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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보다 더 큰 비전을 향해
쑥쑥찰칵은 오늘도 쑥쑥!

제제미미 박미영 대표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광고학전공 04학번

박미영 대표는 아이의 성장을 사진과 텍스트로 기록하는 성장기록기반 육아플랫폼 ‘쑥쑥찰칵’을 기획한 창업가다. 신생아를 둔 10커플 가운데 3커플이 이용하는 쑥쑥찰칵은 양육자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비전 아래 도치맘과 도치대디에게 양육의 기쁨과 보람을 전하고 있다. 광고인을 꿈꿨던 20대 청년이 창업가, 직장인, 디지털 노마드, 프리랜서 그리고 다시 창업가로 도전을 거듭하기까지. 모든 일은 작은 시도에서 비롯됐고, ‘시작은 언제나 옳다’고 말하는 박미영 대표를 만나 도전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촉망받는 벤처기업 CEO

박미영 대표는 광고에 진심이었다. 학부 기간 광고공모전에 나갔지만 결과는 줄줄이 낙방. 그러던 어느 날 부전공인 사회학 수업에서 웹 2.0 강의를 들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옥외광고와 TV광고가 주를 이뤘던 시기. 쌍방향으로 소통이 이뤄지는 온라인 광고가 흥미롭게 느껴졌다.
“온라인 배너 광고보다 좀 더 적극적인 모델을 만들어 광고공모전에 도전해볼 생각이었어요. 실(seal)이라고 불리는 아이콘·위젯을 블로그, 모바일, 웹사이트, 데스크톱 등에 달아 본인의 관심사를 표현하는 광고 서비스 실타래를 기획했어요. 이 실은 공통의 관심사를 둔 상대과 연결되어 관련 콘텐츠를 구독할 수도 있고, 브랜드식으로 활용하면 내 블로그에 광고하는 배너처럼도 쓸 수 있죠. 고한준 교수님께 말씀드렸더니 광고공모전보다는 창업경진대회에 더 적합한 아이디어라고 하셨어요.”

▲ 제제미미 사무실

박미영 대표는 조민지·정다운 동기와 사업 계획서를 작성해 2018 대한민국 대학생 벤처창업경진대회에 출전했고, 1등상에 해당하는 마이크로소프트상을 받았다. 수상 이후에는 국민대학교가 예술관에 사무실을 지원해줘 벤처기업 %g(프로그램)을 세울 수 있었고, 1년 뒤에는 세계적인 스타트업 경진대회인 테크 크런치 50 컨퍼런스 2009(Tech Crunch 50 Conference 2009)에 참가해 20:1의 경쟁률을 뚫고 전도유망한 50개 신생 벤처기업에 랭크됐다. 혁신적인 신생 벤처기업으로 주목받은 덕분에 %g(프로그램)은 스페인, 일본, 중국, 독일 등지에서 제휴 요청이 들어왔고, 해외에 있는 VC 초청으로 투자 유치는 물론 해외 진출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박미영 대표는 졸업 후 취업 준비에 들어갔다.
“여느 대학생과 다르게 대회 수상으로 많은 것을 누릴 수 있었지만 이러한 경험이 기회인 줄도 모르고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어하는 이십 대 대학생이었어요. 게다가 당시에는 청년창업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없어 경영 마인드나 창업가 정신 같은 건 전혀 몰랐죠. 대표로서 제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그래서 회사에 들어가 다양한 경험들을 쌓아보기로 했죠.”

