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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역사와 전통, 아름다운 자연을 품은 부르고스 스페인 부르고스 대학 교환학생 장지웅 (국민대학교 한국어문학부 13)

주변 사람들은 종종 국문학도인 내가 왜 하필 스페인으로 교환학생을 갔는지 물어보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마다 나는 친누나의 영향이 컸다고 답한다. 3년 전, 입대 시기 즈음에 누나는 프랑스로 교환학생을 가게 됐다. 누나의 인터넷 편지나 SNS 덕분에 자연스레 외국에 대한 동경이 생겼다. 국제 사회에서 기본인 영어를 제외하고 세계 제2의 공용어인 스페인어를 배우기로 마음먹게 됐다. 특히 스페인어는 한국인도 배우기 쉬워 선택하는 데 큰 무리는 없었다. 전역 후에 본격적으로 스페인어 학원에 다녔다.

내 사랑 부르고스

▲ 부르고스 시

내가 교환학생으로 가게 된 부르고스 대학은 카스티야 이 레온(Castilla y Leon) 주의 ‘부르고스’ 시에 있다. 나는 스페인으로 떠나기 전 겨울방학부터 영어공부에 주력했다. 덕분에 지금 영어 수업에 큰 지장은 없다. 부르고스 대학은 물론, 그 지역까지 자세히 조사했다. 부르고스 대학에 다녀온 선배를 통해 상세한 자료도 수집했다. 그 결과, 부르고스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올 수 있었다.

부르고스는 꽤 깊은 전통을 간직한 지역이다. 그래서 그럴까. 이곳 주민들은 다른 스페인 지역과 달리 표준 스페인어를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스페인어를 배우기에 아주 적절한 지역이었다. 특히 이곳은 타 지역에 비해 물가가 낮다. 교환학생들이 생활하기 아주 좋다.

<교환학생 합격 꿀팁>

교환학생 공고는 국민대학교 국제교류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교환학생에 관심이 있다면 홈페이지를 자주 방문하는 것이 좋다. 교환학생은 서류 전형과 면접 전형 단계를 거쳐 선발되는데, 필요한 서류로는 교환학생 신청서, 교수 추천서, 어학 증명서가 있다. 신청서에는 지원동기와 합격 후 수학 계획서를 작성해야 한다. 정해진 분량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선택한 국가와 학교에 대한 충분한 리서치를 해서 논리 정연하게 왜 자신이 합격해야 하는지를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원자의 열정, 그리고 다른 지원자가 아닌 자신이 선발되어야 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서술하는 것이 좋다. 나의 경우에는 꼭 부르고스에서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와 함께 한국어문학부 전공을 내세워 외국 학생들과의 문화 교류를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환학생을 지원할 때 많은 학생들이 어학증명서 제출에 부담감을 느낀다. 교환학생 선발에 어학 능력이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실제 외국에서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어학 능력(특히 영어 구사력)이 중요하다. 교환학생을 지원하기 전에 토익 혹은 토플을 준비해가는 것을 추천한다. 면접은 그룹 인터뷰 형식으로, 보통 한국어와 영어, 기타 외국어 등으로 답변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 부르고스의 축제 ▲ 모르씨야

부르고스에 온 지 며칠 안 돼, 나는 고풍스러운 부르고스의 매력이 빠져버렸다. 이곳의 모든 교환학생들이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 같은 대도시로 여행을 가도, 금방 그리워질 만큼 이곳은 멋진 도시다. 부르고스에는 모르씨야(Morcilla), 추위, 부르고스 대성당이 3대 명물로 꼽힌다. 모르씨야는 부르고스의 유명한 특산품이다. 돼지 내장에 선지와 쌀을 넣은 음식이다. 맛은 우리나라의 피순대와 비슷하다. 부르고스의 음식은 한국인의 입맛에 꽤 잘 맞는다. 맥주와 궁합이 좋은 안주가 가득하다.

