수영을 좋아한다는 한 친구와 학교 근처 수영장에 함께 가자는 약속을 했다. 하얀 얼굴에 금발 머리가 매력적인 에스토니아에서 온 ‘헬레나’라는 친구였다. 헬레나와 나는 수업이 없을 때 마다 수영장에 가거나, 기숙사 주방에서 서로의 전통 음식을 해주며 문화를 공유했다. 주말에는 파리 시내를 돌아다녔고, 방학 중에는 영국 여행을 함께 다녀오기도 했다.

역사적으로 식민지 지배를 했던 프랑스는 미국만큼이나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뒤섞여 있다

TIP 파리에서 교환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을 적극 이용하라!

‘똘레랑스(관용, 인정, 허용)’의 나라 프랑스는 학생에게 무척 관대하다. 특히 파리에서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박물관과 명승지 등 낭만이 가득한 파리 시내 곳곳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교통권 할인 혜택은 물론이다.

1. 유럽의 문화와 역사를 배우고 싶다면, 학생증을 챙겨라
파리에는 파리지앵도 다 가보지 못한 특이하고 진귀한 박물관들이 많다. 일주일을 봐도 못 보고 지나치는 작품들이 있다는 루브르 박물관을 비롯해 오랑주리 박물관, 피카소 박물관, 중세역사 박물관 등이 그곳이다. 이런 박물관들은 파리 소재 대학교의 학생증만 보여주면 무료입장이 된다. 또 다른 지역 학생이거나, 여행자 신분으로 파리에 왔더라도 국제학생증만 제시하면 최대 50%까지 할인 받을 수 있다.

2. 서유럽 교통의 중심지 파리, 26세 미만에게만 적용되는 교통권 할인
파리에는 총 세 곳의 공항이 있고, 동유럽까지 연결되는 버스 노선도 많다. 파리에 거주하는 교환학생들은 주말과 방학을 이용해 가깝게는 벨기에, 독일부터 멀게는 북유럽과 동유럽, 북아프리카까지 여러 나라를 여행해볼 수 있다. 특히 26세 미만은 교통권 할인이 적용돼 프랑스 전역을 다니는 TGV와 유로스타(도버터널을 통해 영국의 런던, 프랑스의 파리, 벨기에의 브뤼셀을 연결하는 국제특급열차)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 파리에 있는 다양한 박물관, 미술관을 확인 할 수 있는 사이트(http://parismuseumpass.co.kr/)
- 프랑스 교통수단을 한 눈에 검색해 볼 수 있는 사이트(http://www.voyages-sncf.com)

파리 지하철의 악사들 Crest 마을 전경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국제워크캠프 봉사활동

교환학생 기간은 끝났지만 나는 프랑스에 조금 더 머물고 싶었다. 특히 프랑스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전통적인 프랑스의 생활과 문화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러던 중 프랑스 Valance에 있는 Crest라는 작은 마을에서 ‘Crest Jazz Vocal Festival’이 열렸고, 그곳의 국제워크캠프에 봉사자로 신청해 합격하게 됐다.

폴란드, 세르비아, 알마니아, 러시아, 터키, 스페인, 독일 그리고 나를 포함한 한국인 2명까지 총 13명이 모여 함께 생활하고 축제의 전후 진행사항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워크캠프는 축제 일주일 전부터 시작돼 오전에는 간단한 무대설치를 돕고, 오후에는 자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일이 없는 주말에는 마을 근처 와인박물관과 중세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성을 방문했다. 하이킹과 카누타기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축제가 시작된 후에는 오전엔 공연장 청소를 도맡아 하고, 오후부터는 마을 곳곳에서 펼쳐지는 재즈 공연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었다. 어린 아이부터 노인들까지 한데 어우러져 축제와 재즈를 즐기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축제가 끝난 후에는 관계자들과 봉사자들이 모여 파티를 열어 마지막까지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

마라톤에 참가한 네덜란드, 홍콩 사람들과 함께

TIP 나에게 꼭 맞는 국제워크캠프 참여 방법

유럽에서 시작된 국제워크캠프는 서유럽에 가장 많은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국가, 지역에서 2~3주 동안 일정한 생활비만 지불하면 다국적 친구들과 어울려 지낼 수 있다. 특히 유럽에 교환학생으로 왔다면 학기를 전후로 경험해보기 좋은 일이다. 워크캠프에는 여러 주제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무너진 성벽을 쌓는 활동부터 각종 축제에 참여하는 활동까지 자기가 원하는 주제를 선택할 수 있다. 단, 축제는 경쟁률이 치열하므로 미리 지원서를 만들어두고 일정이 확인되는 대로 서둘러 지원해야 한다. 내가 지원한 ‘Crest Jazz Vocal Festival’의 경우 매년 한국인들이 2~3명 참가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나 역시 시기를 놓쳐 두 번이나 탈락하기도 했다. 또한 몇몇 프로그램은 프랑스어를 어느 정도 구사할 수 있어야 참여가 가능한 경우도 있으므로, 자신의 조건에 맞는 프로그램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교환학생에서 돌아온 지금 나는 삶에 대해 긍정하고 강해진 나를 발견하게 된다

