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UVe(Kookmin University Unmanned Vehicle)>는 2016년 12월에 생긴 자율주행 자동차 동아리입니다. 지난 5월19일 열린 2017 국제대학생 창작 자동차 경진대회(자율주행차 부문)가 첫 출전이었죠. 대회참가를 계기로 자율주행 자동차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대회를 준비하며 팀원들이 하나로 똘똘 뭉친 것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KUUVe(팀장·장준석)>는 현재 13명이다. 자동차공학과, 자동차IT융합학과, 컴퓨터공학부 등 다양한 전공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모두 일당백의 핵심 멤버다. 다양한 전공생이 모여 있지만 “우리가 구상한 알고리즘을 실제로 구현하는 데에는 컴퓨터공학부 친구들의 도움이 컸다”고 고마움을 표현한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드는 동아리인 만큼 관련 전공자만 입회 가능할 것 같지만, 열정과 배우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가입 가능한 열린 동아리다.
“상용화 단계의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드는 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해요. 다행스럽게도 <KUUVe>가 제작하는 건 대회에 출전해서 미션을 수행할 수준의 자동차예요. 상용화를 위한 자율주행 자동차보다는 수월하죠. 물론, 그래도 만드는 과정이 쉽지는 않아요. 이번 대회의 경우 첫 출전인 만큼 시간이 부족해서 너무 아쉬웠어요. 대회도 ‘자율주행’ 부문이 처음 생겨 규정 변경도 심했고요.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대회를 제대로 준비하기 위해선 1년 정도의 기간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크게 인지·판단·제어 3가지 분야로 나뉜다. 주변 장애물이나 도로상황을 인지하고, 그 상황에서 어떤 주행을 해야 할 지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운전자가 설정한 경로로 차량을 움직이기 위해 제어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인지·제어 분야는 상당히 발전했다. 모든 상황에 대한 예상값을 미리 입력하는 것이 불가능한 ‘판단’ 영역은 인공지능의 도움이 필요하다. <구글><앤비디아> 등 IT기업이 자율주행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이름 그대로 ‘자동차’인 동시에, 자율주행이 가능한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나 보던 자율주행 자동차, 언제쯤 상용화 될까?
“2020년이면 자율주행 자동차가 나올 거란 보도가 나오는데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실질적인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술 뿐 아니라 관련 법률이 마련되어야 하거든요. 낮은 수준의 ADAS(운전자보조시스템)들이 꾸준히 차량에 장착되고 있는 속도를 보면 반(半)자율주행 운전은 곧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KUUVe>는 지난 5월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열린 ‘2017 국제 대학생 창작자동차 경진대회’에 출전했다. 6개월 된 신생동아리의 첫 출전이었다. 국제 대학생 창작자동차 경진대회는 국토교통부 후원, 교통안전공단과 (사)한국자동차안전학회 주최로 경기도 화성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펼쳐졌다.
8회째인 이번 대회부터 자율주행 자동차 부문이 신설됐다. 이번 대회에는 국내외 39개 대학 64개 팀이 참가해 자신들이 직접 만든 ‘창작자동차’를 선보였다. 대회는 자율주행·전기·하이브리드 자동차 3개 부문으로 진행됐다. 여기에 우수지도교수상·베스트 팀워크상·페어플레이상이 속한 특별부문이 더해졌다.
“테스트 주행을 하기 위해 차량을 트럭에 싣고 화성을 오가며 대회를 준비했어요. 학기 중이라 여러 일정과 겹쳐 몸은 힘들었지만, 어디서도 겪지 못할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자율주행 자동차를 직접 만들면서 ‘진짜 공부’를 했거든요.”
자율주행 필수 장비인 라이다(LiDAR·적외선을 이용한 거리측정 장비)와 테스트 주행을 위해 화성행 운전을 담당했던 김대종(자동차공학과 12)은 “힘들었지만 힘들기만 한 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팀원들 각자 자기가 맡은 파트에서 힘을 보탰다. 권순웅(자동차공학과 12)과 박성한(자동차공학과 11)이 카메라 센서를 담당했고, 김평수(자동차공학과 11)는 차량 카울(cowl·자동차 앞유리와 연결된 패널)을 맡았다.
이민호(자동차공학과 11)는 차선 인식 알고리즘을 구성했고 박지원(자동차IT융합학과 16)은 라이다 센서·GPS작업을 도왔다. 함형민(자동차공학과 12)은 차선 인식을, 정상원(자동차공학과 13)은 표지판 인식 작업을 맡았다. 라이다 센서를 작업하던 강환철·김나연(컴퓨터공학부 15)은 각각의 작업을 통합하는 후반 작업을 담당했다.
“원래는 저도 팀장 겸 파트를 맡아 작업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일정 관리하고 진행비 체크하느라 실질적인 작업에 참여하지는 못했어요. 오래된 동아리들은 팀장이 보통 프로젝트 매니저를 해요. 또 경력만큼 대회 출전 경험도 많아 여유가 있죠. <KUUVe>는 동아리도 처음, 대회도 처음이라 여러 면에서 어려웠어요.
한번이라도 출전해봤으면 이때는 이걸 하고, 다음에는 저걸 하고 이런 계획이 있었을 텐데, 그런 경험이 없어 시간 분배가 어려웠죠. 막판에 밤샘 작업 하느라 팀원들이 고생 했어요. 저도 이때 GPS 작업을 거들었고요. 시간이 부족했다는 게 가장 아쉽고요,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든다는 작업 자체는 재미있었어요.”
올해 신설된 자율주행 자동차 부문에서는 대상이 나오지 않았다. 패널티가 15점 이상 되거나 미션수행 없이 레이싱만 하면 수상에서 제외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자율주행 자동차 부문에선 횡단보도 일시정지와 협로차선 인식을 비롯해 동적·정적 장애물 인식과 회피주행, 그리고 U턴 주행기능 등 7개 부문의 미션이 부과됐다. <KUUVe>는 “규정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부분이 매우 아쉽다”고 출전 소회를 밝혔다.
“지금 <KUUVe>는 자동차 실물의 1/10 크기로 미션을 수행하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경진대회’를 준비하고 있어요. 또 미국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열리는 ‘F1tenth’ 라는 실내 자율주행 경주대회도 준비하고 있고요. 자율주행에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모두 환영합니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공부하는 동아리도 많지 않으니, 자율주행에 관심 있다면 <KUUVe>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