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K : 타이어 디자인의 개념 자체가 생소한 감이 있어요. 일반적으로 자동차 타이어를 디자인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윤성희 : 타이어를 아마 잘 모르실 거 같아요. 바닥에 닿는 부분을 ‘트래드’, 옆면을 ‘사이드월’이라고 하는데 그 전체적인 디자인을 저희 팀에서 하고 있어요. 자동차에 있어서 타이어는 하나의 부품 정도로 인식돼 왔지만, 실제로 타이어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매우 커요. 고가의 자동차라 할지라도 타이어가 부실하면 운전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죠. 이러한 타이어의 성능과 가치를 좌우하는 것이 바로 디자인이고요. 그래서 요즘은 타이어와 자동차를 별개로 인식하지 않는 것이 추세인 것 같아요.
uniK : 타이어 디자인하면 타이어에 무늬를 입히는 정도로 한정해 생각했었는데요. 이 타이어 디자인이 자동차의 성능과도 관련이 있나요?
윤성희 : 트래드 부분은 배수성이나 노면에 따라 접지되는 상황이 많이 관여되고요. 나머지 연비는 구조적인 부분에 많이 좌우되죠. 저희가 디자인을 할 때는 성능적인 부분도 같이 생각해야 해요. 타이어의 디자인 자체가 자동차 주행 성능을 구현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거든요. 또 타이어가 차의 미관까지도 좌우하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욱 크죠. 한 마디로 성능을 만족시키는 기술과 디자인의 결합, 디자인 기술력이 집약된 상품 디자인으로 봐야 해요.
윤성희 : 트래드 부분은 배수성이나 노면에 따라 접지되는 상황이 많이 관여되고요. 나머지 연비는 구조적인 부분에 많이 좌우되죠. 저희가 디자인을 할 때는 성능적인 부분도 같이 생각해야 해요. 타이어의 디자인 자체가 자동차 주행 성능을 구현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거든요. 또 타이어가 차의 미관까지도 좌우하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욱 크죠. 한 마디로 성능을 만족시키는 기술과 디자인의 결합, 디자인 기술력이 집약된 상품 디자인으로 봐야 해요.
uniK : 학부 전공을 자동차공학으로 선택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윤성희 : 이공계 출신이지만 그림을 그리거나 무엇을 만드는 데 대한 열정은 계속 있었어요. 사실은 건축학과 지원서를 들고 갔다가 자동차공학부 내에 자동차디자인 전공이 신설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원서를 바꿔 냈어요.
uniK : 그렇게 마지막 순간에 혼자서 결정하기에는 꽤 중요한 결정이었던 것 같은데요?(웃음)
윤성희 :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부모님의 뜻을 어겼던 거죠.(웃음) 저희 과가 현대자동차에 계시던 분들이 교수진으로 오시면서 신설된 학과였는데요. 실무를 하시던 분들이다 보니까 자동차 엔지니어와 디자이너 간의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셨던 거죠.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도 미술뿐만이 아닌 공학적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공학적인 개념을 갖춘 디자이너를 육성하고자 만들어진 학과였고요. 저의 경우에는 ‘자동차 디자인’이라는 타이틀을 보고 마음의 결정을 내렸어요.
uniK : 자동차공학 분야는 남학생들의 선호도가 월등히 높지 않나요?
윤성희 : 저희 학과에 남학생만 200명이 넘었어요. 그에 반해 여학생은 10명 정도? 여학생들이 보기에는 재미가 없을 거라 막연히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어릴 적부터 자동차가 남자들만의 분야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아버지가 자동차를 좋아하셔서 어릴 때부터 자동차 미니어처 같은 것도 사다 주셨고요. 물론 저 역시 입학하기 전까지 볼트와 너트가 무엇인지도 몰랐었지만요.(웃음)
uniK : 국민대 대학원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전공해 내공을 쌓으셨는데요. 한국타이어에 입사하기 전까지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수확은 무엇이었나요?
