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교과 간에 관련된 요소를 통해 새로운 교과로 조직하고 융합시키는 것을 융합 교육과정이라 한다. 각 교과목의 성질은 유지하고 그 사이에 내용 등의 면에서 공통 요인을 추출하여 교과를 재조직한 것이다. 체육과 기계공학, 섞일 수 없을 것 같은 이 두 개의 교과목도 융합 교육과정을 구성했다. 바로 <웨어러블 센서를 이용한 운동 역학의 이해> 수업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직접 웨어러블 센서를 만들고, 인체 실험에 주체로서 참여하게 된다. 단순히 흥미로운 실험을 넘어서 새로운 산업에 대해 학생들의 시야가 확장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는 이대택 교수와 최정일 교수를 만나 수업에 대해 들어봤다.
기계공학부 최정일 교수는 대학원과 박사후연구원 과정에서 웨어러블 센서와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해왔다. 그리고 땀을 통해 운동량을 체크할 수 있는 웨어러블 센서를 개발했고, 이를 기반으로 수업을 구성하길 희망했다. 최 교수는 개발한 웨어러블 센서에 관해 설명했다.
“웨어러블 센서는 땀의 농도와 양을 측정할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신체 활동, 건강 상태를 측정하게 됩니다. 운동하면서 내 몸이 변화하는 과정을 땀이라는 특정한 변인을 통해서 변하는 몸을 모니터링하는 것입니다.”
이 웨어러블 센서를 활용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사람들의 운동량이나 운동 상태를 분석하고 처방할 수 있는지 등의 실험은 이번 수업을 통해 이루어진다. 최정일 교수의 제안에 흔쾌히 승낙한 이대택 교수는 “기존 땀을 측정하는 방식과는 달리 편리하기 때문에 헬스케어 산업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저의 본래 전공은 체온생리학이에요. 그중에서도 추위를 연구하는데요. 주로 인간의 육체적 기능과 능력을 어떻게 극대화할지를 다룹니다. ‘어떤 트레이닝이 좋다’는 식의 추상적인 이야기를 넘어 어떻게 하면 육상선수의 1초를 당길 수 있는지 등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죠.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땀을 활용한 웨어러블 센서의 실증적인 자료는 인체 실험에 아주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어요.”
<웨어러블 센서를 이용한 운동 역학의 이해> 수업은 스포츠건강재활학과의 인체실험, 데이터 수업과 기계공학부의 E-바이오시스템 수업이 합쳐졌다. 학생들은 인체실험을 하기 전에 E-바이오시스템 수업으로 직접 웨어러블 센서를 만들어보는 작업을 거친다. 최정일 교수는 “웨어러블 센서 안에 물질의 농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물질을 넣었다”며 “학생들이 만들기 용이하도록 미리 준비해둔다”고 수업을 설명했다.
“E-바이오시스템 수업은 신체의 상태를 측정하는 웨어러블 센서의 작동 원리를 배우고 실제로 제작해 보는 수업입니다. 현재 운동량을 측정하는 장비들이 웨어러블 센서로 바뀌는 추세인데요. 이 수업을 통해서 향후 스포츠 분야에서 실제로 쓰이게 될 웨어러블 센서가 어떻게 활용될 것인지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대택 교수가 진행하는 인체실험과 데이터 수업은 운동이나 활동을 할 때 운동량 및 칼로리 소모량을 분석하는 법을 배운다. 이 교수는 “학생들이 실험 전에 미리 체중 등 기초 검사를 하고 실제로 배출한 땀으로 인한 신체의 변화도 살펴본다”고 말했다.
“실험 공간을 따로 마련했어요. 비닐하우스처럼 만들었는데요. 열이 많이 나는 환경을 조성한 것입니다. 난방기도 넣어서 한 시간이면 40도까지 올라가죠. 그곳에서 20~40분 정도 뛰어요. 한 번은 물을 마시고 뛴다거나, 소금물을 먹거나 겉옷을 입거나 벗거나 등 경우의 수는 많아요. 그때 사람마다 흘리는 땀의 농도와 성분이 달라지죠. 고려할 게 많아요.”
실제로 이 수업을 참여하는 학생들이 현장학습의 기회로 웰니스 센터 등을 방문해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권해보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다.
최정일 교수는 “하나의 수업에서 다룰 수 있는 한계를 팀팀Class를 통해 넘어설 수 있다”며 팀팀Class의 장점을 설명했다.
“팀팀Class는 서로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는 수업의 연계를 통해 더 넓고 깊은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 거 같아요. 특히 이 수업을 통해 웨어러블 센서와 같은 차세대 헬스케어 디바이스들이 인간 생활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는 것을 학생들이 알 수 있으면 좋겠어요. 수명이 증가하면서 사람들은 점점 더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원할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웨어러블 센서와 같은 건강을 측정하는 디바이스가 중요해지죠. 이에 대한 기술과 함께 사람의 신체, 즉, 바이오에 대한 지식을 둘 다 숙지한다면 향후 진로에 있어 다양한 기회를 만날 수 있을 거라 예상합니다.”
이대택 교수는 이에 동의하며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깊게도 중요하지만, 넓게 파고드는 습관을 길렀으면 좋겠다”고 학생들을 독려했다.
“건강한 몸이 되려면 다양한 음식을 편식하지 말고 섭취해야 하잖아요. 이처럼 전공 지식도 마찬가지예요. 내가 진출하고 싶은 분야와 상관없다고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이 아니라 다 조금씩은 접해봐야 해요. 그게 기계공학이든, 예술이든 역사든 말이죠. 당장의 학점도 중요하겠지만(웃음) 장기적인 안목을 통해 전문가로서 성장하길 바랍니다.”
두 교수 모두 팀팀Class의 취지처럼 학생들이 두 전공 분야의 융합을 경험하는 것이 대학 교육의 진정한 목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입을 모았다. 웨어러블 센서를 만드는 경험은 물론, 인체 실험까지 수행하는 <웨어러블 센서를 이용한 운동 역학의 이해> 수업. 이러한 신선한 공부를 통해 학생들이 미래 헬스케어 산업에 꼭 필요한 인재로 성장해나가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