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부족한 능력을 동료들의 능력으로 퍼즐 끼우듯이 맞췄더니 완벽한 하나의 팀이 탄생했다. <2021 관광데이터 활용 공모전>에서 최우수를 수상한 비즈니스IT전문대학원 연진욱(21학번)·김나현(21학번)·서수민(20학번) 학생. 이들이 여행판에 짠 빅피처가 흥미롭다.
연진욱: 원래 작년에 <관광데이터 활용 공모전> 제품/서비스 개발 부문에 참가하려고 했었어요. 여행 관련 아이템으로 창업 준비를 하고 있던 터라 계획을 구체화하려고 했었죠. 그런데 개발을 완료하지 못해 작년 공모전에는 참가할 수 없었어요. 그래도 뜻이 맞는 친구 네 명과 창업해 6개월간 회사를 운영했죠. 결국에는 폐업했지만, 올해 <관광데이터 활용 공모전> 아이디어 기획 부분이 생겨서 창업 아이템을 재정비해 참가하게 됐어요. 제가 이미지·영상 처리를 연구하고 있는 나현이한테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어요.
김나현: 진욱이랑은 <관광데이터 활용 공모전>말고도 <한국IT 서비스학회 사회현안해결 지능화 서비스 아이디어 공모전>에도 참가해 손발을 맞춘 적이 있어요. 저한테는 첫 공모전이었는데 수상 경험이 많은 진욱이 덕분에 우수상을 받을 수 있었죠. 이번에도 진욱이의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어요. 둘이서 공모전 준비를 하는데 대학원 1년 차이다 보니 데이터를 다루는 데 서툴더라고요. 같은 연구실에 있는 수민 선배에게 이것저것을 물어봤는데 선배 입에서 비상한 아이디어가 툭툭 나오더라고요.
서수민: 네, 그렇게 저는 후배들에게 스카우트되었습니다!(웃음) 어차피 제가 진욱이와 나현이랑 같이 공모전에 참여할 게 아니어서 가볍게 제 생각을 말했는데 이 친구들이 또 그걸 잘 발전시켜서 가져오더라고요. 몇 번 회의를 해봤는데 우리 셋이서 좋은 그림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관광데이터 활용 공모전>이 처음 도전하는 공모전이었는데요. 기존 창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온 진욱이가 팀장을 맡고, 비정형 데이터의 기술 구현은 나현이가, 빅데이터 분석과 활용은 제가 맡았습니다.
서수민: TourAPI는 한국관광공사에서 구축한 국내 관광 정보를 제공하는 메타 정보 집합체에요. 85여만 건의 국내 관광 정보를 한글·영어·일어·중국어 등 9개 언어로 제공해요. 지역별 혼잡도와 관광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무장애 여행이라고 장애가 있는 교통약자들도 제약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또 한국관광데이터랩을 통해서는 지역별 관광객 수, 관광 지출액 등 관광과 관련된 다양한 빅데이터를 제공해요. 데이터를 분석하는 전문가들에게는 보물 창고와 같은 곳이에요.
연진욱: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여행 산업을 활성화하려면 소비를 주도하는 MZ 세대를 타깃으로 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요즘은 여행에 제약이 많은 시기인데요. 이 제약이 사라지면 언제든지 여행을 갈 수 있다는 전제를 두고 여행지에서 매번 똑같은 여행 경험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여행 효과를 최대화하고, 여행 시 겪었던 불편한 점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생각해 봤죠.
김나현: 각자의 여행 경험을 토대로 빅데이터와 첨단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우리가 가고 싶은 여행을 떠올려 여담을 기획했어요. 여담은 ‘여행을 담다’의 줄임말로 AR 기반 퍼즐형 관광 기록 플랫폼이에요.
연진욱: 여행하면서 사진을 많이 찍잖아요. 스마트폰 갤러리에 저장된 여행 사진을 자동으로 정리해주거나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인공지능을 활용해 여행지 지도에 퍼즐처럼 사진을 채워보는 방식을 프로토타입으로 정했어요.
김나현: 여행할 때 검색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지역 맛집도 찾고, 인스타그램에 올릴 기념사진 장소도 찾는데 애플리케이션 중 여행을 테마로 한 서비스는 적더라고요. 여담은 여행과 관련된 검색과 정보를 한 곳에서 얻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사용자 간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과 여행 경험을 기념하는 활동을 공유할 수 있어요.
