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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감의 싸움, 아이스하키에 매료되다
인생의 최종 목표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

평창 동계 올림픽 국내경기기술 임원 강한(경영학부 14학번)

국민대학교 경영학부 학생 강한은 어린 시절 아이스하키 선수를 꿈꿨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사고로 운동을 그만둬야만 했다. 공부에 매진했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언제나 새하얀 빙상장으로 가득했다. 그는 대학 진학과 동시에 평소 동경하던 아이스하키팀 ‘안양한라’에 지원했다. 지원 분야는 ‘무슨 일이든 상관없음’이었다. 안양한라의 작은 살림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본부석에 꼭 필요한 역할, 경기기록원을 맡고 있다. 게다가 얼마 전에는 평창 동계 올림픽 국내경기기술 임원으로 발탁되며 활동 영역을 넓혔다. 마침 아시아리그가 펼쳐지는 날, 안양 빙상장에서 그를 만났다. 빙상장에서 만난 그는 학생보다 전문가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렸다.

GM(General Manager)을 꿈꾸다

그가 현재 안양한라 팀에서 맡고 있는 포지션은 경기기록원이다. 아시아리그는 구단의 사정에 따라 약 4명 경기기록원, 동계 올림픽은 약 20명의 기록원이 투입된다. 퍽(아이스하키에서 쓰는 공)을 소유한 선수를 불러주고, 선수의 숫자를 받아 적고, 본부와 소통하는 등의 업무를 나누는 것이다.

“아이스하키는 경기 흐름이 굉장히 빨라서 퍽을 추적하는 게 쉽지 않아요. 비디오로 녹화하는 것보다 더 빨리 정보를 기록해야 돼요. 그래야 중계화면에 반영이 되죠.”

이날 열린 아시아리그는 일본의 오지이글스와 한국의 안양한라의 경기였다. 실제로 안양 빙상장에서 그의 눈과 손은 쉴 틈이 없었다.

“평소 동경하던 안양한라에 간절한 메시지를 보냈어요. 어떤 일이든 상관없으니 시켜만 달라면서요. 처음에는 경기장 뒤편에 있는 음향실에서 일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본부석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군대에 있을 때도 휴가만 받으면 경기장에 들려 도와드렸어요. 일하는 법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죠.”

그가 이토록 열심히 하는 이유는 바로 GM이라는 목표 때문이다. GM은 팀의 매니저로서 경기결과, 선수단, 운영인력 등을 담당한다. 경기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모든 업무를 완벽히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지켜본 바로는 전문지식보다는 경험과 연륜이 더 중요하더라고요. 아시아리그 특성상 해외 원정경기가 많은데요. GM 분들이 출국부터 현지 조율까지 모든 과정을 처리하는 걸 본 적이 있어요. 참으로 존경스러웠죠.”

평창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국내경기기술임원(NTO)이 되다!

이처럼 아이스하키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청년이 평창 동계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평창 동계 올림픽 아이스하키 국내경기기술임원 양성교육 과정 모집 공고가 떴을 때, 그는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선발된 교육생은 워크숍, 트레이닝 이벤트 등의 교육 과정을 거친 후 테스트 이벤트를 치른다.

“테스트 이벤트는 큰 규모의 공인경기에 참가해 경기기록을 하면서 이루어져요. 지난 4월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최종 테스트 이벤트를 치렀고, 올해 11월 최종 합격했습니다. 이밖에 트레이닝, 워크숍 등이 진행돼요. 2년 10개월 정도 걸린 것 같네요.”

더욱 놀라운 것이 이 모든 과정을 군대에 있을 때 치러냈다는 것이다. 외부와 접촉이 되지 않아 친누나를 통해 소식을 접하고, 이벤트 기간에 맞춰 휴가를 나와야 했다.

“휴가를 개인 시간으로 보낸 날은 얼마 되지 않았어요. 다행히 제일 길고 중요했던 마지막 ‘세계종합선수권 대회’ 테스트 이벤트는 군과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의 협조로 공가(公暇)를 받아 참여할 수 있었죠.”

이러한 그의 노력은 통했다. 세계선수권대회 기간 중 IIHF(국제아이스하키연맹) 회장 르네 파셀과 경기위원장 피츠제럴드 명의의 감사장과 메달을 수여받은 것이다. 그는 평창 동계 올림픽 기간인 2018년 2월 11일부터 26일까지 강릉아이스하키링크에서 진행되는 남자부 아이스하키 경기에 참가할 예정이다. 그는 평창 동계 올림픽에 참가할 생각만으로도 떨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다고 전했다.

꿈 많은 청년의 아이스하키 사랑

아이스하키는 5명의 스케이터를 중심으로 4개의 팀(조 라인)을 이뤄 경기를 진행한다. 하지만 같은 조에 속한 선수들이 어디에 있는지 굳이 확인하지 않는다. 몸에 배어있는 팀워크와 감각으로 경기를 운영하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스하키가 ‘육감의 싸움’이라고 표현했다.

“퍽의 슈팅 속도는 일본의 고속열차인 신칸센과 비슷한 속도를 낸다고 해요.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르는 작은 퍽을 선수들은 아주 빠르게 막아내죠. 선수들이 육감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에 매료됐죠.”

그가 안양한라 팀 스태프로 활동한 지 벌써 4년이 다 되어간다. 그동안 스포츠 산업의 흐름 및 특성뿐 아니라 마케팅까지 실제로 경험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아직 하고 싶은 게 많은 평범한 대학생이다. 요즘에는 “어떻게 하면 시간을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입대 전에 혼자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어요. 제 시야가 넓어지는 계기가 됐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졌고요. 무엇보다 더 큰 무대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언어가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죠. 빙상장 일은 물론, 어학공부까지 놓치지 않을 거예요. 그러려면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야겠죠? (웃음)”

그는 인생의 최종 목표를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로 꼽았다. 아이스하키를 포함한 다양한 방법으로 목표를 조금씩 이루고 싶다고 전했다. 인터뷰가 끝나고 그는 경기 준비를 해야 한다며 빙상장 뒤편으로 뛰어갔다.
화려한 빙상장의 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강한. 그의 뒷모습에서 빙상장의 그 어떤 선수들보다 강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그가 앞으로 우리나라 아이스하키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그의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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