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모듈형 스마트패션 플랫폼 연구센터(이하 센터)의 김윤희 교수는 우리나라 스마트 패션의 선구주자라고 할 수 있다. 약 20년 전, 스마트 패션이라는 용어가 붙기 전부터 이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껏 쌓아온 커리어를 바탕으로 NANO KOREA 2018 출품, CRC사업 선정 등 이력을 쌓으며 그 저력을 드러내고 있다. 스마트패션 사업의 새로운 인재 배출에 힘쓰고 있는 김윤희 교수를 만나 스마트패션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스마트 패션(Smart Fashion)은 개인의 스타일과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패션 디자인과 최첨단 IT를 융합한 용어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다양한 변화가 가능한 고부가가치 산업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 스마트 패션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것은 18년 정도됐다. 김윤희 교수는 이 때부터 스마트 패션 연구에 몸을 담았다.
“학부부터 석·박사 모두 패션을 전공했어요. 석사학위 논문을 고민할 때쯤 해외 뉴스 토픽에서 아나운서를 위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소개한 적이 있었죠. 아직도 생생하고, 벅찬 감동의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그래서 무작정 관련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던 거 같아요.”
연구에 매진하던 김윤희 교수는 우연히 웨어러블 컴퓨터를 패션의 비전이라고 제시하는 카이스트 원광현 교수를 만나 시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스마트 패션의 선구주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윤희 교수도 사실은 스마트 패션이라는 것이 아직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패션은 초기 웨어러블 컴퓨터라는 이름으로 2000년도에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는데요. 최근 몇 년 사이에 4차 산업혁명과 사용자들의 수요가 맞물리면서 다시 대두되기 시작하고 있어요. 현재 스마트 패션은 침체된 패션 산업 부흥에 혁신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어요.”
나노 코리아 2018은 나노 분야를 중심으로 레이저 기술, 마이크로나노 시스템, 첨단 세라믹, 스마트 센서 등 다섯 개 분야에서 11개국 350개사 544부스로,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다. 3일간 1만 여명의 전문가와 산업 관계자가 전시장을 방문했다. 김 교수는 생활에 밀착된 심미성과 편의성에 중점을 둔 작품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하이테크 기술이 아니더라도 인간의 감성과 개성을 살리고, 단순하지만 스마트 패션의 형태로 개발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융합디자인테크놀로지학과 학생들의 융합에 가장 큰 비중을 두었죠. 콘텐츠를 개발하는 패션디자인전공 학생들과 앱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전자공학전공 학생들의 협업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 날, 가장 큰 호응을 얻은 것은 전통문양을 활용한 직물형 FPC(Flexible Printed Circuit)와 자체 개발한 직물형 압력센서다. 시스템을 구축하고 퍼포먼스 형태의 결과물을 선보이며 기능성과 심미성을 갖춘 스마트 패션에 관심이 집중된 것이다.
“이 외에도 센터에서 자체 개발한 블루투스 및 센서 플랫폼을 활용해 사용자의 기호에 따라 기능과 디자인을 레고 형태로 조립 및 탈·부착 가능하도록 설계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문양 및 텍스트를 실시간으로 바꿔주는 의상, 지퍼 인터페이스 시스템 기반의 MP3 자켓 등이 융합연구전시물로 선보였죠.”
국민대학교 모듈형 스마트 패션 플랫폼 연구센터는 국내 수도권 대학 중 유일 2017년 미래창조과학부 CRC사업에 선정됐다. 이 센터에는 국민대 융합디자인테크놀로지학과를 비롯해 의상디자인학과, 신소재공학부, 전자공학부, 소프트웨어학부, 경영학부, 스포츠학과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학제 간 융합을 통해 스마트 패션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핵심이다.
“센터에서는 사용자의 기호에 따라 원하는 기능 및 디자인을 재구성, 재설계, 재디자인이 가능하도록 전자유연소자 기반으로 커스터마이즈(Customize) 스마트 패션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심미성과 기능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사용자 맞춤형 플랫폼이죠. 사용자가 매일 다른 디자인과 기능을 선택할 수 있는 스마트 패션을 만들자는 흥미로운 아이디어예요.”
센터에서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인터랙티브 스마트 패션을 주제로 쇼케이스를 개최하고 있다. 나노 코리아 2018부터 인터랙티브 스마트 패션 쇼케이스까지, 다양한 전공의 교수진과 학생들이 산업군에 필요한 스마트 패션을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김윤희 교수는 융합연구에서부터 세계적인 전시회에 출품하기까지 다양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융합’이었다.
“학생들은 학부 때 체계적인 융합 커리큘럼을 배우지 못했고, 대학원에 진학했기 때문에 뿌리가 다른 타전공간의 융합은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죠. 융합은 내 전공 분야를 융합연구에 녹이면서 새로운 걸 창출해야 합니다. 다른 전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더 나아가 서로 간의 프로세스를 맞추어 가는 것이 필요해요. 이러한 융합을 이끌려면 ‘융합에 대한 태도와 오픈 마인드’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 이 부분을 항상 강조하죠, 그러나 여전히 저도 어렵습니다”
김 교수는 현재 웨어러블에서 플랙서블, 더 나아가 패브릭 기술로 발전하는 스마트 패션 영역에서 더 앞서나가기 위해 콘텐츠와 디자인 개발에 힘쓰고 있다. 그에게 스마트 패션에 관심이 있는 국민대학교 학생들에게 한 마디를 부탁했다.
“스마트 패션은 섬유·패션, 헬스·건강, 의료, 스포츠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이 가능해요. 계층, 직업, 지역 등에 따라 다양한 제품 및 서비스 출시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생산, 마케팅 방법 등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죠.
이처럼 스마트 패션과 관련해 일자리가 대거 열리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교육현장과 산업현장에서 미스매치 현상이 일어나고 있어요. 우리 센터 및 학과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통합적 사고력을 지니는 인력을 배출하고, 실무형 창의산업융합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해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발전하고 있는 스마트 패션. 이 분야에서 김윤희 교수는 독보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녀가 이끌어나갈 모듈형 스마트 패션 플랫폼 연구센터에서는 어떠한 인재가 배출되어 대한민국 스마트 패션의 새로운 획을 그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