서수민: 혼자 자주 배낭여행을 하는 편인데 알고리즘 추천으로 방문했던 곳이 제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필터가 단순해서 제대로 추천받지 못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핫한 알고리즘을 적용해 정보와 재미를 제공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했어요.
서수민: 지식 그래프인데요. 말 그대로 지식 베이스로 만들어진 그래프예요. 검색어를 입력하면 단어와 연관성이 있는 정보를 같이 보여줘요. 예를 들어 “지금 청계천 갈 건데 사람이 얼마나 많아?” 물으면 청계천, 혼잡도의 관계를 선으로 이어 바로 답변이 나오게 해요. 지식 그래프가 단어의 관계를 이용해 연결하기 때문에 컴퓨터를 쉽게 학습시킨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이 지식 그래프를 챗봇 서비스에 적용했죠.
김나현: YOLO라는 객체 검출 기술도 여담에 적용했어요. 예를 들어 광화문에 이순신 장군 동상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으면 자체적으로 이미지와 위치 정보를 추출하는 거예요. 또 여행지에서 만난 캐릭터를 YOLO로도 캡처할 수 있어요. 이 기술에 증강현실을 결합해서 캐릭터를 모으는 여행 경험을 더했어요. 여행지에 가면 지도에 스탬프를 찍어 여행 경험을 기념하는 활동을 하잖아요. 우리는 여행지에서 증강현실로 캐릭터를 모아 사용자가 여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어요. 포켓몬고 게임처럼요. 국민 캐릭터 라이언이 여행지와 관련된 복장과 분장을 하고 튀어나와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등 최신 첨단기술로 여행 정보와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했죠.
연진욱: 어렸을 때부터 가족들과 여행을 정말 많이 다녔는데 여수에는 아직 못 가봤어요. 여수 핫플에서 찍은 사진을 여담 사용자와 공유하고 싶어요.
김나현: 여담이 외국에도 서비스된다는 전제 하에 미국 디즈니랜드에 가서 곳곳에 있는 캐릭터들을 하나씩 모으고 싶어요.
서수민: 프랑스 에펠텝 아래서 사진을 찍은 후 여행 지도에 사진 퍼즐을 맞출 거예요. 또 보통 해외에서 현지인들이 가는 맛집 정보는 얻기 어렵잖아요. 챗봇에 “에펠탑 주변 현지인이 가는 맛집은 어디야”라고 물으면 여담이 좋은 맛집을 소개해주지 않을까요?
연진욱: 작년에 창업이 계획했던 대로 되지 않아 제가 무엇이 부족한지 알 수 있었어요. 이미지 처리 알고리즘이나 데이터 분석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싶어 비즈니스IT전문대학원에 진학했고, 이번 공모전을 하며 수민 선배와 나현이와 함께 제 미래 목표인 창업을 좀 더 구체화하는 계기가 됐어요. 수민 선배와는 요즘 MBTI 성향을 바탕으로 청년을 위한 여행 테마와 코스를 기획하는 공모전 <트레블’판’플레이>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번에도 역시 좋은 팀워크를 바탕으로 꼭 1등 상을 받고 싶어요.
서수민: 동기 또는 선후배와 협력해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 일이 많잖아요. 학부와 석사 통틀어 진욱이와 나현이와 함께한 이번 공모전이 가장 완벽한 팀워크였어요. 각자 맡은 전문 분야에는 책임을 다하고, 의견과 입장을 존중하며 문제를 해결한 덕분인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어요. 아! 그리고 이번 공모전에 도움 주신 김남규 교수님께는 제가 대표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김나현: 설득의 기승전결을 조금 알았다고 할까요? 여담에는 여행도 담겨있고, 우리 셋이 함께한 고민의 흔적도 담겨있어요. 이 서비스는 왜 필요하고, 어떻게 활용하고, 앞으로 발전은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그 기승전결을 잘 갖추는 연습을 많이 한 것 같아요!
내가 가진 가장 좋은 조각을 꺼내 여행의 퍼즐을 맞춘 연진욱ㆍ김나현ㆍ서수민 학생. 재미있는 여행판을 짤 수 있었던 건, 부족한 능력을 채워주는 팀원이 있어 가능했던 일이다. 훌륭한 팀워크를 갖춘 팀은 드림팀보다 더 값지고 의미 있는 드라마를 쓰기도 한다. 이 드라마를 가끔 꺼내 보며 그들의 열정만큼 뜨거웠던 여름날을 잊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