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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감성을 만끽할 수 있었던 시간 안녕, 스웨덴! Hej, Sverige! 스웨덴 Lulea university of technology(LTU) 교환학생 이율공(국민대학교 영상디자인학과 14)

언제부턴가 ‘북유럽 감성’은 많은 이들의 로망으로 자리 잡았다. 나 역시 그 감성에 젖어보고 싶어 교환학생을 신청하게 됐다. 무엇보다 새로운 문화와 사회 이슈 등을 접해 풍성한 콘텐츠를 기획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강했기 때문이다. 나는 북유럽 중에서도 이케아, 볼보, 노벨상, ABBA, 말괄량이 삐삐의 나라 스웨덴을 선택했다.

▲ LTU 학교 전경

스웨덴으로 떠날 준비

LTU는 영어 강의 수강 가능자라는 조건 외에 특별한 어학 성적을 요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영어 강의를 충분히 수강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IELTS 성적을 제출했다. 군 전역과 동시에 한 달간 IELTS Academic을 공부했고 목표한 점수를 달성할 수 있었다.

교환학생이 확정된 후에 가장 먼저 ISIC 국제학생증을 발급받았다. 국제학생증과 연계된 폴란드 항공(LOT)에서 저렴한 가격에 항공권을 예매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스웨덴은 한국에서 출발하는 직항편이 없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한 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한 번 총 두 번을 경유해야 LTU가 있는 룰레오(Luleå)라는 스웨덴 북부 항구도시에 도착할 수 있다. 출국 전에는 안내에 따라 스웨덴 이민청 홈페이지를 통해 거주 허가(비자)를 받았다. 하지만 한국 국적자는 실물 거주허가카드를 미리 국내에서 수령하지 않고, 무비자로 입국 후에 거주지와 가까운 이민청에서 수령하면 된다.

나는 추운 북유럽 나라로 떠나는 사람치고는 꽤 단출하게 짐을 꾸렸다. 롱패딩 하나를 넣고 나머지는 가서 살 심산이었다. 실제로 스웨덴에는 중고 매장과 저렴한 브랜드가 많아 부담 없이 스웨덴에서 겨울을 지낼 수 있었다.

LTU 학교 강의실

LTU에서의 값진 수업 시간

스웨덴은 영어 사용 가능 인구비율이 캐나다보다 더 높은 나라다. 하지만 스웨덴을 제대로 느껴보고자 스웨덴어 수업을 수강했다. 스웨덴어는 생소하고 어려웠지만 그래서 더 재밌게 배울 수 있었다. 현지인들을 만났을 때 “Hej!(안녕!)”, “Tack så mycket!(감사합니다!)” 외쳐주면 스웨덴인들의 환한 미소는 덤으로 만날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수업은 ‘Design, Gender and Aesthetics’였다. 현지 학생들과 함께 수강하는 수업이었다. 과제 분량은 물론, 읽어야 할 논문의 양이 상당했다. 하지만 우리가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디자인의 젠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미학적으로, 젠더학적으로 디자인을 분석하는 수업 내용은 흥미로웠다. 평소에 지나칠 수 있는 작은 부분까지 캐치하여 문제를 발견하고 함께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수업은 ‘스웨덴답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 요리경연대회 시상식 중 ▲ 친구들과 바비큐 파티

스웨덴=Fika

‘스웨덴’하면 ‘Fika’ 문화이다. 스웨덴에서는 가벼운 차 또는 커피나 디저트를 마시는 시간을 Fika라고 부른다. 이 시간은 차를 마시는 것 이외에 많은 의미가 있다. 잠시 일에서 멀어져 주변 사람들과 시간을 갖고, 활력을 되찾는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스웨덴 친구들에게 Fika에 대해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늘 “Fika는 Fika야. 스웨덴 그 자체야”와 같은 말을 들을 수 있었다. 학교, 직장 어디에서건 Fika를 위한 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점심시간처럼 Fika 시간이 따로 있을 정도로 Fika는 스웨덴을 구성하는 중요한 일부이다. 나도 스웨덴에서 지내는 동안 어느새 Fika가 삶의 한 부분인 것처럼 익숙해져 있었다.

