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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윤 기자의 K-연예통신 7전8기, 끝없이 도전해 스타가 된 사람들

다양한 재능과 끼가 넘쳐나는 국민대학교 출신 동문 중에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활발하게 활약하는 스타들이 적지 않습니다. UNIK 37호를 시작으로 올해 2회 연재되는 SBS미디어넷 연예부 강경윤 기자(국사학과 03학번)의 K-연예통신, 그 첫 번째 이야기는 7전8기의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끝내 스타가 된 이들의 스토리입니다.

데뷔한 지는 수년이 흘렀지만 크게 이름을 알리지 못한 배우들을 가리켜 ‘중고신인’이라고 한다. 흔하게 쓰는 말이지만, 이 말을 듣는 배우들에게는 뼈아픈 말이기도 하다. ‘중고 신인’이란 꼬리표를 떼기 위해 배우들은 그동안 쏟아 부은 것에 갑절의 노력을 쏟아 부어야 하며, 때에 맞는 ‘운’을 기다려야 한다.

스스로 기회 만들어 낸 배우 신소율

배우 신소율(연극영화전공 04)도 한 때는 ‘중고 신인’으로 불리던 연기자였다. 프로필 상 데뷔작은 2007년 영화 ‘궁녀’. 하지만 스물한 살 나이 첫 영화의 배역을 따내기 전 신소율은 지역 케이블 프로그램 요리 리포터 등 기회가 닿는 대로 방송 일을 하며 배우의 꿈을 키웠다. 그 기간까지 합치면 데뷔한 지 10년이 넘는 셈이다. 소속사 없이 활동하던 그가 20대 초반 기획사에 들어가기 위해 스스로 프로필 사진을 들고 오디션을 본 일화는 유명하다.
신소율은 연예계에서 긍정적인 배우로 손꼽힌다. 하지만 7~8년을 길고 컴컴한 터널과 맞먹는 ‘중고 신인’ 생활을 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신소율은 기획사 문제까지 불거지며 더 힘든 시간을 견뎌냈다. 터널에 한줄기 빛처럼 ‘중고 신인’ 꼬리표를 떼게 한 작품은 2012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었다. 신소율은 에이핑크 정은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서인국, 인피니트 호야 등 가수 출신 주연 배우들 사이에서 거의 유일한 연기자로 고교생 연기를 펼쳤다. 드라마의 큰 성공과 더불어, 안정된 연기와 해맑은 매력으로 신소율은 시청자들에게 주목을 받았고 대중적인 연기자로 거듭났다.

이후 그는 드라마 ‘못난이 주의보’, SBS ‘청담동 앨리스’, ‘엄마가 뭐길래’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친숙한 배우로 거듭났다. 그리고 신소율의 배우로서의 터닝 포인트는 지난해 방송된 KBS 일일 드라마 ‘달콤한 비밀’이었다. 신소율은 첫 주연작인 ‘달콤한 비밀’에서 사랑했던 남자와 이별 이후 홀로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 한아름 역을 맡았다. 강인한 모성애와 한 없이 여린 내면을 표현하기 위해서 신소율은 매회 여러 번 눈물을 흘렸다. 촬영장에서 눈물 그칠 날이 없다고 해 ‘눈물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그는 첫 주연 드라마에서 세밀한 감정연기를 했다는 호평을 받으며 명실상부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최근 출연 중인 SBS ‘미세스캅’까지 신소율은 쉼 없이 연기를 펼치며 신인시절 못 다한 연기의 한을 풀고 있다. 신소율은 여전히 스스로를 “신인”이라고 부른다. 연기에 있어서 늘 신인이고 싶다는 겸손함과 꾸준함은, 10년 신인 생활을 정리하고 사랑받는 안방의 스타가 되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슬럼프 극복, 제 2의 스타트 시작한 배우 이규한

신소율과 같은 기획사소속 배우 이규한(연극영화전공 99)은 조금 다른 케이스다. 이규한은 데뷔 이후 일찍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데뷔에도 운이 따랐다. 연기자에 대한 원대한 꿈을 꾸기 보다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용돈벌이나 할 요량으로 단역 연기자가 된 것. 이규한은 단역 출연 바로 다음해 MBC ‘사랑과 성공’으로 처음 배역을 맡았다. 이후에도 운은 계속 좋았다. 특히 이규한은 2005년 최고의 히트작인 ‘내 이름은 김삼순’에 출연하면서 일생일대의 큰 기회를 얻었다. 당시 김선아는 이 작품으로 MBC 연기대상을 받았고, 드라마의 시청률은 30%를 훨씬 웃돌 정도로 치솟았다. 김삼순 역을 맡은 김선아의 전 남자친구이자, 코믹하고 개성 넘치는 민현우 역을 맡은 이규한 역시 당시 현빈, 려원과 함께 연예계에서 가장 핫한 배우가 됐다.

