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학생들이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열린 ‘SoC HURO Competition’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참가 학생들은 전자공학부 소모임 ELCO(이하 엘코)의 globot(이하 글로봇) 팀이다. 이들은 이번 수상으로 땀방울은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SoC HURO Competition’는 SoC(System on Chip)를 활용한 지능형 로봇 구현을 통해 SoC분야의 고급 기술인력 양성과 IT-SoC, 지능형 로봇 분야 활성화를 목적으로 매년 열린다. 글로봇 팀의 팀장을 맡은 김성주(전자공학부 12) 학생이 대회 진행 과정을 설명했다.
“인간형 로봇이 도착지점까지 빨리 도착해야 이기는 게임이에요. 머리에 카메라가 달려 있는데요. 이를 통해 영상을 받고, 경기장 속 장애물이나 지형을 빠르게 파악해 모션을 조정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SoC HURO Competition은 국내 대회와 국제 대회로 나뉜다. 국내 대회에서 본선 진출권을 따낸 팀들이 국제 대회로 진출할 수 있다. 글로봇 팀 역시 국내 대회를 거친 후 국제 대회에 진출했다.
김용협(전자공학부 12) 학생은 “국내 대회에서 모터가 갑자기 멈추는 바람에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글로봇 팀은 심기일전하게 되었고, 국제 대회에서는 높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다.
국제 대회는 4차시기까지 경기가 이루어진다. 글로봇 팀은 3차시기까지 1등을 놓치지 않았지만, 마지막 4차시기에 역전을 당해 2등을 차지했다. 팀원들 모두 아쉽지만 좋은 성적으로 완주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대회를 회상했다.
글로봇 팀의 로봇, 바이올로이드GP
이번 대회에 글로봇 팀의 로봇 이름은 바이올로이드GP다. 로봇의 힘이 굉장히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모터의 수명이 매우 짧고 간혹 로봇이 자체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혼자 넘어지는 경우도 많다. 로봇은 두 개의 뇌(제어 보드)로 움직인다. 카메라로 받은 시각적인 영상을 해석하고 정보를 분석하는 영상처리용 보드와 모터 18개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모션보드가 작동한다. 카메라로 받은 정보를 영상처리 보드가 분석하고 도출된 정보를 바탕으로 로봇의 다음 행동을 결정한다. 이 내용을 모션보드로 전송하면 모션보드가 18개의 모터를 움직여 로봇이 행동하는 구조다.
기술적 특징
영상처리 보드는 FPGA 보드와 AMAZONE 보드가 있다. FPGA는 병렬연산을 이용해 영상처리속도를 정확하고 빠르게 처리한다. AMAZONE 보드는 C/C++언어를 사용해 영상처리 알고리즘을 짤 수 있는 보드다.
FPGA 보드를 이용하여 영상의 잡음을 제거하거나, 영상 크기 축소, 색 변경, 색 추출 등 영상처리의 전 처리 과정을 수행한다. AMAZONE 보드를 이용해서 라인검출, 장애물(허들, 공, 다리, 게이트)검출, 로봇 행동 정하기 등의 작업을 수행한다.
경기장 바닥 표면의 상태와 로봇이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가 관건이다. 이혜진(전자공학부 17) 학생은 “대회장의 컨디션에 따라 로봇의 모션을 다시 조정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경기장 바닥이 미끄러운지 아닌지의 여부가 로봇의 걸음에 큰 영향을 미쳐요. 다리를 건너는 구간이 있었는데요. 균형을 잡고 걷는 과정도 수많은 동작이 조합되어야 하거든요. 하지만 로봇이 조금이라도 균형을 잃게 되면 다리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모터의 토크(모터를 회전시키는 물리량)와 로봇의 하중을 고려해 계속해서 모션을 수정해야 하죠. 경기 내내 긴장을 조금도 늦출 수 없어 물도 못 마시고 경기에 몰두했던 기억이 나네요.”
글로봇 팀이 높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은 단연코 노력이라고 팀원들은 입을 모았다. 김성주 학생은 “충분한 시간을 들여 공부했기 때문에 단점을 빠르게 파악하고 보완할 수 있었다”며 대회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7월 초부터 9월 중순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대회에 몰입했어요. 대회 2주 전부터는 하루에 20시간 넘게 준비한 것 같아요. 작업은 오전 타임과 오후 타임으로 나눠서 진행했어요. 각각 어떤 작업을 했는지 채팅방에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하며 한시도 작업에 눈을 떼지 않았어요.”
글로봇 팀은 1학년부터 3학년까지 학부생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양한 학년이 모이는 것이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그 생각대로 고학년과 저학년 모두 서로에게 가르쳐주고 배우며 팀이 협력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관련 로봇 대회에 진출하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했다. 송상현(전자공학부 14) 학생은 “단순히 상을 수상하는 것에만 의미를 두진 않았으면 좋겠다”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목표는 수상에 둬야 하지만, 갖고 있는 지식을 충분히 활용하고 필요한 지식을 열심히 습득하는 게 필요해요. 무엇보다 팀원끼리의 협동심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렇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글로봇 팀은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팀원의 이탈, 팀원의 갑작스러운 사고 등으로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대회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에 상을 탈 수 있었다. 현재 글로봇 팀원 중 다른 대회를 준비하는 팀원도 있고, 취업을 준비하는 팀원도 있다. 당찬 도전으로 끊임없이 전진하고 있는 글로봇 팀. 다음에는 어떤 대회에서 국민인의 위상을 어떻게 높일지 벌써 기대가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