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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움직임, 커뮤니티 매핑을 아세요?

초등학교 안전지도 만든‘커뮤니티 매핑’ 프로젝트팀

사회 전반적으로 4차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높다. 놀라운 기술의 등장에 환호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한편으로 새로운 기술이 불러올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지만 실천하고 경험해 보지 않은 목소리는 메아리가 되지 못한다. 실제로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4차산업혁명이라는 거대 담론을 두고 갑론을박하기보다 직접 뛰어들어 경험하고, 의미 있는 시도로 예상 밖의 성과를 만들어 내는 사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민대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커뮤니티 매핑’ 프로젝트 역시 그 중 하나다.

취약계층을 위한 의미 있는 시도

국민대학교는 지역사회와의 상생과 연계성 강화를 위해 실생활에 적용되는 새로운 개념의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커뮤니티 매핑(Community Mapping)이라는 이 프로젝트는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사회문화나 지역 이슈 등과 관련된 정보를 현장에서 수집하고 이를 지도에 반영해 공유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국민대 북악인성교육센터’가 주관해 추진하고 있으며 ‘대학’ 단위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은 국민대학교가 최초다. 방식은 의외로 간단하다.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현장조사방법 및 온라인 서비스 사용 설명 등을 듣고, 매핑 지역과 요소를 결정한 후 팀을 구성한다. 각 팀원들은 정해진 지역을 직접 방문해 해당 요소가 위치한 장소를 지도에 표시하고 사진을 촬영한다. 개개인이 기록한 요소는 데이터로 축적되어 그 지역의 문제점, 개선사항 등을 도출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지도가 만들어진다. 이때는 온라인 서비스인 매플러케이투(MapplerK2) 앱을 사용하는데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 모두 다운 받을 수 있다.

국민대 학생들은 각 교양과목을 비롯해 커뮤니티매핑데이 프로그램, 개별 학생 단위의 팀 구성 등을 통해 여성, 어린이, 장애인의 안전과 위해 요소를 다루는 다양한 주제로 커뮤니티 매핑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시 장애인 전용 시설지도’를 만들기도 했다. 최근에는 ‘성북구 초등학교 안전지도’도 등장했다. 지난 5월부터 팀을 결성해 ‘성북구 초등학생 안전지도’를 만들어 낸 커뮤니티 매핑 프로젝트 팀을 만나봤다.

(왼쪽부터) 커뮤니티 매핑을 통해 ‘성북구 초등학교 안전지도’를 만든 이준서, 이승현, 권순찬

팀장을 맡은 국민대학교 경영학부 13학번 이준서를 비롯해 같은 과 동기인 이승현, 권순찬으로 구성된 이들은 커뮤니티 매핑을 접하며 ‘평범하게 스치고 지나갔던 것들이 평범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특히 이들이 집중한 곳은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장위초등학교였다. 어린 아이들의 시선으로 학교 주변을 둘러봤을 때, 평범했던 초등학교 주변은 다양한 위해 요소가 방치되고 있는 공간으로 지도에 표시됐다. 이를 테면 파손된 채 방치된 교통안전시설, 성인용품점과 같은 것들이다.

“초등학교 주변에 술집과 같은 청소년 위해 요소들이 생각보다 많았어요. 더욱 놀랐던 것은 공사장의 위험물이 아이들이 다니는 경로에 그대로 방치돼 있다는 점이었죠.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촬영하고 지도에 위치를 입력하다 보니, 초등학교 주변이 결코 아이들에게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그리 좋아 보이지 않은 현장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돌아다니는 이들을 본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무엇을 촬영하느냐’며 역정을 내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학생들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은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다.

커뮤니티 매핑은 많은 사람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해 장애인, 어린이, 여성 등 사회적 약자와 관련있는 위해 요소, 편의시설 등의 정보를 직접 촬영하고 그 위치를 지도에 표시하는 방식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세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고 이야기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얻다

이들이 처음 커뮤니티 매핑을 접하게 된 사연은 다양하다. 이준서의 경우는 7월에 예정된 베트남 해외봉사 리더를 맡고 있다. 약 20명으로 구성된 해외봉사단은 전원이 커뮤니티 매핑에 참여해 각각의 팀을 구성하고 있다. 그는 팀장들을 이끄는 리더이자 ‘성북구 초등학교 안전지도’를 담당한 팀의 팀장이다.

봉사단 전원이 커뮤니티 매핑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유는 베트남 현지에서 하노이 대학생들과 함께 쓰레기 분포 지역을 조사하고 개선해야 할 점을 찾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현의 경우는 광고에 관심이 많아 광고연합동아리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팀장을 맡은 이준서의 권유로 참여하게 됐다. 광고와 커뮤니티 매핑의 공통점을 이야기하는 그의 표정에 뿌듯함이 느껴진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광고처럼 커뮤니티 매핑 역시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요. 이번 ‘성북구 초등학생 안전지도’를 만들 때도 평소에 무심히 지나쳤던 공간을 유심히 살펴보니 사회적 약자인 노인, 장애인, 어린이 등에게 위험한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더군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지도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을 갖게 된 것이 큰 소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항공관제 분야에 관심을 가져 왔다는 권순찬 역시 이준서의 권유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처음 접했을 때는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졌지만, 데이터를 수집하고 지도가 만들어 질수록 커뮤니티 매핑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삶의 현장 속에서 시민들 개개인이 직면하는 열악한 환경을 데이터화함으로써 좀 더 사용자 입장이 반영된 정책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여행 커뮤니티 회원들과 여행자 입장에서 유용한 지도를 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합니다. 저는 4차산업혁명시대에 항공관제 분야에서 일하며 관제 시스템을 인공 지능화하는 과정에 기여하고 싶다는 꿈이 있어요. 조금 다른 분야지만, 커뮤니티 매핑도 4차산업혁명시대에 등장한 하나의 기술응용이라고 생각해요. 제게는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죠.”

변화는 작은 곳에서 시작 된다

이들을 비롯해 국민대학교 학생들이 진행하고 있는 커뮤니티 매핑 프로젝트에는 각계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대는지난 3월 성북구와 ‘커뮤니티 매핑 활동을 통한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학생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교통 환경 및 소외계층 지원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MOU를 체결했다. 이들이 만든 ‘성북구 초등학교 안전지도’는 서울시교육청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커뮤니티 매핑은 개개인이 모여 집단지성으로 이뤄낸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민과 시민단체가 좀 더 사회 각 분야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게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그렇게 형성된 여론이 정책 수립 과정에 반영되도록 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국민대학교에서 시작된 변화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커뮤니티 매핑은 단순히 지리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에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매핑을 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은 지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지도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통과 참여는 결국 사회 전반적인 인식의 변화와 제도의 개선을 끌어낸다고 생각해요. 또 이를 접하는 사람들도 평소 느끼지 못했던 문제들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그래프나 통계로 접하며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죠. 실제로 저희들도 이번 프로젝트를 하게 되면서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이들에게 4차산업혁명에 대해 물었다. 이구동성으로 “사람을 위한 기술‘이라고 말하는 그들의 눈에는 확신이 차 있었다. 국민대학교에서 시작된 작은 날개 짓이 몰고 올 큰 변화를 기대하며, 연이어질 이들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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