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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 널리 퍼져라! 차의 향기를 머금은 국민*인의 뜰
국민대학교 명원박물관
명원박물관 관장 김재홍 교수, 한국역사학과 조성목(20학번)·송인선(21학번) 학생
 

성곡도서관 5층에 있던 국민대학교 박물관이 한규설 고택(구 명원민속관)과 그 옆에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지은 한옥 형태의 전시관과 통합하여 명원박물관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국민대학교는 과거 시간과 현대 시간이 만나는 이 공간에 우리나라 전통 차와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행사를 개최하여 지역사회에서 국민대학교의 사명을 다하고, 국민대학교의 교육이념을 새기는 공간으로 국민*인과 지역주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소중하고 특별한 것은 모든 이가 즐겨야 한다는 생각! 국민대학교 명원박물관에 정릉STYLE이 다녀왔다.

전통과 현대가 사이좋게

국민대학교 후문 맞은편에 자리한 한옥은 정릉의 터줏대감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오랜 시간을 켜켜이 쌓아낸 고택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무게감이다. 오늘은 한국역사학과 김재홍 교수와 제자인 조성목·송인선 학생이 이곳을 찾았다. 김재홍 관장이 명원박물관의 문을 활짝 열어 두 학생을 환영한다. 개관 준비로 관람객이 뜸했던 명월박물관에 모처럼 활기가 넘친단다. 두 학생을 이끌고 향한 곳은 한옥 형태의 건물로 된 기획전시실이다.
"우리가 서 있는 곳이 작년에 신축한 한옥 건물입니다. 한옥의 아름다운 곡선미는 살리고 내외부는 현대적인 구조로 지었는데요. 신축한옥은 한옥강의실과 한옥전시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누구나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광장으로 한옥강의실에서는 다도 수업이, 한옥전시실에서는 고미술, 현대미술 전시가 열리는데요. 현재는 명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가구와 도자기를 한자리에 모은 <조선의 수집가> 전시가 6월까지 열리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신축한옥 앞에 선 조성목 학생(왼쪽), 송인선 학생(가운데) 학생, 김재홍 관장(오른쪽)

차를 테마로 한 다섯 개의 정원

이번에는 김재홍 관장이 두 학생을 명원박물관의 중심부로 안내한다. 상설전시관인 TEA GARDEN이다. TEA GARDEN에 들어서기 전 김재홍 교수가 두 학생에게 명원박물관의 ‘명원(茗園)’의 의미에 대해 묻는다. 송인선 학생의 눈빛이 반짝! 미리 예습하고 왔단다.
“차의 향기를 머금은 아름다운 뜰 아닌가요?”
김재홍 교수가 완벽한 정답이라고 극찬한다. TEA GARDEN에는 무려 14,992점의 차와 관련된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국내 4년제 대학으로는 최초로 정식 교양 과목에 ‘다례’ 수업을 신설한 대학답게 차와 관련된 다양한 전시를 만날 수 있다. 차의 역사와 문화(제1뜰: 차의 뜰에서 만나다), 차를 담는 토기와 금속 공예품(제2뜰: 차의 뜰에서 만들다), 선조들이 차를 향유할 때 즐긴 정원문화(제3뜰: 차의 뜰에서 거닐다), 선조의 생활에 담긴 지혜와 문인의 정신세계(제4뜰: 차의 뜰에서 배우다), 선조들의 삶(제5뜰: 차의 뜰에서 그리다) 등을 살펴볼 수 있다.

▲ TEA GARDEN의 제1뜰

▲ 명원 김미희 선생의 잠언(왼쪽), TEAGARDEN 입구에 놓인 동자석(오른쪽)

▲ 우리나라 전통 차를 비롯해 다양한 나라의 차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제1뜰. 현판에 다경실이라고 적혀있다

김재홍 교수가 한자로 ‘다경실(茶經室)’이라고 쓰인 현판 앞으로 두 학생을 불러 모은다.
“명원박물관을 명쾌하게 설명하는 단어가 바로 여기 있네요. 다경실은 ‘차를 마시면서 편안한 자리에서 공부하는 방’이라는 뜻입니다. 명원박물관의 관계자들은 매년 5월과 10월에 전국 산지의 차를 공수해 와 국민*인과 정릉 주민을 대상으로 시음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과거의 것을 현재로 가지고 와 관람객에게 환기하는 박물관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공감을 이끌 것인지 고민하고 있는데요. 제1뜰인 ‘차의 뜰에서 만나다’는 명원박물관의 역할을 잘 보여주는 전시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삶을 편리하게 만든 도구를 전시한 제2뜰

▲ 선조들의 단아하고 격조 있는 삶을 살펴볼 수 있는 제4뜰

두 학생이 전시관을 둘러보다 연출이 돋보이는 공간에서 발걸음을 멈춘다. 조성목 학생이 김재홍 교수에게 “이 공간은 전시 방법이 독특하게 되어 있어 인상적이네요.”하고 말한다. 전시 디스플레이가 천장에 매달려 있는 이 공간은 바로 ‘제3뜰(차의 뜰을 거닐다)’이다. 김재홍 교수가 정원에 비 내리는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이처럼 설치했다고 말한다. 조선시대 백자와 조선 전기의 분청사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항아리, 사기병이 전시되어 있다.

