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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타임 우리가 꿈꾸는 것은 무엇인가?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기업과 학교를 오가며 문화에 관한 특강을 들려주는 나는 간혹 그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이 철학적이며 삶의 지향에 대한 무거운 물음에 젊은이들은 너무도 간단한 대답을 들려준다. 의사, 작가, 공무원, 변호사, 그리고 연예인. 나는 혼란에 빠진다. 의사와 작가가 꿈인가? 공무원과 변호사가 인생의 지향인가? 그들은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어린 시절부터 누군가에 의해 잘 트레이닝 되어, 이제는 하나의 매뉴얼처럼 체화된 답변이기에 무엇이 잘 못인지 깨닫지 못한다. 그리곤 거꾸로 되물어온다. 꿈이란 무엇이냐고?

꿈은 추상이다. 그리고 하나의 가치다. 말하자면 이런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이들을 위해 사는 것’, 혹은 ‘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 패션업계의 거장 겐조는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Kenzo'를 론칭하며 슬로건을 정했다. ’Make the world beautiful' 최고의 패션기업과 화장품 업체를 만드는 것이 아닌,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것. 다카다 겐조는 알고 있었다. 회계와 등수가 아닌, 꿈이 있는 기업만이 성공 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린 직업과 꿈이 혼동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아니, 직업이 꿈이 되어버린 세상이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와 선생님들은 묻는다. 그리곤 그 답마저 강요한다. 의사가 되어야 한다고. 변호사나 검사가 되어야 한다고. 인기 연예인이나 안정적인 공무원이 되는 것도 좋다고. 전세대로부터 아무런 검증 없이 흡수된 이 이상한 꿈들은 젊음을 망치기 시작했다. 가치는 사라진 채, 직업이 상징하는 부와 권력에의 추구만이 남아 버린 것이다.

추상의 꿈이 구상의 직업이 되어버리면서 삶은 전쟁터가 되었다. 한정된 직업군에 들어서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청춘들을 병들게 한다. ‘왜’라는 정신은 사라진 채, ‘어떻게’라는 도구만이 남겨진 공장들이 늘어난다. 근원적인 궁금증, 젊은 날 누구나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가졌을 의문들은 휘발되고, 결국 남겨진 것은 중산층의 꿈(?!)이라는 강남 아파트와 3,000cc 자동차와 연봉 1억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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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에선 위인전들이 사라진 것도 이때부터이다. 간디의 불굴의 저항 정신이나 도산 안창호의 철학, 윈스턴 처칠의 신념과 이순신의 충정, 헬렌 켈러가 보여준 자신의 삶에 대한 끊임없는 사랑과 에디슨의 호기심은 모두 어디로 가버린 걸까? 그 자리엔 어떤 벤처기업가의 성공사례와 명문대 수석 입학생의 ‘나 이렇게 공부했다’가 들어섰다. 우린 왜 이렇게 되어버린 것일까?

산업의 시대였다. 부강한 국가가 목표였고, 선진국이라는 단어는 신앙이었다. 근면과 성실이 최고의 덕목인 시대였다. OECD 국가 진입,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을 이뤘다. 모두 치열한 노력과 경쟁에 의한 것이었다. 그것이 필요한 시기였음을 부인할 순 없다. 그러나 그 맹목적 부의 집착은 다음 세대에게 재앙을 불러왔다. 마치 신성이 사라진 종교와 같아진 것이다. 사람들은 왜 무엇이 되어야하는지는 잊은 채, 사회적 성공을 보증하는 직업에 매달렸고 그것이 곧 꿈이 되었다. 그 탓에 우린 지금 미친 시대를 살고 있다.

꿈이라는, 본래의 의미를 지닌 추상이 망각되면서 모든 것들은 숫자로 표기되었다. 1등, 상위 3% 따위의. 선망하는 직업을 갖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말할 수 없어졌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어느덧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동종 업종끼리의 경쟁도 도를 넘어섰다. 모두가 성공(!)하기 위해서다. 그러 나 경쟁은 필연적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100명의 천재들을 모아 시험을 봐도 어쩔 수 없이 1등부터 100등까지 등수가 나눠진다. 명문대학생들이 성적을 비관하며 자살하고, 그토록 바라던 직업을 가진 뒤에 허무가 찾아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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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는 펩시콜라의 재무 이사에게 자신의 회사로 와주길 요청했다. 업계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던 펩시콜라의 이사는 스티브 잡스에게 물었다.

