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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건축학도들이 그리는 ‘새로운 과거, 오래된 미래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공모전’ 우수상 이여빈, 심기화, 김종현 (건축학부 11) 2016년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새로운 과거, 오래된 미래’를 만든 젊은 작가들이 모였다. 국민대 건축학부 11학번 동기 이여빈, 김종현, 심기화 (왼쪽부터 시계방향).

1978년 설치된 후 노후시설로 전락한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이 40여년 만에 새롭게 태어난다. 신세계그룹과 중구청이 진행한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공모전’ 덕분이다. 총상금 1억9000만원으로 전국의 건축가들을 설레게 한 이번 공모전에는 총 322개 팀이 참여해 최우수상 2팀, 우수상 3팀 등 15개 팀이 수상했다. 주최측은 “이번 아이디어 공모전 내용을 반영해 2017년 하반기까지 분수대 광장을 새롭게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공모전’에 당선된 15개의 수상작 중 ‘새로운 과거, 오래된 미래’를 주제로 우수상을 수상한 국민대 건축학부(11학번) 이여빈, 심기화, 김종현 학생을 만나봤다.

Part.1 학과 선택 계기와 대학 생활

Q

먼저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공모전’ 우수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건축학도들의 수상인데요, 어떻게 건축을 공부하게 되었나요?

이여빈
평소에 예술·문화 쪽에 관심이 많았어요. 왜 굳이 ‘건축’이냐고 묻는다면 수능 끝나고 본 전시 덕분이에요.
진로를 결정할 중요한 시기, 건축에 굉장한 매력을 느꼈고 감명 받았어요. 그대로 건축과에 진학하게 되었죠.
심기화
저는 광고와 건축에 관심이 많았어요. 어린 시절 막연하게 두 가지 중 하나를 전공으로 선택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수능 이후 도서관에서 건축 잡지 <공간>을 보고 건축의 매력에 빠졌고 더 알고 싶어졌어요.

김종현
어릴 때부터 ‘건축’을 하고 싶었어요. 꼼꼼한 제 성격이랑도 잘 맞으리라 생각했고 실제로 공부해보니 재미도 있어요.
‘건축학도’의 꿈을 이룬 사람은 나밖에 없다니!

Q

대학 입학 후 가장 집중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여빈
일단 학교를 열심히 다니고 친구들과 어울렸어요. 연애도 하고요. 무언가 특별하게 집중하는 대신 주어진 하루하루를 재미있게 보냈어요. 그러다 3학년이 되니 전공과 미래에 대해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그때부터 대외활동을 시작했어요.

심기화
전 정말 신나게 놀았어요. 과 특성상 야작이 많거든요. 집도 멀어서 학교에서 먹고 자고하면서 ‘자유’를 만끽했죠.
아, 너무 솔직했나? 물론 공부도 작업도 열심히 하고요.

김종현
전 대학에 오면서 ‘나만의 스타일’에 집중하게 됐어요. 건축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고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건 ‘자신만의 색깔’이 아닐까 싶어요.

Q

공모전은 시간과 노력 모두 필요하죠? 전공 공부와 대외활동은 어떻게 조절하고 있나요?

김종현
제가 생각하기에 전 성실한 사람 같아요. 뭔가 계획하면 실천하고요. 학기에는 전공, 방학 동안은 대외할동 이렇게 ‘선택과 집중’을 해요. 아르바이트는 언제나 계속하고요. 제가 여행을 참 좋아하거든요. 방학이면 국토대장정도 하고 국내를 도별로 나눠서 여행하고 있어요. 이것도 앞서 말씀드린 ‘나만의 스타일’을 찾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이여빈
성격상 대학생활에 소흘하고 싶지 않았기에 해야할 일, 주어진 일들을 열심히 했어요. 3학년 올라가면서 건축 관련 대외활동 경험 등도 쌓았어요. 제게는 전공도 대외활동도 똑같이 중요해요.

심기화
저는 전공에 집중했어요. 많은 전공들 중 ‘설계’는 앞으로의 진로를 결정하고 판단할 수 있는 핵심 전공이라 생각해요. 이를 통해 건축적 사고방식을 비롯해 아이디어를 돋보이게 하는 방법, 시각적 부분을 드러내는 방법 등 많은 것을 배워요. 학기에는 전공에 올인하고, 방학이면 학기 중 부족했던 부분을 파악해 피드백을 거친 후 툴공부, 인턴, 여행, 독서로 재충전을 했어요.

Q

대학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여빈
학교 생활 자체가 기억에 남아요. 건축과 특성상 학교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작업하는 날이 많아요. 혼자서 ‘창작’하겠다고 고군분투했던 경험, 동기·선후배들과 함께 지내면서 나눈 이런저런 추억도 많고요. 물론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기억이 더 아련하게 남지 않을까요?