스웨덴이 유럽 국가이기 때문에 물가가 높을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물가는 서울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낮았다. 특히 주방이 딸린 개인 기숙사에서 생활한 덕분에 나는 직접 장을 봐서 요리할 수 있어, 식비를 크게 절약할 수 있었다. 요리를 좋아하는 나는 스웨덴인 친구와 함께 저녁 식사를 공유하기도 했고, 추석에는 외국인 친구들을 초대해 한국 명절 음식을 선보이기도 했다. 학교에서 주최하는 요리 경연대회에서는 비건 잡채를 선보여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또한, 학교에서 제공하는 각종 스포츠 경기 티켓도 교환학생 생활에 재미를 더했다. 스웨덴은 프로 아이스하키 경기의 열기가 대단했고, 나도 그 매력에 빠지게 됐다.

▲ 기숙사 앞에서 본 오로라

북극의 빛, 오로라

LTU는 북극권과 차로 30분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덕분에 학교나 기숙사에서 오로라를 쉽게 만날 수 있다. 나는 환상적인 오로라를 스웨덴에서 4번 이상 볼 수 있었다. 스마트폰에 오로라 예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두면 예보가 울린다. 그때 창문 밖을 내다보면 신비로운 녹색 커튼이 하늘에 떠 있었다. 친구들과 오로라를 바라보며 휘파람을 불면 오로라가 다가온다는 따위의 실없는 농담을 하면서 오로라를 감상하던 때를 회상하면 지금도 신비로운 감상에 빠져든다.

▲ 학교 근처 스웨덴 전통 가옥 마을

교환학생, 행복한 기억

교환학생으로서 스웨덴에서 지냈던 생활과 친구들, 여행은 지금까지도 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삶이 지치거나 힘이 들 때 그 당시를 떠올리면 나는 다시 힘을 얻게 된다. 그때 만난 스웨덴 친구와는 지금도 자주 연락할 정도로 소중한 인연으로 남아있다. 스웨덴에서의 시간이 가끔은 꿈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렇기에 교환학생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 그때 경험하고 본 새로운 세계와 문화는 내 생각과 삶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줬다. 다른 학생들도 나처럼 교환학생을 통해 자신만의 행복한 타지 생활의 추억을 가져보길 바란다.

Tip1. 스웨덴 돈과 환전

스웨덴은 유럽연합이지만 유로화가 아니라 ‘크로나’라는 화폐를 사용한다. 환율은 1크로나에 약 125원 정도이다. 하지만 실제로 현금 사용량은 매우 적어서 스웨덴 체류 중에 현금을 만지거나 사용할 필요 자체가 거의 없다. 투명함을 중시하는 나라이기에 현금 거래보다는 카드나 전자결제가 매우 발달했다. 노점들도 카드 결제가 일반적이고 심지어 현금 결제를 아예 거절하는 상점들도 많아 정부차원에서 현금 폐지까지 고려 중일 정도다. 환전은 많이 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Tip2. 스웨덴 음식

[미트볼과 매쉬드 포테이토, 링곤베리 잼]
한국인이 밥을 주식으로 삼듯이, 스웨덴인들은 매쉬드 포테이토를 즐겨 먹는다. 그리고 스웨덴의 대표 음식에는 미트볼이 있다. 특이하게도 미트볼에 링곤베리 잼을 곁들여 먹는다. 링곤베리는 붉은빛이 도는 베리류의 과일인데 생으로 먹으면 떫어서 주로 잼을 만들어 먹는다. 새콤달콤한 링곤베리 잼은 미트볼의 느끼함을 잡아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무스 고기]
무스(말코손바닥사슴)라는 동물의 고기이다. 스웨덴 북부 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로, 스웨덴인들이 친숙하게 여겨 각종 캐릭터 상품으로도 출시됐다. 맛은 양고기처럼 특유의 냄새가 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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