둘째로 부르고스는 스페인에서 가장 추운 도시로 유명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페인이 1년 내내 따뜻할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부르고스는 한겨울에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독일, 영국과 날씨가 비슷하다. 그런데도 여름부터 10월까지는 일조량도 많고 습도도 낮아 활동하기 아주 좋다. 셋째로 스페인 3대 성당으로 불리는 부르고스 대성당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유명하다. 부르고스에서 가장 크고 높은 건물로, 도시의 중심이자 상징물이라고 할 수 있다.

스페인의 일상에 녹아들다

▲ 세비야

스페인은 서울과 달리 여유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자전거를 타고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학교에 갈 때가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점심시간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테라스에 앉아서 점심을 먹으며 수다를 떠는 풍경이 보인다. 학생 식당에서는 맥주를 판매한다. 가끔 점심에 맥주 한잔을 가볍게 마시며 햇볕을 쬐는 즐거움도 누린다. 교환학생의 중요한 활동 중 하나는 파티다. 스페인에서는 파티가 자주 열린다. 학기 초에는 교환학생 파티(Erasmus Party)와 할로윈 파티가 크게 열린다.

나는 교환학생들을 위한 파티에 참여해 다양한 국가의 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 문화 교류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다른 나라 학생들의 생일파티에서는 한국의 부채를 선물하기도 했다.

▲ 산티아고 순례길 ▲ 마드리드의 해질녘

<교환학생 정착 스토리>

부르고스 대학의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 스페인어로 진행되지만 시험은 영어로 보는 수업, 수업과 시험 모두 스페인어로 진행되는 수업, 그리고 기초 스페인어를 배우는 어학코스가 있다. 외국인이 현지 언어로 된 수업을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해 대부분 영어 수업을 듣고 추가로 어학코스를 수강하는 편이다.
부르고스의 유학생들은 대부분 셰어하우스에 거주한다. 기숙사보다 2배나 저렴하고 친구들을 초대하기에도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Idealista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 방을 구하는 편이다. 부르고스 사람들은 영어를 거의 하지 못하기 때문에 메신저 앱을 통해서 스페인어로 대화해야 한다. 부동산도 있지만 중개료가 비싸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 부르고스의 집주인들은 대부분 정직하고 친절하다. 월세는 서울의 3/4 정도다.
계좌는 스페인에 도착해서 학생 비자와 학생증을 가지고 은행에 가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6개월 정도 머무는 것이라면 한국에서 발급한 카드를 가져가는 게 좋다. 수수료는 보통 한 번에 3~4,000원이 부과되기 때문에 환율을 보고 적절한 시기에 한 달 치 용돈을 한꺼번에 인출하는 것을 추천한다. 스페인의 생활 물가는 매우 저렴하지만, 외식물가는 상대적으로 비싸 집에서 해 먹는 것이 경제적이다. 마트 물가도 한국보다 저렴한 편이다.

교환학생에게 주어진 특권 중 하나가 여행이다. 나는 주말과 연휴를 활용해 스페인 북부를 여행했다. 스페인 북부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아직 많이 방문하지 않는 곳이지만 아름다운 여행지들이 많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 여행은 바로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이다. 스페인 북부를 가로지르는 이 순례길은 부르고스를 통과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본래 성 야곱의 유해를 직접 보기 위한 천주교도들이 걷던 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종교와 상관없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위해 걷는 사람이 더 많다. 나 역시 스페인에 오기 전부터 산티아고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길이 워낙 길어 완주에 한 달이 넘게 걸린다. 그뿐 아니라 곧 날씨가 추워져 짧게 체험해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며칠 동안 걸었던 그 길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제대로 걷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마무리하며

▲ 친구들과 파티

나는 불과 대학교에 입학할 때까지만 해도 지구 반대편에서 살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못 했다. 단순히 몰라서 두려웠다. 이번 교환학생은 그 두려움을 깨는 과정이었다. 많은 일이 있었고, 그 경험들을 통해 내 자신이 많이 성장했음을 느끼고 있다. 단순히 스페인어를 배우는 것을 넘어 타지에서 밥을 해 먹고, 집을 구하고, 외국인 친구를 만나는 등의 과정이 나를 성장시켰다. 교환학생은 평생 얻을 수 없는 값진 시간을 내게 선사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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