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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U 파워
청량한 가을 산길을 따라 하늘로 향하는 트래킹
<북악스카이웨이>
산림환경시스템학과 이창배 교수, 우준혁(18학번)·임희욱(20학번) 학생
 

국민대학교를 누비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산책이 될 수 있지만 북악산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면 가을 산길의 청량함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북악스카이웨이4교에서부터 팔각정까지, 서울의 산책 명소로 소문난 북악스카이웨이 산책로를 걸었다.

시민에게 개방된 서울의 하늘길

우준혁·임희욱 학생이 데크 산책로에서 이창배 교수를 기다리고 있다. 하루의 일과가 시작되는 오전 9시, 정릉 주민들이 아침 운동을 하기 위해 부지런히 찾는 이곳은 국민대학교 제2정릉기숙사에서 도보로 약 15분 거리에 있는 북악스카이웨이4교이다. 북악스카이웨이는 북악산 능선을 따라 자하문(부암동)에서 정릉 아리랑고개(정릉동)까지 이르는 길이 8km의 왕복 2차선 도로이다.

▲ 트래킹 시작! 우준혁 학생, 이창배 교수, 임희욱 학생(왼쪽부터)

“오전 9시면 차가 꽤 막히는 시간인데요. 북악스카이웨이는 한산하네요. 서울이 아닌 곳에 온 것만 같은 착각이 들어요.”
임희욱 학생이 우준혁 학생에게 북악스카이웨이의 첫인상에 관해 말한다.
“북악스카이웨이는 성북구 지역주민의 산책코스, 연인의 드라이브 코스, 자전거 동호인의 라이딩 코스로도 인기가 많다고 해요. 어떤 사람은 홍콩의 빅토리아 파크 도로 같다고 하는데 무척 궁금하네요.”

▲ 북악스카이웨이4교에 있는 지도와 푯말

어느새 등장한 이창배 교수, 두 학생과 인사를 나눈다.
“국민대학교 강단이 아닌 자연에서 여러분을 만나니 특별한데요. 오늘은 북악스카이웨이4교에서 산길로 들어서 하늘교, 하늘 전망대를 거쳐 북악팔각정까지 약 3시간을 트래킹할 계획이에요. 우선 걷기 전에 북악스카이웨이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북악스카이웨이는 1968년에 1·21 사태(북한무장공비가 청와대를 침투하기 위한 시도를 했던 사건) 이후 수도권 경비를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북악산, 인왕산, 김신조 루트로 불리던 우이령길이 민간인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되어 보안상의 이유로 통행이 금지되었다가 2007년부터 시민에게 공개됐다.

▲ 산책길에서 만난 소나무

이창배 교수와 두 학생이 북악스카이웨이의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기념 표석과 구불구불하게 가지를 뻗은 소나무가 데크 산책로 옆에 자리해있다. 기념 표석에는 성북구청에 북악스카이웨이를 제안한 영국인 알란 팀블릭을 기념하는 내용이 적혀있다. 산림환경시스템학과를 전공하는 전공생답게 두 학생이 옆으로 굽어 가지를 멋스럽게 뻗은 소나무에 관심을 보인다. 이창배 교수가 두 학생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질문한다.
“이 소나무는 왜 옆으로 굽어서 자랄까요?”
우준혁 학생이 답한다. “교수님, 생리적인 이유 때문이지 않나요?”

▲ 이창배 교수

이창배 교수의 질문이 다시 이어진다. “그렇다면 식물이 자라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죠?” 임희욱 학생이 ‘양분’, 우준혁 학생이 ‘빛’이라고 말한다.
“양분, 빛 다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식물이 굽어 자라는 이유 중 하나가 굴광성 때문인데요. 식물은 빛이 오는 방향에 따라 굽어 이동하는 성질이 있죠. 그런데 이 소나무는 굴광성보다는 유전적인 영향을 받아 이와 같은 형태를 띠고 있는데요. 강원도의 금강송은 곧게 자라고, 중부지방 소나무가 굽어 자라는 이유는 지역에 있는 환경이 다르고, 유전적으로도 다르기 때문이죠.”
일상에서 자주 보는 소나무가 이날은 조금 특별하게 보인다. 특별한 숲 해설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숲길을 따라 걷는 트래킹에서는 또 어떤 식물을 마주하게 될까. 강의실 밖을 나와 듣는 생생한 숲 이야기에 두 학생도 기대하는 눈치다.

하늘과 숲에 가까워지는 중

데크 산책로를 걷다 산길로 난 길을 걷기 시작한다. 하늘마루 정자를 지나 돌다리가 있는 공간에 섰다. 성곽의 모습을 한 이 돌다리의 이름은 하늘교다. 하늘교는 북악산과 북한산 사이를 이은 다리다. 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끊어 놓은 두 산을 하늘교로 잇고, 정기를 잇기 위해 다리 위에 흙을 깔았다. 이창배 교수와 두 학생이 하늘교에 서서 파란 가을 하늘 아래 펼쳐진 도시 풍경을 보고 감탄한다. 국민대학교와 가까이 있는 서경대학교, 남양주의 천마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이창배 교수가 울창한 숲을 가리키며 아름다운 소나무가 펼쳐질 것이라 말한다.