“우리 회사는 이미 세계 최고의 회사인데 왜 내가 당신의 회사에 가야하나요? 심지어 연봉조차 더 적은 회사에 말이죠.”

스티브 잡스가 말했다.

“언제까지 설탕물이나 팔면서 인생을 보낼 겁니까? 나와 함께 세상을 바꾸어 봅시다.”

우리의 꿈이란 바로 이런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쾌락이 아닌, 가치를 향해 나아가는 것. 이제는 잊힌 위인전의 수많은 위인들이 그토록 뜨겁게 추구했던 것 말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예측 불가능한 경기에 뛰어든 것과 같다. 무엇하나 내 뜻대로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가 만약 끝없이 숫자에 집착하는 삶을 산다면, 우린 성공보단 실패라는 범위에 들 확률이 높다. 3%보다는 97%가 더 크기 때문이다. 직업이 꿈이라면, 그 직업을 갖지 못한다는 것을 안 순간, 삶은 비참해진다. 이미 꿈은 깨어졌고, 자신은 루저라며 자괴감에 빠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직업은 꿈이 아니다. 비록 원하는 직업이 아니라고 해도 삶은 계속되고 가치는 남아 있기 때문이다.

독일의 한 명차회사의 엔지니어는 인상적인 말을 남겼다.

“우리 회사의 차가 그토록 빨리 달릴 수 있는 것은 결코 뛰어난 엔진 때문이 아닙니다. 언제든 자신이 원할 때 차를 세울 수 있는 좋은 브레이크가 있기 때문이죠.”

꿈이란 때론 삶의 브레이크가 되어준다. 도덕과 윤리가 무너지고, 가치보단 돈을 추구하는 유혹이 삶을 흔들어 댈 때, 꿈은 그 모든 것들로부터 나를 보호해주는 멋진 브레이크다. 우린 먹고 자는 것으로 인생을 보내는 곤충이 아니며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살아가는 욕심 많은 장사꾼이 아닌 것이다.

특강의 말미에 대학생들이 물어 온다. 꿈을 추구하는 삶을 살다보면 불안하지 않냐고. 때로는 안정적인 삶을 위협당하고, 어쩌면 사회적 성공 따위와는 먼 인생이 되지 않겠냐고. 그 때마다 그들에게 말해준다. 세상에 안전한 삶 따위는 없다고. 공무원이 된다고 그 삶이 평화로울 것이라고 확신하지 말라고. 그리고 젊은 그 때 모험을 하지 않는다면 언제 무엇을 해 보겠느냐고.

탐욕스런 콜럼버스는 여왕에게 바칠 황금을 얻기 위해 항해를 떠났다. 그 결과로 무수히 많은 선원들이 죽었으며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학살에 가까운 살인을 당했다. 서양 중심의 역사 교과서에선 그를 미대륙의 발견자라고 칭하지만, 그는 범죄자에 가깝다. 우리가 단지 삶의 쾌락을 위한 꿈(직업)을 가질 때, 우린 또 다른 콜럼버스가 될 것이다. 난 그들에게 거꾸로 제안한다. 신드바드가 되어보는 것은 어떠냐고. 무엇이 되기 위해 항해를 떠난 콜럼버스가 아니라 순수한 항해와 모험을 즐겼던 아름다운 신드바드가 되어보자고.

꿈과 직업을 착각하지 마라. 나이가 어른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햇볕만이 내리 쬐는 곳은 사막이 되어버린다. 원하는 직업을 찾기 이전에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를 고민하라. 그것이 당신을 구원할 것이다.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 1989년 중앙대학교 불어학과에 입학, 2009년에 졸업했다.팝 칼럼니스트, 연애카운슬러, 음악 작가, 공연기획사, 음반사 마케터, 홍보팀장, 작가, 영화 프로그램 진행자, tv 프로그램 패널, 특강 강사, 기업 자문위원, 컨텐츠 기획사 이사, MBC FM 심야 DJ, 그리고 보다 깊은 글을 쓰고 싶어 현재 동덕여대 대학원 창작문학과에서 글 공부를 하고 있다.  하나의 직업에 얽매이기보다 삶의 다양함을 즐기는 쾌락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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