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에 관심이 1도 없던 평범하고 온화한 회사원이 개발과 인공지능을 공부하다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대학원에서 공부도 하는 이야기. 최근 2년간 신현준 학생에게 벌어진 일들이다. 목표는 사무자동화 솔루션으로 세계 제패! 행동할 땐 과감하게, 모험은 즐겁게. 스타트업 대표라는 극한직업이지만 도전은 늘 설렌다.
노리스페이스는 놀이를 소리 나는 대로 적은 ‘노리’와 ‘스페이스’의 합성어입니다. ‘놀이 공간’이라는 뜻으로, 노리스페이스가 개발한 노리스엔진으로 기업의 사무자동화를 구축해 업무 환경을 놀이터와 같은 즐거운 공간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바람으로 창업했습니다. 노리스페이스가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 가운데 80%가 비정형 데이터(이미지, 엑셀, PDF, 인터넷 웹페이지 등)로 이들 비정형 데이터는 사무자동화가 이뤄지는 기업의 환경을 지체시키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20년 6월에 비정형 데이터를 정형화하는 솔루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노리스페이스를 창업, 기업 환경을 사무자동화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생화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글로벌 기업 연구소에서 개발자들과 협업하며 기획·분석 전문가로 일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만의 특화된 전문영역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이직을 준비하며 본격적으로 개발과 인공지능 공부를 시작했고, 기업에서 인적 자원을 투입해 해결해오던 비효율적인 업무를 인공지능 솔루션이 대체한다면 기업 내 다양한 가치들이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기업의 환경은 사무자동화로 변화하고 있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정부는인공지능 분야에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다이내믹한 변화 속 다양한 기회가 우리에게도 주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인공지능 사무자동화 시장에 솔루션을 제안하는 노리스엔진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전 직장에서 개발자들과 함께 일했기 때문에 개발 업무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2017년부터 혼자서 틈틈이 개발 공부를 했고, 창업하기 1년 전부터는 많은 시간을 들여 인공지능을 공부했습니다. 노리스페이스 창업 이후에는 멤버들과 사무자동화 솔루션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현장에서 많은 것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국민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원에 입학하게 된 계기는 국민대학교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운영하는 AI 양재 허브센터장이자, 국민대학교 소프트웨어학부 교수이신 윤종영 교수님을 만나 뵙고 인공지능의 방향성과 미래 비전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기 때문입니다. 윤종영 교수님께서는 인공지능 공부를 대학원에서 해보는 것이 좋겠다며 학업을 권하셨고, 국민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원 21학번으로 입학하면서 좀 더 전문적이고 심화된 내용의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AI 양재 허브는 서울특별시가 사업을 주최하는 AI 분야 전문 지원 기관입니다. 운영을 국민대학교가 맡고 있는데 인공지능 관련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 AI 특화 기업을 발굴·육성하며 개방형 연구 문화와 AI 전문가 간 소통과 교류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노리스페이스는 창업 초기 AI Startup Seed Camp에 참여해 운영지원금, 멘토링, 컨설팅 등을 지원받았습니다. 이때 받은 운영지원금으로 노리스엔진 개발에 필요한 설비를 마련해 창업 6개월 만에 매출을 일으킬 수 있었고, 잘 닦아 놓은 기반을 바탕으로 올해에는 AI Startup Seed Camp 2에 참가해 지원 기업으로 선정됐습니다.