김종현
2011년 입학하고 나서 보낸 학교생활 전부요. 그동안의 기억과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굳이 하나를 꼽자면 작년 여름 떠난 국토대장정! 몸은 정말 힘들었지만 주변 동료들과 경쟁하지 않고 서로 도와가며 하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기억이 깊이 남아있어요.

Part.2 공모전 준비 과정 및 수상 비결

Q

어떻게 한 팀을 이루게 됐나요? 이전에도 같은 팀 작업으로 수상한 적 있나요?

심기화
저희는 11학번 동기에요. 성격도 각기 다른데 신기하게 셋이 잘 맞아요. 항상 같이 다니는 건 아닌데, 친해요. 그러다 지난 여름방학, 셋이서 밥이나 같이 먹자고 모였는데 여빈 누나가 한국은행 분수광장 공모전 얘기를 하는 거에요. ‘총상금 1억 9000만원’에 덥석 물었어요. 대상 상금이 1억이라니!

이여빈
하하하. 정말 두 친구가 덥석 물었어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공모전 상금이 이렇게 어마어마한 경우가 거의 없거든요. 사실 저도 공모전 상금 때문에 별 생각 없이 던졌는데 친구들이 “콜!”을 외쳐서 시작하게 됐어요. 이전에 팀을 이뤄 작업한 적은 없어요.

김종현
상상만으로도 즐거웠어요. 상금타면 뭐하지? 농담처럼 ‘아침은 한국에서 점심은 일본에서 먹자’며 열심히 작업했어요. 여빈 누나는 전에 한번 공모전에 나간적 이 있고, 저희 둘은 처음이에요. 처음 만든 팀으로 나간 첫 공모전에서 우수상이라니.
역시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하나봐요.

Q

이번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공모전’ 참여하게 된 계기가 상금 때문이라는 거군요.

네, 시작은 상금이에요. 그런데 작업에 들어가 살펴보니 기존 공모전과는 다른 점이 있었어요. 건축과 학생들이 공모전에 많이 참여하거든요. 건축물을 설계하고 모형을 만드는 기존 공모전과 달리 ‘광장’이라는 공공 공간을 리뉴얼하는 ‘아이디어 공모전’이라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건축과 조경을 더해 하나의 큰 아이디어를 복합적으로 표현해 볼 수 있는 기회랄까. 그동안의 작업과는 다른 시도를 할 수 있어 도전해보기로 했어요.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공모전 우수상 당선된 <새로운 과거, 오래된 미래> 이미지 조감도

Q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에 대한 리뉴얼 콘셉트는 무엇이며, 어떻게 태어났나요?

이여빈
시간적인 여유가 별로 없었어요. 제출 마감이 9월 30일 오후 5시였는데, 공모전 참가를 결정한 날이 8월 21일이었거든요. 일주일 후에나 첫 아이디어 회의를 했으니 거의 한달 남짓 작업한 셈이죠. 마감이 촉박했어요. 덕분에 불필요한 것들은 과감히 제하며 아이디어 회의를 했어요.

심기화
저희 작품의 콘셉트는 ‘새로운 과거, 오래된 미래’라는 제목이 잘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시대의 변화에도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분수. ‘분수’라는 기존의 언어를 다운시켜 보존하면서 새롭게 합니다. 또 분수에서 나오는 물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봐요. 물에 비춰진 자기 모습도 보고, 주변 건물도 보는 거죠. 또 땅 아래 묻혀 있는 분수까지 볼 수 있어요. 덕분에 오롯이 물을 뿜는 ‘분수’만 있던 분수광장은 다양한 행위가 가능한 열린 광장으로 진화하는 것이죠. 과거부터 자리를 지켜온 ‘분수’와 ‘분수가 있는 공간’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김종현
저는 분석 시작부터 남대문로에 집중했어요. 조선시대 후반부터 정치·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온 남대문로는 이 땅의 근현대사를 오롯이 품은 길이잖아요? 그 과정을 거치며 주변 건물들은 변했지만 남대문로만은 묵묵하게 그 자리를 지켰어요. 저희는 새로운 분수광장에 과거의 흔적을 새기고 싶었거든요. 그걸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분수를 땅에 묻는 방법으로 표현한거죠.

Q

다른 팀과 차별점을 두기 위한 전략이 있었다면?

저희가 차별을 둔 점은 판넬의 구성이었어요. ‘이미지로 말하자’고 정했죠. 최종 결과물을 A1 사이즈(594x841mm) 판넬에 제출해야 했는데 그 안을 큰 이미지로 채우고 부수적인 것들은 빼 버리기로 했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실질적인 작업시간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이죠. 결과물이 별로 없기도 했고 또 쟁쟁한 경쟁 작품 틈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눈에 띄는 이미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수상한 걸 보니 괜찮은 전략이었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과거, 오래된 미래> 최종 판넬

이번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에 당선된 학부 선배와 함께

Q

최우수상이 같은 학부 선배인데 알고 있었나요?
최우수상을 내주긴 했지만 같은 학부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을 것 같아요.