윤성희 : 늘 내가 하는 일에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후회 없는 학교 생활을 하려고 노력했고 실제로도 그랬고요. 대학원 시절에는 자동차 회사에 근무하시는 선배님들 덕분에 자동차 스튜디오 방문이나 현직 디자이너들과 만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어요. 그 때의 값진 경험과 인맥은 지금도 제 든든한 에너지죠.
uniK : 한국타이어에 입사하시기 전까지 타이어 디자이너가 될 거라고 생각한 적 있으세요?
윤성희 : 저도 대학원 진학해서야 선배들 통해서 타이어 디자인을 접했어요. 사실, 제품 디자인하는 학생들이 타이어 디자인을 염두에 두는 경우가 잘 없는 것 같아요. 학교 다닐 땐 큰 것, 대외적으로 보여지는 디자인들만 동경하게 되잖아요.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휴대폰 아니면 자동차와 같이 대외적으로 보여지는 디자인에 대해서만 흥미를 갖는데, 사실 의자라든지 문고리, 나사 같은 경우도 디자인이 필요한 제품들이거든요.
uniK : 지난 2009년 한국타이어의 ‘앙프랑’과 ‘옵티모 4S’ 제품으로 독일 국제 디자인 공모전 ‘iF 제품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셨는데요, 타이어 단일 제품으로서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조차 최초였다고 들었어요.
윤성희 : 그 동안 디자인의 관여도가 낮은 제품군으로 분류됐던 타이어가 자동차, 오토바이 등 다른 쟁쟁한 이동 수단 디자인과 함께 경쟁해 좋은 결과를 얻게 돼서 정말 기뻤어요. 타이어 부문의 전례 없는 최초 수상의 의미를 넘어서 타이어도 이제 부속품이 아니라, 기술을 극대화하기 위해 디자인적인 요소가 중요하고 그를 통해 소비자의 선택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세계적인 권위의 디자인 어워드가 인정해준 거니까요.
uniK : 친환경 타이어 ‘앙프랑’의 디자인 컨셉트는 어떻게 나온 건가요?
윤성희 : 친환경 타이어라는 컨셉트를 소비자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다소 직관적인 방법을 사용했어요. 친근감을 주기 위해 패션이나 다른 분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나비’를 소재로 과감하게 제품에 적용한 거죠.
uniK : 타이어 디자이너로서의 ‘직업병’이라고 한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윤성희 : 타이어 디자인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자동차보다 땅을 먼저 보고, 차체보다는 타이어를 먼저 보게 돼요(웃음). 모터쇼를 가서도 타이어를 중심으로 둘러보게 되고… 타이어는 형태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패턴 디자인만으로 차별화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요. 그리고 새로운 패턴 디자인은 항상 자동차의 성능과 직결돼야 하죠. 그렇기 때문에 크리에이티브한 자질도 중요하지만 디자인의 가치를 엔지니어에게 끊임없이 설득시키기 위한 논리와 기술적인 지식이 필요해요.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인 거죠.
uniK : 그래도 타이어 디자이너를 지망하는 후배들이 가져야 할 크리에이티브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윤성희 : 익숙한 것을 새롭게 배열하면 이전에 생각지 못했던 아이디어가 생겨요. 항상 모든 사물을 바라볼 때 내가 디자인하고 있는 작업과의 연결 고리를 찾고 조합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특히 제품 디자이너의 경우 반은 엔지니어, 반은 아티스트가 되어야만 해요. 여기에 마케팅이나 홍보에 대한 지식도 쌓으면 좋고요. 어떻게 디자인하고 어떻게 소비자들의 구매로 이어지게 할지에 대한 고민의 과정에서 ‘스토리 텔링’의 능력 또한 갖춘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죠.
uniK : 디자이너로서 향후 바라는 점이나 계획이 있으신가요?
윤성희 : 한 해 한 해 점프 업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가 디자인한 상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그것이 좋아서 구입을 하게 하는 게 저의 꿈이죠. 아주 먼 훗날,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스스로 틀을 만들어 그에 충실한 순수 미술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