국민대학교 창업지원단에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보유한 국민대학교 학생들의 창업 아이템을 발굴해 지원합니다. TEAM Startup Bootcamp는 학부 및 대학원 재학생, 지도교수로 구성된 팀을 선발해 시제품 제작 비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마침 노리스엔진의 R&D를 위한 시제품 테스트 비용이 필요한 시점이었는데 지원받게 되었고, 현재는 이경용 교수님께서 시제품 개발에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2021 산학협력 EXPO 학생창업 페스티벌에 참여한 이유 중 하나는 좀 더 많은 투자자를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투자를 받기 위한 준비 단계에서 대상을 받게 되어 투자자분들에게 노리스엔진을 알리기 좋은 환경을 갖추게 되었고, 실제로 건강식품 큐레이션 기업과 계약에 성공했습니다. 창업 2년 차인 노리스페이스는 다른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사업 초기에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또 매출이 발생하더라도 미미하거나 안정적이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예비창업패키지나 지자체 사업 등 지원 사업의 도움을 최대한 받아 사무실 임대료 등 고정비를 줄이고 그 비용을 노리스엔진을 개발하는 인력 충원에 투자했습니다. 국내 금융회사와 정부에서 제공하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에 참가해 사무실 임대를 지원받았는데 현재 사용하고 있는 본사와 기업부설연구소도 마찬가지로 지원받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에게 수많은 대회와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 위기를 돌파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작은 도전과 시도들이 모여 성장의 기회를 촉진하는 촉매제 역할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하게 많은 데이터를 추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추출한 데이터에 대한 신뢰도입니다. 보험사가 우리와 계약한 가장 큰 이유는 진료영수증에 있는 데이터를 정확하게 추출하는 능력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진료영수증에는 수많은 항목이 있습니다. 그중 보험금 청구심사의 경우, 자동화 프로그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직접 본인부담금과 공단부담금으로 항목을 나누어 계산하고 확정합니다. 사람이 하나하나 데이터를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면 사무자동화 프로그램을 사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비정형 데이터를 정형화해 정확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고, 본 계약에 앞서 진행된 POC(Proof Of Concept) 단계에서 분석 정확도를 90% 이상으로 끌어냈습니다. 이는 4개의 경쟁사보다 정확도가 20% 이상 높을 정도로 압도적이었습니다. 데이터 일원화도 노리스엔진의 경쟁력입니다. 수기로 작성한 데이터는 같은 내용이더라도 사람마다 작성 방식이 다르므로 하나의 기준에 맞춰 데이터를 표준화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예시로 노리스엔진은 동물병원 영수증에 포함된 EMR 데이터를 표준화하여 치료와 처방 내용을 추출하고 예측·분석하는 작업이 가능하며 이 데이터를 펫플랫폼 업체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노리스엔진의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고도화로 사무자동화 시대를 앞당기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국내 시장이 중요한 시장이긴 하나 결코 큰 시장은 아닙니다. 우리가 개발한 노리스엔진이 세계라는 넓은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면 더 많은 기업이 사무자동화를 실현할 수 있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게 될 것입니다. 동시에 노리스페이스에게도 해외 시장 진출은 성장의 기회가 되겠죠. 북미 시장 진출을 목표로 지난 3개월 동안은 KOTRA 캐나다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해 토론토의 요크대학교 산하 인큐베이터 와이스페이스와 함께 현지 전문가 일대일 멘토링, 캐나다 진출 전략 수립을 위한 워크숍 등을 진행했습니다. 이와 함께 캐나다 지사 멤버 중 Business Analyst인 팀원이 현지 대형약국과 IT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 데모를 진행하며 시장 공략을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미국 시애틀과도 가까워 미국 시장으로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데 유리하고, 영어권 국가인 영국, 호주 등으로도 진출하기 유리한 이점이 있어 교두보로 삼았습니다.
계획을 세울 때는 최대한 구체적으로 다양하게 생각합니다. 그다음은 위험을 최소화하되 가장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해 액션 플랜을 설정합니다. 이후에는 실행이죠. 굉장히 뻔한 이야기인데 사실 되게 중요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생각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두려워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고 그 과정에서의 모험을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올해부터는 노리스페이스가 보험업에도 진출합니다. 보험업에 대한 솔루션을 잘 마련하고 현재 준비하고 있는 캐나다 시장에서의 계약이 성사되어 북미 시장에서 좋은 피드백을 받아보는 것이 목표입니다. 대학원생이니 논문도 준비해야 하는데 좋은 내용으로 잘 쓰고 싶습니다. 장기적인 계획은 노리스페이스를 ‘자동화 솔루션’하면 떠오르는 대표 기업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픽 편집 프로그램하면 어도비가, 문서 작성 프로그램하면 마이크로소프트가 떠오르는 것처럼 말이죠. 인터내셔널한 기업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다양한 대회와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가하며 존재를 입증해내고 있는 노리스페이스. 신현준 학생의 노리스페이스는 이제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나를 증명하는 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매일매일의 과정이다. 이제 시작이니 지치지 말고 모험을 즐겨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