학교 프로그램을 활용해 저렴한 여행을 즐겨라

내가 갔던 봄 학기에는 겨울방학, 봄방학을 비롯해서 노동절, 부활절, 국군의 날 등 휴일이 매우 많았다. 물론 혼자 계획을 세워 떠나는 여행도 좋지만, 학교에서 주최하는 여행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혼자서는 엄두도 못 낼 여행지들을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다. 학교에서 받은 계정의 메일함을 꼼꼼히 살펴보면 스페인, 체코, 터키 등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 다녀올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들이 많다. 이 프로그램들은 단체로 이동을 하기 때문에 개인 여행을 할 때보다 비용이 훨씬 저렴하다. 또 유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모임 Erasmus에서도 여행을 기획하는데, 사이트를 자주 들여다보면 자신의 일정에 맞춰 참여할 수 있다. 나는 3월에 학교 스포츠 동아리에서 진행한 스키캠프에 다녀왔다. 3박4일 동안 스키 대여, 숙소, 식사까지 제공되었고, 동아리 친구들과 버스로 이동했다. 파리에서 스키를 탈 수 있는 리조트는 버스로 15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있다. (프랑스에서 스키를 탈 수 있는 리조트는 파리에서 버스로 15 시간 정도 걸리는 알프스 산맥이 자리한 Risoul이란 곳에 있다.)

프랑스 아를의 여름축제

TIP 파리 시내에서 즐기는 세계인의 축제

낭만을 대표하는 도시답게 파리에서는 매달 축제가 열린다. 특히 날씨가 따뜻한 4, 5월 무렵에는 파리 전역에서 각종 마라톤 대회가 개최된다. 내가 참여한 Paris Breakfast Run은 개선문을 시작으로 트로카데로(Trocadero)를 따라 에펠탑에 이르는 5km를 가볍게 뛰는 대회였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자국의 국기를 가슴에 달고 함께 아침 조깅을 하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
바캉스철인 7, 8월에는 파리뿐만 아니라 프랑스 전역에서 음악, 연극, 무용 등의 각종 축제가 열린다. 대표적인 것으로 아비뇽의 연극 축제를 들 수 있는데, 우리나라 연극도 매년 몇 편씩 공연되므로 프랑스어로 된 연극을 보기 힘들다면, 우리말로 공연되는 연극을 봐도 된다. 이것 역시 매우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이다.
- 파리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http://en.parisinfo.com/)
- Paris Erasmus 홈페이지: http://www.erasmus-paris.com

Telecom Business School 앞에서

7개월의 프랑스에서의 생활은 결과적으로 내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즐거웠던 기억과 함께 혼자 고군분투하며 힘들었던 시간도 있었기에 더욱 그렇다. 여권을 분실해서 혼자 경찰서까지 직접 가서 행정처리를 해야 했을 때나 어학원에서 연결해준 홈스테이 주인과 맞지 않아 고생했을 때, 졸업학기를 앞두고 불안한 마음이 들 때 타국에 있는 외로움이 더욱더 심해졌었다. 그러나 그럴 때 마다 친구들은 긍정적인 기운을 북돋아주며 내게 용기를 주었다. 나는 그들에게서 남과 다르다고 불안하고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 다양한 사람과 문화 속에서 나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나가는 법을 배웠다. 교환학생에서 돌아온 지금 나는 삶에 대해 긍정하고 강해진 나를 발견하게 된다. 학우들 또한 기회가 된다면 교환학생이라는 제도를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보고 값진 경험을 하기 바라며 글을 마무리 한다.

민별
국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09학번
프랑스 파리 Telecom Business School 교환학생 2014.1. ~ 2014.6.
프랑스 몽펠리에 ILA 어학연수 2014.6. ~ 2014.7.
프랑스 워크캠프 Crest Jazz Vocal Festival 해외자원봉사 2014.7. ~ 2014.8.
현 국민대학교 창업지원단 인턴 근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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