네, 수상 소식을 확인하면서 알았어요. 너무 기쁘고 뿌듯했어요. 이번에 대상은 없고, 최우수상과 우수상이 있거든요. 최종 제출한 322팀 중에서 최우수상과 우수상 모두 국민대학교에서 나왔어요. 시상식에서 최우수상 팀과 함께 같은 자리에 앉아 서로 축하인사를 주고받으니 주최측에서 놀라더라고요. 대학 선후배 사이임을 밝히니 더 놀라던걸요? 뿌듯하고 자랑스러웠어요.

오케스트라 연주가 더해진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공모전’ 시상식

Q

우수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면요? 또 아쉬운 점은 없었나요?

이여빈
일단은 저희가 내세웠던 하나의 큰 아이디어가 잘 정해지고 또 잘 표현됐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아쉬운 점은 시간이 너무 촉박해 이미지 퀄리티가 부족했다는 점이요. 투자한 시간에 비해서는 좋은 이미지가 나왔지만 다음에는 여유있게 작업해서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심기화
음, 저는 저희 작품의 콘셉트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성향의 심사위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수상하지 않았나 싶어요.
‘창작물’을 생산해야 하는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건축 역시 취향이라는 게 있거든요. 여러모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김종현
물론 훌륭한 팀워크 덕도 크고요. 저희 셋이 다 달라요. 그럼에도 서로 보완하면서 시너지를 내지 않았나 싶어요. 저는 자유로운 영혼 두 분을 대신해 일정 체크를 하고, 기화형은 새로운 설계를 보여주고, 여빈 누나는 자기만의 색깔로 우리의 생각을 덧입히는 식으로요. 다른데 신기하게 합이 잘 맞아요. 아, 여빈 누나는 자꾸 우리 그래픽이 떨어진다고 하는데요. 저는 그 자체가 독특한 색깔이라고 생각해요.

Q

우수상 상금은? 상금 외 특전은?

이여빈
쉽게도 상금 외 특전은 없어요. 우수상 상금 1000만원은 똑같이 삼등분했어요. 저는 치아 치료했어요.

심기화
저는 엄마 드렸어요.

김종현
여행자금이에요!

Q

앞으로 또 공모전에 도전할 계획인가요?

네, 셋이 팀을 이뤄 다시 도전할거에요.

Part.3 건축으로 꿈꾸는 다양한 미래

Q

졸업 후 진로 계획이 궁금해요!

김종현
저는 공부를 더 하고 싶어요. 건축의 역사나 이론을 배우려면 유럽으로, 최신 트렌드를 알고 싶다면 미국으로 간다는데 아직 구체적인 방향을 정하지는 못했어요.

심기화
저는 아직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해요. 그게 공부가 될 수도 있고, 취직이 될 수도 있고, 창업이 될 수도 있겠죠. 아니면 또 다른 것일 수도 있고요. 그게 무엇이든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시작하고 싶어요. 그래도 가능하다면 건축 공부한 걸 살리는 방향이면 좋겠어요. 건축을 배우면서 알게 되는 학문들이 있거든요.

이여빈
저 역시 구체적인 건 없어요. 가고 싶은 회사가 몇 군데 있다 정도? 여건이 된다면 공부를 더 하고 싶기도 한데,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Q

건축이나 공간디자인 등 건축학도들이 도전할 만한 공모전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이번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자기검열’을 정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뭔가를 만들어내면서도 스스로 내 생각을 끊임없이 검열하고 필터링하는 자신을 발견했거든요. 객관적인 팩트도 중요하지만 나만의 주관도 중요하니까요. 그 적정선을 팀원들과의 피드백을 통해 잘 찾아야 한다고 알려주고 싶어요. 아, 과감하게 밀고 나갈 때는 고고!

Q

마지막 질문입니다. 30년 후 자신이 꿈꾸는 미래모습을 알려줄래요?

이여빈
건축을 공부하면서 ‘건축적 사고’의 힘을 배웠어요. 30년 후에는 ‘건축적 사고’에 기반한 ‘교육업’에 종사하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대중이나 불특정 다수 또는 소수에게나마 제가 배운 사고의 힘을 알려주고 싶어요. 지금 작업하고 있는 ‘건축’ 단행본 책도 같은 맥락이고요. ‘건축적 사고’에 기반한 교육자료, 교육의 장을 마련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심기화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아직 고민하고 있어요. 확고한 내 생각이 정해진다면 그 길을 가고 있겠죠? 아, 막연하게나마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여빈 누나랑 비슷한 부분인데, 저도 ‘건축’을 배우면서 알게 된 것들을 나누고 싶어요.

김종현
30년 후의 내 모습이라. 아마도 건축 설계를 하고 있겠죠? 저는 좋은 건축 설계사가 되고 싶어요. 나만의 건축적 색깔이 확실한, 어떤 건축물을 봤을 때 말하지 않아도 제가 만들었다는 걸 알 수 있는 건축 설계를 하고 싶어요. 아, 열심히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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