하지만 슬럼프는 예기치 않게 찾아왔다.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이규한의 인지도는 훌쩍 뛰었고 꾸준히 주인공으로 작품에 출연했지만 스포트라이트는 번번이 피해갔던 것. 소란스러운 관심이 떠난 자리에서 이규한은 지독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고 뒤늦게 털어놨다. 심지어 이규한은 연기생활을 더 이어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규한이 다시 시청자들에게 주목을 받게 된 건 드라마, 영화가 아닌 예능프로그램에서였다. 솔직한 성격인 이규한이 지난해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놀라운 입담을 펼치면서 큰 화제가 됐다. 당시 이규한은 소속사를 나와 혼자서 연기를 할 때였는데, 우연히 ‘라디오스타’ 작가인 친구의 권유로 예능에 출연했고, 의외의 끼를 분출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규한은 “30대도 이제 곧 지나갈 텐데 탈모 때문에 걱정이다. 차라리 아버지 역할을 맡기 위해서 잠시 연기를 쉴까도 고민했다.” 등 덤덤하게 자신의 고민을 내비쳤고 시청자들의 이런 솔직함에 공감했다. 또 ‘라디오스타’ MC인 윤종신이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소속사와의 전속계약을 권유했고, 이규한은 새 소속사와 제 2의 전성기를 만들고 있다.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를 촬영 중인 이규한은 예전과는 작품에 임하는 자세가 다르다. “예전에는 할 수 있는 것만 했다면 이제는 할 수 없는 것에 도전하고 싶다.”는 각오가 돼 있을 정도로, 슬럼프는 이규한에게 새로운 기회를 건넸다. 노력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이규한은 예능 뿐 아니라 배우로서의 제2의 도약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막 떼고 있다.

라디오 진행의 재능 꽃피우는 개그우먼 정경미

개그우먼 정경미(연극영화전공 99) 역시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정경미는 2005년 KBS 20기 공채 개그맨으로 발탁돼 ‘개그콘서트’의 르네상스를 이끈 주인공이다. 신봉선과 함께 개그우먼으로 화려한 주목을 받았고, 특유의 넉살좋고 구수한 ‘아줌마’ 연기로 코너마다 감초와 같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코너 안에서는 든든한 연기력으로, 코너 밖에서는 개그우먼들의 세심하고 배려 깊은 왕언니로 역할을 하며 ‘개그콘서트’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정경미에게도 자연스럽게 고민의 시기는 찾아왔다. 공개 개그프로그램을 하는 개그맨들이 공통적인 고민인 ‘세대교체’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다. ‘개그콘서트’와 같은 공개 코미디에는 코너 개수에 대한 제한이 있고, 매년 들어오는 신인개그맨들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공채 개그맨들 간에 세대교체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선배들은 설 자리가 부족해지는 셈이다. 배역의 한계가 더 크게 작용하는 개그우먼들은 부담과 고민이 더 클 수밖에 없었고, 정경미도 이런 고민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정경미에게 내려온 기회는 바로 라디오였다. 2013년 정경미는 KBS 공채개그맨 선배인 박준형과 공동 DJ를 제안 받았다. 화려한 개인기와 특유의 입담으로 무장한 박준형이 ‘스피커’였다면 정경미는 세심하게 소소한 이야기에 공감해주는 ‘리스너’ 역할이었다. 개그맨과 개그우먼의 DJ는 가벼울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MBC 라디오 ‘박준형, 정경미의 2시 만세’는 택시 기사, 주부, 아르바이트생 등 시민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방송의 중심으로 이끌어왔고 동 시간 대 청취율 최강자인 SBS ‘두시탈출 컬투쇼’와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재밌는 얘기를 해주기보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싶었다.”는 정경미의 바람대로 청취자들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정경미 역시 2세를 출산한 지 불과 3주 만에 다시 마이크 앞에 앉을 정도로 청취자와 소통의 매력에 푹 빠졌다. 진행능력을 인정받아 정경미는 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라디오부문 우수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위기를 위기로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기회로 삼은 정경미는 매일 오후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 입담으로 사람 사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무엇보다 라디오는 정경미가 무대 위 끼 넘치는 개그우먼에서, 사람 냄새 나는 방송인으로 활동영역을 넓히게 된 가장 큰 힘이 됐다.

강경윤 기자는?

국민대학교 국사학과(03학번)를 졸업하고 2007년 스포츠서울 미디어 연예부 기자를 시작으로
서울신문 나우뉴스를 거쳐 SBS미디어넷 연예부 기자로 일하고 있다.
<SBS모닝와이드> ‘강경윤의 연예뉴스’ <한밤의 TV연예>에서 ‘야심한 톡’ 코너에 패널로 활약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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