▲ 하늘마루 정자

녹음이 우거진 숲으로 들어선다. 하늘길에서는 도시와 자연에 반반씩 걸쳐 걸었다면 지금은 숲의 한가운데를 걷는 기분이다. 나무 사이로 펼쳐진 오르막길. 흙길과 돌길이 길을 만드는 재미난 산길에서 두 나무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이창배 교수가 숲해설가로 변신할 시간이다.

▲ 하늘교 아래에 난 도로와 하늘교에서 조망한 서울

“북악스카이웨이4교에서 본 소나무와는 다르게 생겼죠. 이 소나무는 리기다 소나무로 미국에서 들여와서 심은 나무입니다. 우리나라 소나무는 나무줄기가 붉은색이고 솔잎이 2개씩 나는데요. 리기다 소나무는 줄기가 검은색을 띠고 있고, 솔잎이 세 개씩 있죠. 바로 옆에 있는 나무는 노간주 나무예요. 줄기가 굉장히 가늘고 잎이 뾰족한 바늘잎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나무 모두 국토를 녹화하기 위해 심은 나무입니다. 리기다 소나무는 1960년~1970년에 심었는데요. 이렇게 시간이 흘러서 울창하게 큰 나무들을 산에서 자주 접할 수 있죠. 그런데 노간주 나무는 그 운명이 다릅니다. 빈 땅에 들어와 자라는 나무, 숲이 파괴된 자리에 자라는 나무를 ‘선구수종’이라고 하는데요. 시간이 흘러 숲이 점점 울창해지면 사라지게 됩니다.”

▲ 강의실을 벗어난 생생한 현장학습!

▲ 리기다 소나무(왼쪽), 노간주 나무(오른쪽)

임희욱 학생이 앙상한 노간주 나무를 보며 “조금 안타까운데요.”하고 말하자 이창배 교수가 ‘숲이 점점 좋아지는 것’이라며 안심시킨다. 발걸음을 옮기니 숲의 한가운데에 시원하게 뻣은 잣나무 숲이 우거져 있고, 그곳에 북카페가 있다. 잠시 북카페에 앉아 숨을 고른다.

가을이 닿을락 말락, 북악산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 하늘전망대에 도착했다. 북악산의 능선과 불암산, 수락산, 아차산까지 보인다. “와! 국민대학교다!” 우준혁 학생이 손으로 학교를 가리킨다. 이창배 교수와 임희욱 학생이 우준혁 학생이 서 있는 곳으로 향한다.
“지금 보이는 능선 가운데 가장 높고 암벽이 보이는 봉우리를 ‘보현봉’이라고 하는데요. 이 보현봉 앞에 볼록한 2개의 봉우리를 ‘형제봉’이라고 해요. 형제봉 능선을 쭉 따라가니 국민대학교가 보이네요. 캠퍼스 안에만 있다가 하늘전망대에서 우리 학교를 바라보니 북한산 끝자락에 좋은 위치에 있는 게 보이네요.”

이창배 교수와 두 학생이 스마트폰을 꺼내 도시의 풍경을 담는다. 초록의 산에 노란 단풍이 드문드문 옅게 물들었다. 산에 가을이 닿을락 말락, 한 달 뒤면 가을에 푹 물든 하늘전망대의 풍경을 상상하며 이번에는 북악팔각정으로 향한다.

▲ 하늘전망대

▲ 보현봉(왼쪽)과 국민대학교(오른쪽)

▲ 북악팔각정

▲ 북악팔각정에서 바라본 평창동(왼쪽)과 남산서울타워(오른쪽)

북악팔각정은 북악산 위에 한옥형 정자가 있는 서울의 관광명소다. 서울의 이름난 관광명소인 만큼 외국인 관광객도 자주 찾는다. 2층으로 된 북악팔각정 안에는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주전부리를 판매한다. 이창배 교수와 두 학생이 2층으로 올라간다. 북악팔각정 현판이 있는 자리에는 평창동이, 정자를 반 바퀴 돌아선 자리에는 남산서울타워와 롯데월드타워가 보인다. 두 학생이 조금 더 서울을 꼼꼼하게 보고 싶은 마음에 망원경에 눈을 가까이 가져가본다.

▲ 북악팔각정에 있는 느린 우체통. 편지를 넣으면 1년 뒤에 도착한다.

이날의 일정을 마무리하며 이창배 교수가 두 학생을 불러 모아 소감을 묻는다.
“국민*인을 위한 트래킹, 역시 칭찬해요! 국민대학교 제2정릉기숙사가 있는 도시에서 숲으로 그리고 산으로 이어지는 루트가 너무 좋아요. 2학기 중간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스트레스받는 날에 머리도 식히고, 눈에 자연도 담을 겸, 꼭 한번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임희욱 학생이 두 손을 불끈 쥐며 친구들과 다시 한번 꼭 오겠다고 말한다.
“저는 산을 좋아해서 자주 등산을 가는데요. 가벼운 트래킹이라도 부담스러운 분들이 계시잖아요. 그렇다면 차를 타고 이동해서 북악팔각정에 오셔서 산책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꼭 여자친구를 만들어서 오겠습니다!” 우준혁 학생이 여자친구 손을 잡고 오겠다고 다짐한다.
이창배 교수가 두 학생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다음 정릉STYLE에는 북한산의 완연한 가을로 국민*인을 초대하겠다고 말한다. 벌써 마음에 단풍이 드는 기분이다. 짧게 스쳐 지나가는 찰나의 가을, 청아한 산길을 놓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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