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시각디자인전공
21학번 서정원 학생
마음은 굴뚝같지만 내 마음 같지 않은 현실을 종종 마주할 때가 있다. 서정원 학생은 그럴 때마다 낙담하기보다는 본인의 루틴을 유지하며 하루를 잘 보내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한다. 서정원 학생이 작업한 카카오톡 이모티콘 <나름 열심히 삽니다! 나름의 일상>에는 32가지 일상의 조각이 담겨있다. 서정원 학생 그 잡채이기도 하면서 우리의 모습이기도 한 캐릭터 나름이가 사랑스럽고 익살맞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모티콘 작업에 대해 관심이 있을 거예요. 언젠가 한번은 작업해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만큼 제 몸이 잘 움직여지지 않더라고요. 때마침 지난 학기에 이모티콘 1세대 작가이신 임선경 교수님이 강의하는 ‘캐릭터 디자인’ 수업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수강 신청하게 됐어요.
임선경 교수님께서는 학생 개개인의 관심사를 캐릭터로 발전시키고 스케치 과정에서는 표현을 좀 더 다양하게 보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어요. 콘셉트를 설정하면 스케치 작업에 들어가는데요. 표현 방식을 확장하고 수정 작업을 거치는 중반 이후부터 시간 배분을 잘해야 해요. 총 20명이 수강한 수업에서 저와 일러스트전공 졸업생 한 분이 카카오톡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이모티콘 작가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나름 열심히 삽니다! 나름의 일상>에는 제 모습의 일부가 투영되어 있는데요. 하고 싶은 일이 분명한데도 하지 않고 있는 저를 보면 자괴감이 앞서곤 해요. 저는 스스로 잘 움직이는 성격이 아니라서 채찍질이든 뭐든 저를 자극하는 무언가가 필요해요. 그래서 이러한 내용을 주제로 이모티콘을 완성해 보기로 했어요. <나름 열심히 삽니다! 나름의 일상>에 나오는 포니테일 여자애가 ‘나름’이에요. 멈춰있지 않고 나름 열심히 살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는데요. 저와 같은 성향의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이모티콘이 필요하지 않을까요(웃음).
이마 위에 핸드폰이 올려져 있는 이모티콘은 아침에 막 잠에서 깬 제 모습이고요. 결승선 테이프를 끊고 완주하는 이모티콘은 열심히 살고자 하는 의지를 다지며 일주일에 두 번씩 달리는 제 모습이에요. 또 팔 근육을 자랑하거나 엄지척하는 이모티콘은 완주 후 주변 사람들에게 보내는 제 인증샷 포즈이기도 해요.
이모티콘이 출시되고 첫 달이 가장 반응이 좋았어요. 지인들의 성원이 가장 강력하게 작용된 행복한 한 달이었어요. 매달 통장에 꾸준하게 수익이 들어오고 있어서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안정적인 느낌이에요.
나름이라는 캐릭터로 작업을 꾸준하게 진행할 계획이어서 작가명을 나름이로 정했어요. 성은 어머니의 성을 따랐는데 서정원으로 열심히 살고 있으니, 이나름으로는 이모티콘 디자이너로서 잘살고 싶다는 바람을 담았어요. 나름이라는 캐릭터를 활용해 ‘운동’ 등 다양한 소재로 확장해볼 생각이에요.
<The JOURNEY>는 <나름 열심히 삽니다! 나름의 일상>을 작업하면서 비슷한 시기에 완성한 일러스트레이션 작업물이에요. 창작에 대한 욕구는 있는데 막상 무엇을 그리고 싶은지 모를 때도 있고, 빈 캔버스에 무언가를 채우기 두려운 마음도 있는데요. 그 이유가 잘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익숙한 오른손이 아닌 왼손으로 작업해 잘하겠다는 욕심을 내려놓기로 했어요. 지난 3월에 첫 전시를 열었고, 하반기에도 전시를 이어갈 계획이에요.
학부 졸업 후, 어린이 교육 콘텐츠 회사에 취직해 캐릭터 관련 일을 했었어요. 캐릭터의 애니메이팅(애니메이션에서 디테일한 움직임을 만드는 작업)이나 캐릭터 매뉴얼 작업 등을 해왔는데요. 직장생활과 개인 작업을 함께하기에는 체력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여유가 없더라고요. 작가로서 삶을 리셋하고 싶어 프리랜서로 전향했고,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 진학해 혼자서는 지지부진하게 진행됐던 개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어요. ‘캐릭터 디자인’ 수업의 결과물이 그런 예시 중 하나인데요. 캐릭터 디자인 수업에서 두 개 캐릭터를 완성해 하나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에 나머지 하나는 네이버 OGQ 마켓에 출시되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게 됐어요.
경험이 많은 편이 아니라서 팁이라고 말하기는 조금 부끄러운데요. 그림을 잘 그리는지, 못 그리는지 실력은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아요. 이모티콘의 콘셉트가 명확하고, 기획이 설득력이 있고, 표현이 참신하면 승인 확률은 높아진다! 아, 그리고 쉽게 그린 것 같은 이모티콘이어도 결코 승인받는 과정이 호락호락하지 않다(웃음)!
이모티콘 작가 이나름으로서 나름이 2탄을 작업할 계획이에요. 나름이라는 캐릭터에 다양한 주제를 접목해 스토리를 확장하고 싶은데 나름의 00시리즈를 시작으로 모션을 더해 캐릭터에 생동감을 더해볼 생각입니다. 나름이에게 남친 '늠름'이를 만들어 줄 계획도 있어요. 또 그림책 한 권을 완성해 보는 것도 목표예요. 지난 1학기에 글쓰기(김수정 교수) 수업에서 구상 작업을 마무리했고, 2학기부터는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요. 주제는 작년부터 취미생활로 시작한 달리기입니다. 제가 즉흥적이기로 유명한 P형 인간인데요. 프리랜서로 전향하면서 계획적인 J형 인간처럼 그해 계획을 적어 책상 앞에 붙여 놔요. 마음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책상 앞에서 마음을 다잡고, 일상에서는 <나름 열심히 삽니다! 나름의 일상> 이모티콘을 사용하면서 그날 하루도 잘 보내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