▲ ‘비밀의 정원’ 콘셉트의 제3뜰

▲백자청화와 백자(왼쪽), 분청사기(오른쪽)

이번에는 국민*인이 열광하는 다례 수업이 진행되는 명원강의실로 향했다. 명원강의실은 TEA GARDEN 지하에 자리해있다. 조성목 학생이 다례 수업의 수강 신청 실패담을 털어놓자 김재홍 교수는 좀 더 많은 국민*인이 명원 강의실뿐만 아니라 명원박물관의 특별한 곳에서도 다례를 즐길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답한다. 그러면서 지금부터 그 특별한 곳을 보여주겠다고 한다. 두 학생이 설레는 표정으로 김재홍 교수를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

▲ 차 한잔할래요?

위인을 예우하고 전통문화를 전승

TEA GARDEN에서 나와 향한 곳은 한옥 고택이다. 위용이 남다른 이곳은 바로 서울시 제7호 민속문화재로 지정된 한규설 고택이다. 김재홍 교수가 국민대학교 캠퍼스 내에 한규설 고택이 자리하게 된 배경을 두 학생에게 들려준다.
한규설 고택은 참정대신(조선 말기 의정부의 관직, 의정대신 다음 서열이다)과 한성판윤(조선시대 한성부의 책임자로서 오늘날의 서울특별시장과 같다)을 지낸 한규설 대감이 거주했던 주택이다. 한규설 대감은 일제가 직권대사 이토를 앞세워 을사조약을 체결하려 하자 앞장서 반대했다. 일제가 강제로 국권 피탈 후에는 남작의 작위를 주었으나 받지 않았고, 1920년에 이상재 등과 함께 조선교육회를 창립하였으며, 그 뒤 민립대학기성회로 발전시켰다.

▲ 한규설 고택의 안채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국민*인

▲ 시공간을 흔드는 비밀의 문, 한규설 고택

국민대학교에 한규설 고택이 자리하게 된 것은 1980년에 도시 재개발로 헐릴 위기에 처하자 이 고택을 명원 김미희 선생(성곡 김성곡 선생의 부인)이 중구 장교동에서 지금의 자리로 이전하여 원형대로 복원한 것이다. 명원박물관의 ‘명원’은 위인을 예우하고 전통문화를 전승한 김미희 선생을 기리는 것으로, 한규설 고택은 현재 다례와 전통문화를 배우는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 국민대학교 최고 힐링 장소, 명원박물관 정원

김재홍 관장의 이야기가 끝나자 두 학생이 한규설 고택을 어디서부터 살펴보면 좋을지를 묻는다.
“사랑채부터 시작해서 안채, 정원으로 동선을 짜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랑채는 남성을 위한 공간으로 권위와 품위를 유지할 수 있게 높은 기단과 누마루 위에 쌓아 부속건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구조인데요. 각종 모임과 여흥을 위한 장소로 이용됐습니다. 여성을 위한 장소도 있겠죠? 여성을 위한 공간은 ‘안채’라고 부릅니다. 사랑채가 높은 곳에서 한옥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면 안채는 넓고 낮은 것이 특징입니다. 마지막으로 명원박물관의 하이라이트인 정원은 꼭 방문하셔서 차 한잔을 즐기길 강력히 추천하는데요. 초가집은 초의선사가 머물던 일지암을, 그 앞에 자리한 정자는 조선시대 사대부가 책을 읽으면서 경치를 바라보고 차 한잔을 마시며 마음의 평안을 찾던 공간을 재현한 것입니다. ”
두 학생이 김재홍 관장이 전해준 관람팁을 참고해 한규설 고택을 자유롭게 둘러본다. 그리고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정자 앞에 셋이 모였다.

▲ 정원을 거닐며 이야기를 나누는 국민*인

“교수님, 저는 이제부터 명원박물관에 자주 올 생각이에요. 특히 시험 기간이 좋을 것 같아요. 심신이 힘든 날, 친구들과 물멍하면서 힐링하면 스트레스도 싹 사라질 것 같아요.” 기말고사를 목전에 둔 송인선 학생의 고민이 느껴지는 감상이다.
“명원박물관에 얽힌 한규설 대감과 명원 김미희 선생의 이야기에 울림이 있네요. 국민대학교가 상해 임시정부 요인이 설립한 대학교잖아요. 국민*인이라면 늘 역사에 관심 두고 귀 기울여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바쁜 도심에서 힐링의 공간을 찾는 게 쉽지 않은데요. 이렇게 귀한 공간을 우리 국민*인뿐만 아니라 지역주민과 같이 공유하는 모습이 보기 좋고, 국민대학교 학생으로서도 자부심을 느낍니다.”

차를 마실 때는 더운물로 찻잔을 데우고, 차를 우려내는 시간이 필요하다. 국민대학교 명원박물관은 전통차와 전통문화를 전파하기 위한 기다림의 시간을 가졌다. 찻잔에 차를 따랐으니 많은 분들이 찾아오셔서 음미해 주시길!

주소 서울 성북구 정릉로 9길 68
문의 02-909-4210
관람시간 10:00~17:00 ※ 법정공휴일, 개교기념일(10월 18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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