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학생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린 제5회 ICT 스마트디바이스 전국 공모전 일반 부문 최우수상(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장상)을 수상했다. ‘국민대학교 공학설계F’(이하 공학설계F팀)라는 이름으로 출전한 이들은 음식의 부패 여부를 판단하는 Tongue Keeper(혀 지킴이)를 내세웠다. 전자공학부 수업인 공학 설계를 통해 대회를 준비한 학생들과 이승민 지도 교수를 만나 공모전의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제5회 ICT 스마트디바이스 전국 공모전'은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스마트 디바이스(Al, IoT, AR/VR 등 ICT 기술을 활용에 사람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디바이스)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번 공모전은 스마트 디바이스 분야의 우수한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대회로, 약 500개 팀이 참석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큰 규모를 자랑하는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학생들의 아이디어는 무엇일까. 수상작인 Tongue Keeper 아이디어를 제안한 이진욱 학생은 “냉장고에 음식이 가득한 것을 보고 어떻게 하면 쉽게 관리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Tongue Keeper는 밀폐 용기 안에 있는 음식물의 부패 상태를 사용자에게 쉽게 알려주는 아이템인데요.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음식의 상태를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어요.”
학생들은 개발한 센서를 시중에서 구입한 용기 뚜껑에 부착했다. 이 센서는 음식물에 이상이 생기면 나타나는 화합물인 NH3, CH4, H2S 등을 측정한다. 그리고 기준치와의 비교를 통해 ‘정상상태’와 ‘부패상태’를 구분해준다. 음식물이 부패하면 즉시 사용자에게 알림이 가도록해, 냉장고 관리를 더 똑똑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공학설계F팀은 공학 설계 수업에서 꾸려졌다. 이 수업은 2학년 2학기 때 마이크로프로세서 강의를 통해 임베디드 프로그래밍, 다양한 센서 활용법, 데이터 처리기법 등을 학습한 이후에 수강할 수 있다. 이승민 교수는 수업을 시작할 때부터 공모전 준비를 해보자고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했다.
“Tongue Keeper가 처음부터 완성된 아이디어는 아니었어요. 계속된 회의와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발전한 아이디어죠. 아이디어가 확고해졌을 때 3학년 학생들의 학습 능력에서 시도해볼 수 있고, 공모전에 출품해도 괜찮겠다고 판단했죠.”
이승민 교수는 나아가 “IOT, ICT 분야에서는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아이디어다”라고 설명했다.
“어떠한 상품이 만들어질 때 설계를 하고 결과적으로 전자 디바이스를 만드는 게 목표잖아요. 그런데 IOT, ICT는 기술력을 활용해서 어떤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느냐가 핵심이에요. 그러려면 아이디어가 중요하죠. 전체 작업의 3분의 1 이상은 아이디어 회의라고 생각하면 돼요. 이번 팀도 한 달 정도 아이디어만 구상했죠.”
공학 설계 수업에서는 공학설계F팀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생들이 여러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이 교수는 열심히 했지만, 상을 못 받은 학생들도 많다고 말하며 창의적인 사고가 이번 공모전의 핵심이었다고 덧붙였다.
제5회 ICT 스마트디바이스 전국 공모전은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모두 참여하는 대회인 만큼 입상이 결코 쉽지 않다. 그런데도 공학설계F팀이 최우수상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정재영 학생은 “예선에서 기술적 역량과 아이디어의 참신성을 뽐냈고, 본선에서는 프레젠테이션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프레젠테이션을 마친 뒤 심사위원들의 질문이 이어졌어요. 저희는 이를 대비해 아이디어의 한계가 무엇인지 세심하게 파악하고 방어했기에 끝까지 잘 해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이 과정에서 팀원들 간의 소통이 중요해요. 무엇보다 교수님의 자문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팀원 모두 대회에서 다양한 팀들의 아이디어를 만날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큰 규모의 대회에서 반드시 입상할 것이라는 확신과 자신감이 이들에게는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온 것이다. 이번 대회는 공학설계F팀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의 도전정신을 일깨우는 데 한몫했다. 이승민 교수는 “공학설계F팀이 상을 받은 날 이후로 수업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학생들의 눈빛이 바뀌었어요. 나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붙은 거죠. 학생들이 공모전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자전거를 처음 탈 때 어색하고 어렵잖아요. 사실 기술을 익히면 별거 아닌 것처럼 지레 겁먹지 않았으면 해요. 학부에서 배운 전공지식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표출한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예요.”
공학설계F팀은 전공을 살려 다양한 대회에 꾸준히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IOT, ICT 분야에서 세상을 변화시킬 만한 아이디어가 속속 나오는 요즘,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는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토대로 이에 걸맞은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단순한 기술을 넘어 기발한 아이디어로 세상에 도전하는 전자공학부 학생들의 열정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