시대를 앞서간 N잡러 그리고 안정을 찾아 디지털 노마드로

박미영 대표는 졸업 후 SK텔레콤에 입사해 신사업을 발굴하는 기획자로 근무했다. 여러 부서로 이동하며 문자 메시지, 반려동물 헬스케어, CSR 활동, 사내 벤처 프로젝트 등 니즈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업무를 맡았다. 직장에서 만난 입사 동기와 결혼도 했다.
“제가 기획자 출신이잖아요. 제 결혼식을 남편인 전제우 이사와 함께 기획했는데요. 저희는 올림픽공원에서 결혼하고 싶었어요. 지금은 공원 결혼식이 흔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공원에서 결혼하는 사람이 없었거든요. 서울시에 문의했는데 종교 행사는 가능한데 결혼식은 안 된다는 거예요. 시민을 위한 공간인데 왜! 서울시장이었던 故 박원순 시장에게 트위터를 보냈고 답장을 받았죠. 결국에는 올림픽공원이 아닌 남산공원에서 결혼식을 올렸어요. 약지에 문신을 새겨 웨딩반지를 대신했고, 청첩장은 직접 디자인했고, 웨딩드레스는 해외직구로 사서 수선해 입었어요. 결혼식 당일 춤추며 입장했고 축하공연도 저희가 했죠.”

▲ 소녀같이 양 갈래를 머리를 한 박미영 대표

결혼 후 1년 뒤에는 퇴사하고 세계를 여행하며 디지털 노마드로 살았다. 박미영 대표가 기획을, 남편이 개발을 담당해 여행자가 실시간으로 현지 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SNS 서비스 에요트립을 창업했다. 세계를 여행하며 일하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안정적인 삶’을 추구했기 때문이었다.
“결혼하면서 구옥을 사서 셀프 인테리어로 집을 꾸몄어요.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퇴근해서는 에어비앤비 호스트로 다양한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을 만나며 매일 세계를 여행하는 기분으로 살았죠. 그중 독일에서 온 한 커플을 만났는데 여행하는 디지털 노마드였어요. 저는 회사에서 수동적으로 주어지는 일만 하기에는 성취 지향적이었고, 회사에서 일하는 8시간을 좀 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으로 살고 싶었어요. 유능한 인재가 모인 만족도 높은 일터였지만 회사가 분사하면서 불안감을 느꼈고, 회사 정책 등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제 안위를 걱정하는 삶이 과연 안정적인 삶인지 묻게 되었어요. ‘안정이란 무엇일까? 안정적인 삶은 가능할까’ 제가 생각하는 안정은 어딘가에 속해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 변해도 제가 안정적인 느낌을 갖는 것이라고 결론 내렸지요. 그래서 퇴직금으로 남편과 함께 세계여행을 하며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보기로 했어요.”

이번에는 엄마가 되었습니다!

박미영 대표는 세계 여행을 하면서 일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디지털 협업 툴이나 프리랜서 구직 플랫폼이 지금처럼 정착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고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1년간 25개국을 여행하고 국내로 돌아와 에세이 작가로, 에어비앤비 엠버서더로, 프리랜서 기획자로, 강연자로 활동했고, 임신과 출산으로 엄마가 됐다.

▲ 박미영 대표가 세계여행을 마치고 남편 전제우 이사와 함께 쓴 에세이 북 <시작은 언제나 옳다>

“세계를 돌아보며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본 경험을 에세이로 출간했어요. 다시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됐고, 꽤 잘나갔던 덕분에 초보 호스트들을 컨설팅하는 엠버서더로 활동했어요. 육아로 풀타임으로 일할 수 없게 되자 일주일에 이틀은 회사에 나가 기획자로 일했고 동시에 남편, %g(프로그램), 에요트립에서 손발을 맞춘 CTO들과 유료앱 4~5개를 만들어 시장에서의 반응을 지켜봤죠. 다시 취업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어요.”
이 시기 박미영 대표가 기획한 서비스가 바로 쑥쑥찰칵이다. 원래 시작은 쑥쑥찰칵이 아닌 ‘쏙쏙찰칵’이었다.

