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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를 살린 자동차 디자인 2019 미쉐린 디자인챌린지 대상 수상 팀 viscom 자동차ㆍ운송디자인학과 탁진태, 이두희, 최민석, 이준용

프랑스 타이어 회사인 미쉐린에서는 매년 ‘미쉐린 디자인 챌린지’를 개최한다. 이는 세계적으로 높은 명성을 지닌 국제 대회로, 까다로운 심사 과정은 물론, 높은 경쟁률을 뚫어야만 수상작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그만큼 높은 장벽으로 유명한 미쉐린 디자인 챌린지에서 국민대학교 자동차ㆍ운송디자인학과 학생들(지도교수: 송인호, 노재승)이 대상을 수상했다. 과연 세계적인 대회에서 우뚝 설 수 있었던 이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 viscom 팀의 대상 수상 사진

세계적인 대회에 출전하다

‘미쉐린 디자인 챌린지’는 BMW, 혼다, GM 등 해외 유명 자동차 브랜드의 수석디자이너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그만큼 높은 명성을 지니고 있는 국제 디자인 공모전이다. 올해는 전 세계 71개국에서 1500여 점의 응모작이 접수돼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 이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viscom 팀의 팀장 탁진태(자동차ㆍ운송디자인학과 15) 학생은 “이번 대회는 이전과는 다른 주제로 진행됐다”며 대회에 대해 설명했다.

“올해 주제는 ‘inspiring mobility’였어요. 지금까지 대회에서는 자동차의 특징을 중심으로 한 디자인을 주제로 제시했는데요. 이번에는 자동차를 넘어 건축이나 사회, 문화적인 부분까지 고려한 디자인이 요구됐어요. 공공 교통 시스템도 포함해서 진행됐죠.”

이번 주제는 2035년의 5개의 메가시티(베를린·뭄바이·뉴욕·파울루·상하이)를 배경으로 고객에게 즐거움, 신뢰, 안전, 자유 네 가지의 감정 중 하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자동차를 디자인하는 것이었다. 사용자의 감성과 관점을 중시하는 트렌드를 반영하고 자동차 디자인과 타 학문 분야의 융·복합을 의도한 것이다.

viscom 팀의 지도를 맡은 노재승 교수는 “모빌리티가 주요한 화두고, 자동차의 외형이 중시되고 있지만, 모빌리티라는 의미 자체가 넓어지고 있다”라며 “탑승자 중심의 가치나 주거 공간 등을 위한 공간의 확장성까지. 자동차에 대한 가치를 확대시키는 거대한 주제였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 viscom 팀이 제안한 Depot 디자인

한국 건축과 모빌리티의 신선한 결합

viscom 팀이 미쉐린 디자인 챌린지에서 수상한 작품의 이름은 ‘depot'이다. 'depot'은 사람이 타고 움직이는 모빌리티가 아니라 사람이 필요한 장소와 시간에 맞춰 이동하는 유동적인 공간을 뜻한다. 탁진태 학생은 “흔히 생각하는 자동차와는 달리, 멈춰있는 공간이 누군가를 위해 기능하고 있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사람들이 공간을 어떻게 형성할 수 있는가’에 중점을 뒀어요. 그에 관해 자료 조사 하던 중, 한국 건축에 관련된 책을 읽게 됐죠. 이 책에서 영감을 받아 전통가옥을 모빌리티와 접목해 디자인을 완성했습니다.”

송인호 교수는 “동양의 정서인 비움의 미학을 이번 작품에서 구현했다”며 학생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외국의 건축은 채움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의 한옥은 비워진 공간이 다른 공간의 역할까지 해내잖아요. 이를 아이디어로 가져온 거죠. 아마 외국인들의 눈에는 동양적인 정서가 글로벌화 됐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매겼을 거예요.”

▲ 전시된 viscom 팀의 디자인 판넬과 대상 트로피

공모전은 네 장의 포스터와 조금의 설명, 그 두 가지로만 평가됐다. 그 자료 안에 팀원들이 표현하고 싶은 내용을 얼마나 잘 담아내는지가 관건이었던 것이다. 탁진태 학생은 “한 장, 한 장 공을 들여서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프레젠테이션 등의 과정 없이 이 자료만으로 수상작이 결정되기 때문에 깊은 인상을 남겨야 했죠. 전달이 잘 될 수 있도록 만든 것은 물론, 탄탄한 자료 조사가 수상에 큰 몫을 해낸 거 같아요. 밀도 있는 스토리와 과감한 디자인이 있었기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수상작은 실제 모델을 제작해 국민대학교 조형대학에서 개최하는 ‘조형전’에 출품할 계획이다. 탁진태 학생은 “디자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학교의 지원을 통해 모델링까지 이어질 수 있어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 팀 대표로 트로피를 수상한 탁진태 학생

상금보다 더 값진 조언의 시간

viscom 팀은 두 명의 팀원이 군복무 중에 해당 대회 참가를 결심했다. 학생들은 휴가를 나와 짬짬이 대회를 준비한 것이다. 탁진태 학생은 “대상 수상 소식도 군대에서 들어야 했다”라며 웃어보였다.

미쉐린 디자인 챌린지 대회에는 수상작에 대한 상금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다만 수상자가 결정되면 몬트리올에서 유명 자동차 회사의 수석 디자이너, 유명 아트센터의 학장 등을 만나 대화를 나눌 기회가 주어진다.

탁진태 학생은 “대회에 대상을 수상한 것도 좋지만, 더 좋은 것은 심사위원 분들과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는 것이다”라며 “함께 식사도 하면서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잊지 못할 시간이었다”라고 회상했다.

▲ 자동차ㆍ운송디자인학과 송인호 교수와 노재승 교수

학생들의 열정이 좋은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송인호 교수는 “학생들이 휴가를 나올 때마다 자료를 잔뜩 들고 와서 조언을 구했다”라며 열정에 대한 중요성을 설명했다.

“기회는 스스로 찾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잖아요. 수업 시간에 받았던 훈련을 기반으로 팀원들의 훌륭한 팀워크가 있었기에 결과를 도출한 거 같아요. 전문성보다 인간성이 더 중요해요. 자동차 산업은 혼자서 하는 예술이 아니고 팀원들끼리의 협업이 중요하죠. 이번 수상이 협업의 모범 사례를 만든 것 같습니다. 학과 선후배들에게 큰 귀감이 됐을 거라 생각해요.”

노재승 교수도 이에 동의하며 “협업이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지점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팀원들 모두 스스로 발 벗고 나서서 공모전에 임했어요. 학생들의 열정을 발판으로 알맞은 방향성을 잡고 탄탄한 스토리를 완성한 것이 세계적인 공모전의 1등까지 이어져서 뿌듯합니다. 국민대학교에서도 팀팀Class를 운영할 정도로 협업을 강조하고 있잖아요. 다른 공모전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협업과 분업의 방향성을 잘 잡는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 생각해요.”

국민대학교 자동차ㆍ운송디자인학과는 2014년에 신설되며 작년에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신설된 학과에서 세계적인 무대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은 괄목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공모전을 계기로 또 다른 무대에 도전하는 미래의 자동차 디자이너들을 uniK에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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