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분야에서의 꿈을 키우기 위해 톰브라운으로 인턴십을 지원했다. 패션 회사에서의 업무는 물론, 뉴욕 현지에서의 생활까지 모두 경험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해외 인턴십은 경영대학의 K-New York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됐다.
패션 분야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뉴욕에서의 생활을 꿈꿔봤을 것이다. 때마침 다가온 해외 인턴십은 나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나는 먼저 경영대학에서 주관하는 K-New York 프로그램에 지원해 서류와 면접을 거쳤다. 그리고 해외 에이전시 담당자와 화상 면접을 진행했다. 지원자의 영어 실력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마지막으로, 지원을 희망하는 회사를 선택하고 해당 회사의 담당자와 화상 면접을 진행했다. 최종적으로 합격 통보 후, 에이전시의 도움을 받아 비자를 포함한 준비 과정을 큰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드디어 꿈만 같은 뉴욕에서의 생활이 시작됐다.
K-New York이란 국민대 경영대학 학생들이 뉴욕에서 인턴십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프로그램이다. K-New York은 한 학기에 한 번씩 일정 인원을 선발해 진행된다. 지원 자격으로는 우수한 영어 소통 능력과 교내 장학금 수여에 결격 사유가 없는 경영대학 5~7차 학기 재학생이어야 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최대 18학점까지 인정해주며, 항공료 및 비자 발급 경비, 보험료 등 프로그램 비용에 해당하는 장학금을 지원한다. 자세한 사항은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외 인턴십을 하는 친구들로부터 현지에서 집 구하는 문제 때문에 고충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했다. 나도 가기 전부터 걱정이 들었지만, 미국 동부에는 Hey Korean이라는 한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있어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현지 부동산 정보는 물론, 본인이 희망하는 조건의 집도 알아볼 수 있다.
현지에 도착하면 먼저 SOCIAL SECURITY CARD를 발급받아야 한다.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관할 소셜 넘버 센터에 가서 신청하면 작성한 주소로 우편 배송 된다.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들 중 하나는 은행 계좌를 개설하는 것이다. 회사에서 급여를 받거나 금전 거래 및 결제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브로드웨이에 위치한 Chase Bank에서 한국인 담당자의 도움을 받아 학생 계좌를 개설했다.
나는 톰브라운 생산팀의 인턴으로 다양한 업무를 접할 수 있었다. 전산시스템 데이터 입력부터 시작해 구매 주문서 확인, 제품 정보 입력 및 수정, 벤더 방문 등의 업무를 맡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톰브라운과 FC 바르셀로나팀의 협업이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구 선수들의 이름이 적힌 라벨을 일러스트레이터로 작업한 일이 내겐 잊을 수 없는 일이었다. 리오넬 메시와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내가 제작한 라벨이 부착된 의상을 입을 거라 생각하니 매우 보람찼다.
평일에는 뉴욕 거리를 가득 메운 관광객들 사이로 출퇴근하느라 정신없이 보내곤 했지만주말에는 나도 관광객이 되어 뉴욕을 즐길 수 있었다. 구글맵을 활용해 가고 싶었던 곳들을 저장해 두고 한 곳씩 방문하면서 뉴욕에서의 특별한 추억을 쌓아나갔다. 인턴십을 마친 후에는 K-New York 프로그램을 함께한 친구와 플로리다의 마이애미로여행을 떠났다. 뉴욕에서 비행기로 3시간 정도 떨어져 있어 쉽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무엇보다 한 겨울이었던 뉴욕과 달리 햇빛이 쨍쨍한 여름이었던 마이애미는 마지막 여행지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었다.
내 거주지는 뉴저지였지만, 회사는 뉴욕에 있었다. 뉴저지는 뉴욕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가장 큰 차이점은 대중교통이다. 뉴욕은 대중교통이 잘 구축되어 있지만, 뉴저지는 이동할 때 자가용이나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뉴저지에서 뉴욕으로 가는 교통편은 꽤 편리하다. 뉴저지의 Palisades Park나 Fort Lee에 산다면 버스를 타고 뉴욕의 Port Authority 터미널까지 삼십분에서 한 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뉴저지에 살면서 뉴욕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관광객들이 뉴욕의 대표적 명소인 록펠러 센터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보는 야경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제일 아름다운 야경은 뉴저지에서 바라보는 뉴욕 시티의 스카이라인이다. 나는 뉴욕 야경을 바라보기 위해 뉴저지의 에지워터라는 도시에 자주 가곤 했다. 평일에는 화려하고 세련된 뉴욕을, 주말에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뉴저지를 만나며 해외 생활에 적응해나갔다.
톰브라운의 생산팀은 의류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었다. 이 팀에서 패션 기업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다양한 업무를 폭넓게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직원들이 상사의 일방적인 지시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의 모든 과정에 함께 참여하며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모든 과정을 경험할 수 있어 해외 인턴십은 내게 잊지 못할 시간이었다. 뉴욕에서 보고 경험한 꿈같은 시간이 앞으로 내가 나아갈 길에 의미 있는 방향과 토대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