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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릉STYLE 우리가 한 번쯤은 꼭 가봐야 할 곳 윤동주문학관

국민대학교에서 1020 버스를 타고 20여 분 달리다 보면 도착하는 윤동주문학관. 윤동주 시인의 업적을 기리는 작은 기념관이자, 시 세계를 오롯이 품고 있는 윤동주문학관을 다녀왔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골목길이 재미있는 부암동에 하얀 콘크리트 건물이 하나 있다. 부암동 주택가 속 자리 잡은 윤동주문학관이다. 원래 윤동주문학관은 과거 청운시민아파트와 청운단독주택지를 위해 건축된 청운수도가압장과 물탱크가 있던 곳이었다. 2009년 청운시민아파트가 철거되면서 용도가 폐기되어 건물만 덩그러니 남아있던 것을 종로구청이 윤동주문학관으로 리모델링해 지난 2012년 문을 열었다. 윤동주문학관은 공공건축 재사용의 모범 사례로 건축 관련 상을 받은 건축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공간이다.

▲(좌)고도를 높이면 세상을 보는 시선이 달라진다고!, (우)빈백에 툭, 몸을 맡겨봐

윤동주 시인의 시 세계를 닮은 약 60평(219제곱미터) 작은 공간에는 시인의 일생과 작품, 영상물이 담겨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공간이 시인채(제1전시실)다. 시인채에는 시인의 순결한 시심을 상징하는 순백의 공간으로 꾸며있다. 9개의 전시대에 시인의 일생을 시간순으로 배열한 사진 자료와 친필 원고, 영인본(원본을 사진이나 기타 과학적 방법으로 복제한 책) 등이 전시되어 있고 중앙에 우물이 놓여 있다. 이 우물은 시인의 생가에 있던 우물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나온 목재 널빤지를 가져온 것이다.

▲ 제1전시실 시인채
▲ 시인채에 전시된 윤동주 시인의 친필 원고와 영인본

시인채를 지나면 외부로 연결되는 열린 우물(제2전시실)과 닫힌 우물(제3전시실)이 있다. 이 공간은 우연에 의해 발견됐다. 2011년 여름, 청운수도가압장을 윤동주문학관으로 사용하기로 하고 기본 설계를 마칠 무렵, 그해에 산사태가 유난히 많이 발생하자 가압장 뒤에 있는 정체 불분명의 옹벽을 구조안전진단했다. 그 결과 옹벽이 아니라 반 정도가 산에 묻혀 있는 거대한 콘크리트 물탱크의 벽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물탱크 두 개는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에 등장하는 우물에서 모티프를 얻어 ‘열린 우물’과 ‘닫힌 우물’로 재탄생됐다.

▲ 물탱크의 상단을 개방해 중정을 만든 열린 우물
▲ 열린 우물에서 닫힌 우물로 향하는 공간, 후쿠오카 형무소의 복도를 상상하게 한다
▲ 윤동주 시인의 시 세계를 담은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는 닫힌 우물

열린 우물은 물탱크의 상단을 개방해 하늘과 바람과 별이 함께하는 중정을 만들었고, 닫힌 우물은 거친 벽면과 두꺼운 철문의 이미지로 후쿠오카형무소의 차가운 감방을 연상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닫힌 우물에는 시인이 눈 감은 공간의 정서와 함께 시인의 일상과 시 세계를 담은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다. 시인채 중앙에 놓인 우물이 열린 우물로 또 닫힌 우물로 연결되며 시인의 삶과 시 세계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 윤동주 시인은 인왕산에 올라 시상을 다듬었다. 윤동주문학관 뒤편에 있는 시인의 언덕

윤동주문학관은 규모가 작은 편이라 둘러보는 데 몇 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윤동주문학관 뒤편에 난 작은 계단을 타고 산길을 따라 걸으면 윤동주 시인의 대표시 <서시>의 비문이 있는 시인의 언덕에 다다르게 된다. 윤동주문학관에서 시인의 언덕까지. 윤동주 시인을 기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공간에 대해 고민했는지가 느껴진다. 사랑받는 시인의 추모 공간은 다르다. 방문하기 전 <자화상> 한 편 읽고 다녀온다면 윤동주 시인의 연약하면서도 섬세한 감성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의문로 119
문의 02-2148-4175
관람시간 10시~18시(입장 마감 17시 30분)/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추석날 당일 정기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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