▲쑥쑥찰칵은 구글 플레이가 선정하는 ‘BEST OF 2020 올해를 빛낸
숨은 보석 앱(왼쪽에서 두 번째)’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임신과 출산을 하면 몸이 변하잖아요. 원래 다이어트를 위한 눈바디 앱 쏙쏙찰칵이었는데 아이의 성장을 기록하는 서비스로 살짝 바꿔 디캠프디데이에 출전했어요.”
결과는 우승, 청중상도 받았다. 디캠프디데이에서 프로토타입으로 시장성을 검증받았지만 앱을 론칭하고 7개월간 회원 수는 3,500명에 불과했다. 서비스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교보생명 이노스테이지에서 투자금을 지원받았다.
“하루에 가입하는 회원이 20명이었는데요. 온라인 광고 이후 회원이 500~600명으로 늘었어요. 그동안 고객들이 쑥쑥찰칵을 몰랐기 때문에 못쓰고 있던 거였죠.”
쑥쑥찰칵은 구글 플레이가 선정하는 ‘BEST OF 2020 올해를 빛낸 숨은 보석 앱’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했고, 윤민창의투자재단, 스프링캠프, 해시드 등 약 19억 원을 투자받았다. 또 올해 4월에는 민간투자사와 정부가 공동으로 유망 기술 창업 스타트업을 발굴해 연구개발과 국내외 사업화를 위한 투자금을 지원하는 팁스에도 선정됐다.

나를 오롯이 바라보고, 남들이 가지 않는 길로

제제미미는 박미영 대표의 애칭과 남편의 애칭을 따 만든 사명이다. 쑥쑥찰칵을 기획한 박미영 대표가 대표를, 개발자 출신인 전제우 이사가 회계와 경영을 담당한다. 결혼하고 1년 후부터 함께 일하고 있는 이들은 도전과 실패, 시련을 함께하며 지금의 쑥쑥찰칵을 만들었다. 박미영 대표는 남편을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사람, 또 다른 나’라고 표현하며 함께해야 비로소 하나의 퍼즐이 완성된다고 말한다. 박미영 대표와 전제우 이사가 함께 쓴 에세이 <시작은 언제나 옳다>에는 인생에서 함께하는 누군가가 꼭 필요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함께 길을 가는 사람이 있을 때 우리는 더욱 힘을 내게 된다.
사람 간의 상호작용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한다. 장애물이 있더라도 더 쉽게 이겨내고, 더욱 멀리 나아갈 수 있게 한다.
그 사람은 친구일 수도 있고, 가족일 수도 있고, 동료일 수도 있다. 누군지는 상관없다. 중요한 건 같이 갈 사람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시작은 언제나 옳다> 중-

“영화 <빅피쉬>에 나오는 주인공 에드워드 블룸처럼 경험이 풍부한 사람, 이야깃거리가 많은 사람이 꿈이에요. 에드워드 블룸이 아들에게 경험담을 늘어놓는데 아들은 그 이야기가 전부 허풍이라고 생각하죠. 결국에는 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가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요. 저도 우리 딸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들려주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결혼, 임신, 출산이 너의 인생을 좌지우지하지 않아. 엄마는 발맞춰 길을 걷는 동반자가 있어 안개 속에 싸인 길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엄마 박미영의 길을 오롯이 걸을 수 있었어’ 라고요.”

▲ 박미영 대표(왼쪽)와 전제우 이사(오른쪽)

▲ 하진이와 하온이는 박미영 대표와 전제우 이사의 자녀

난 3년 동안 누워 있던 적도 있었어.
하지만 이 모든 게 나의 더 큰 성공을 위한 시작점이라는 걸 알았지.

-영화 <빅피쉬>에서 에드워드가 아들에게 들려준 이야기 중에서-

박미영 대표에게 더 큰 성공을 위한 시작점은 스스로를 오롯이 바라보며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당당하게 걸어온 자신감과 용기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었을까. 남들이 가는 길에서는 도무지 도드라질 자신이 없다는 박미영 대표는 스마트한 사람이 많은 스타트 업계에서 쑥쑥찰칵만의 차별화된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그것은 똑똑한 서비스가 아닌 ’양육자를 지구에서 가장 행복하게 하는 기업‘이다. 박미영 대표는 이 목표를 ’성공보다 더 큰 비전‘이라고 부른다. 앞으로 박미영 대표가 걸어갈 길에는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세계여행을 하며 생겼다는 담대한 마음과 특유의 쿨한 긍정으로 시련을 환상동화로 각색하는 박미영 대표만의 빅피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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