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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인사이트 신발에 꿈을 실어 하늘을 날다 울마크 퍼포먼스 2020 챌린지 우승자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 패션학과 패션전공 20학번 김영환 학생

“사람이 일에서 행복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적성에 맞아야 하고, 너무 많이 해서는 안되며, 성취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존 러스킨이 한 말이다. 신발 디자이너 김영환 학생은 신발에 대한 열정, 신발만큼 좋은 헤비메탈, 공모전 당선으로 그의 청춘을 흥미진진하게 디자인하고 있다. ‘울마크 퍼포먼스 챌린지(Woolmark Performance Challenge)에 도전할 당시, 남모를 침체기를 겪었다는 그.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며 슬럼프와 쿨하게 이별한 그의 표정에서 자신만만한 패기가 느껴진다.

Q. 우승을 축하드립니다. 자기소개와 울마크 퍼포먼스 챌린지에 도전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국민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에 입학해 1년을 공부한 후 영국의 런던 칼리지 오브 패션(London College of Fashion)에서 신발 디자인을 전공했어요. 현재는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에 있습니다. 울마크 퍼포먼스 챌린지는 의상디자인학과 김승현 교수님께서 권해주신 대회인데요. 작품 출전이 3주 정도 남아 있는 상태에서 준비하느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단기간 몰입으로 우승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기분이 좋습니다.

Q. 울마크 퍼포먼스 챌린지는 이브 생 로랑, 칼 라커펠트, 조르지오 알마니 등 패션 레전드를 배출한 대회로 유명하죠. 패션 전공자가 아닌 다른 학우들을 위해 울마크 퍼포먼스 챌린지는 어떤 대회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양모로 만들어진 옷에 부착된 울마크, 자주 보셨을 텐데요. 울마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65개국 이상에서 널리 쓰이는 국제적인 인증 마크입니다. 울마크 퍼포먼스 챌린지는 울마크 컴퍼니에서 개최하는 대회로, 호주산 메리노 울의 장점을 살려 스포츠&퍼포먼스 시장에 맞는 혁신적이고 진보적인 아이디어를 제출한 사람을 우승자로 선정해요. 학부생과 대학원생이라면 개인 자격으로 누구나 참가할 수 있죠.

Q. 주제가 해양 플라스틱 오염의 대안이 되는 오션 세일링 복의 퍼포먼스를 제안하는 것이었어요.

대회 파트너사인 헬리한센(Helly Hansen)은 해양 스포츠 의류 기업이에요. ‘해양 스포츠랑 울이랑 무슨 상관이야?’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울은 보온성, 자외선 차단 기능이 뛰어나 수백 년 동안 선원, 어부, 탐험가의 옷에 쓰이고 있어요. 이 울을 활용해 석유계 합성 섬유를 대체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이 주제였어요. 저는 울에 옻칠을 칠한 신발을 출품했어요.

▲노래 only human에 영감을 받아 표현한 클래식 슈즈.  신발의 올록볼록한 부분은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하나의 완전한 우주관을 갖는 인간의 성장을 표현했다

Q. 서양의 소재와 동양의 기법이 만난 그야말로 혁신적인 융합인데요.

영국에서 웨스트엔드 스타일의 클래식 신발에 빠져 있었어요. 서양화의 전통기술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면 내구성, 광택 등이 더 향상되지 않을까 생각하던 중 가죽에 옻칠을 해봤죠. 그런데 조금 뻔한 느낌이랄까. 좀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던 중 ‘한지에 옻칠을 적용한 가죽 같은 느낌의 신발’로 아이디어를 확장시켰어요. 닥나무를 갈아 물에 풀어서 얇게 한 장을 뜬 게 한지잖아요. 얇게 뜬 한지를 층층이 쌓은 후 옻칠로 코팅을 하면 그게 일종의 닥나무로 만든 가죽이 아닐까. 요즘 패션계가 요구하는 친환경, 비건 패션과도 연결이 되는데 ‘한지에 옻칠을 적용한 신발’이 제 대학원 졸업 논문 주제이기도 해요. 울마크 퍼포먼스 챌린지에 제출한 아이디어는 한지가 울로 교체된 것이지요.

얇게 뜬 한지를 층층이 쌓은 후 옻칠로 코팅을 하면 그게 일종의 닥나무로 만든 가죽이 아닐까. 요즘 패션계가 요구하는 친환경 패션과도 연결이 돼요.

Q. 울마크 퍼포먼스 챌린지는 경연이 어떻게 이뤄지나요. 넷플릭스의 <넥스트 인 패션> 같은 현장을 상상하면 될까요.

<넥스트 인 패션>은 디자이너가 옷 한 벌 또는 여러 벌을 만드는 메이킹 과정에 집중한 프로그램이죠. 울마크 퍼포먼스 챌린지는 이론적인 부분에 집중하는 대회에요. 1차에서는 아이디어 도출, 연구배경·연구, 아이디어 개발, 참가자 소개 등 4장의 PDF로 구성해 출품작을 제출하고, 이 중 10명이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돼요. 이후에는 울마크 컴퍼니가 꾸린 스포츠&기능성 의류 전문 심사위원 패널과 멘토링을 통해 아이디어를 보강하는 단계를 거쳐 업데이트한 내용을 패널에게 프레젠테이션하는 것으로 대회가 마무리돼요. 작품 출품에서 파이널리스트 선정, 프레젠테이션까지 서너 달이 걸렸어요. 코로나19로 인해 멘토링, 프레젠테이션은 줌으로 진행했어요.

Q. 심사위원이 김영환 학생의 작품에서 높게 평가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하던가요.

퍼포먼스는 기획을 거쳐 제품이 상업적인 상품성을 갖추기 전까지의 단계를 말해요. 쉽게 설명하자면 운동화마다 각각 용도가 러닝화, 농구화, 축구화, 워킹화로 다 다르잖아요. 이런 카테고리로 퍼포먼스를 분류하면 이해가 쉬운데요. 제 아이디어는 신발의 아웃솔(밑창)과 어퍼(갑피)를 분리해 옻칠한 울 어퍼를 반영구적으로 쓰고, 아웃솔은 녹여서 틀에 부어 재생산하는 방식이었어요. 신발 제법 중 아웃솔과 어퍼를 스티치로 단단하게 결합해 만드는 여러 방법이 있는데 그 중 하나인 노르웨지언 웰트 제법을 사용했습니다. 밑창이 다 닳은 후에는 스티치를 잘라내어 다 닳은 아웃솔은 재생산하거나 새것을 사용하고 어퍼는 세탁해 쓰는 반영구적인 방식이죠. 심사위원이 바로 샘플로 만들 수 있는 단계라고 말씀하셨어요. 공장만 찾아 진행하면 생산이 가능할 정도로 현실적이라고 평가하셨죠.

Q. 우승을 통해 김영환 학생이 얻은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울마크 퍼포먼스 챌린지에 출전하기 전, 사실 침체기를 겪고 있었어요. 제2회 바이네르 신발 디자인공모전 등 다양한 대회에 출전해 우승한 경험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대회에 출전하면 파이널리스트까지만 오르지 그 이상의 성과가 없어 의기소침했어요. 평소에 일렉트로닉 기타를 켜며 놀 때는 신나게, 대회를 준비할 때는 한두 시간 잠자며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데 노력에 비해 결과가 아쉬워 제 인생이 조금은 고요하게 느껴졌어요. 이번 우승으로 얻은 성취감은 앞으로 제가 ‘신발 디자인’이라는 아직 국내에 없는 학문을 뿌리내리는 데 자양분이자, 원동력이 될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상금 1만 유로를 받게 됐는데요. 신발을 만드는 도구나 설비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작업 도구가 손 역할을 한다면 기타와 스피커는 뇌피셜 역할을 한다

Q. ‘신발 디자인’이라는 학문, 낯설어서 그런지 흥미롭게 들립니다.

아직 국내에는 없는 ‘신발 디자인’이라는 학문을 알리고 싶어 국민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하게 됐어요. 우리 학교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의 연구집단이잖아요. 저는 작년에 모듈형 스마트 패션 플랫폼 연구센터에서 김승현 교수님의 연구실의 연구인 '에너지 하베스팅 발렛 토 스니커즈(Energy Haryesting Ballet Toe Sneakers)'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신발을 신고 걷는 것만으로 동력을 얻을 수 있는 신발이 연구의 목표였는데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전만 해도 보기 좋은 디자인에 집중하는 디자인학도였죠. 그동안 제 안에 꽁꽁 언 바다를 깬 느낌이랄까. 신발에 첨단기술이 결합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몹시 궁금해요.

지금 당장 걷는 것만으로도 에너지를 저장하는 신발, 더 나아가 미래에 하늘을 나는 신발도 가능하다 말하는 김영환 학생. ‘신발 디자인 학문’, ‘신발 디자인 학회’를 만들어 패션 산업에서 신발 산업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그의 꿈을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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