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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PLUS 에너지를 만드는 집이 있다고? 제로에너지하우스 국민대학교 창의공과대학 기계공학부 장영수 교수

전 세계 에너지 가운데 약 36%는 집이나 건물에서 소비되고, 이중 상당 부분은 냉난방에 사용된다. 그렇다면 냉난방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지금 전 세계는 제로에너지하우스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다.

에너지 소비량이 제로인 녹색 건축물

제로에너지하우스는 말 그대로 에너지 소비량이 ‘0’이 되는 집을 뜻한다. 건물에서 사용한 만큼의 에너지를 생산해 사용량과 생산량의 합이 0이 되는 녹색 건축물이다. 나라마다 제로에너지하우스를 정의하는 기준은 각각 다르다. 우리나라는 2016년 개정된 <녹색건축물 조성지원법> 제2조 4항에 따라 “건축물에 필요한 에너지 부하를 최소화하고 신에너지 및 재생 에너지를 활용하여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하는 녹색건축물”로 정의한다.

▲ 제로에너지하우스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지어지고 있다. 2012년 완공된 서울에너지드림센터는 에너지 자립률이 60.37%이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전 세계가 제로에너지하우스에 집중하는 이유는 제로에너지하우스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친환경 기술이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는 지구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로 유지하고, 더 나아가 1.5℃ 이하로 억제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작년 10월에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nference of the Parties:COP)26에서 각국의 정상들은 파리협정에 따라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NDC)를 발표하고 이행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40% 감축해야 하는 상황. 이를 위해 건축물 부문에서는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32.8%로, 2050년까지는 88.1%로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건축물의 제로에너지하우스 의무화를 확대하고, 인증등급 상향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 우리나라는 2030년에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40% 감축하고, 2050년에는 넷제로를 달성할 계획이다

“몇 년 전부터 공공 신축건축물에 제로에너지하우스 규정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연면적 1,000㎡(302.5평) 대형건물에 제로에너지건축 3등급을 적용하고, 2050년까지 신축건물 전체에 1등급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죠. 민간건물은 공공주택부터 우선 적용됩니다. 2025년부터 연면적 1,000㎡ 이상과 3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에는 5등급, 2030년부터는 500㎡(151.25평) 이상 주택에 제로에너지하우스 의무화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기축건물은 사업비나 공사비의 이자 지원비를 지원하는 그린리모델링 정책 사업을 통해 노후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입니다.”라며 장영수 교수는 제로에너지하우스가 정부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수단 중 하나라고 말한다.

패시브 기술 + 액티브 기술

제로에너지하우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세 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단열이나 기밀 등 성능을 개선해 에너지 요구량을 최소화하고, 기계‧전기 설비나 보일러 등의 고효율화를 통해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며, 건물 안에서 사용한 에너지만큼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건물 자체의 성능을 개선하는 방법은 패시브 기술, 기계설비의 효율이나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법은 액티브 기술에 해당된다. 제로에너지하우스는 패시브 기술과 액티브 기술이 종합된 건축물이다.

▲ 제로에너지하우스 인증시스템의 개념도

제로에너지하우스로 인증받기 위해서는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이 1++이상(건축물의 연간 단위면적당 에너지 소모량이 주거용은 90kWh/㎡년 이하, 비주거용은140kWh/㎡년 이하), 에너지자립률20% 이상, 대형건물에는 건축물에너지관리시스템(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 BEMS)이, 소형건물에는 원격검침전자식 계량기가 설치되어야 한다. 에너지자립률에 따라 1~5등급이 부여되는데 에너지자립률은 건축물의 냉난방, 급탕, 조명, 환기에 소비되는 에너지량 대비 건축물에서 생산되는 신재생에너지량의 비율로 평가된다.

▲ 에너지자립률이20% 이상이면 제로에너지하우스로 인증된다

제로에너지하우스에서 제로에너지시티로

장영수 교수는 1년 전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저감 목표 대응방안’을 주제로 주택 도시 분야 기계설비 지속 성장을 위한 Mech-2030 로드맵 수립연구’를 수행했다. 이 과제에서 LH형 탄소중립 2050 전략과 제로에너지하우스, 제로에너지시티를 구축하기 위해 기계설비를 적용하는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태양광 발전을 확대하기 위해 옥상이나 발코니뿐만 아니라 창호, 벽면 등 건물 외관에 태양광 발전 모듈을 장착해 발전하는 건물일체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BIPV; 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 System)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제로에너지하우스 건물에만 집중돼 있습니다만, 앞으로 제로에너지하우스가 점점 많아져 도시를 만든다면 좀 더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와 기술들이 적용될 겁니다. 예를 들어 도시의 환경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겠죠. 바다, 강, 호수, 공터 등 연중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해수, 하수, 지하수, 지표수, 토양 등을 히트펌프(재생열을 이용하여 냉난방하는 기술)에 연결해 냉난방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제로에너지하우스 건물에만 집중돼 있습니다만, 앞으로 제로에너지하우스가 점점 많아져 도시를 만든다면 좀 더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와 기술들이 적용될 겁니다.

지하수, 지표수, 토양 등이 예측 가능한 신재생에너지라면 계절, 시간, 자연환경 등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는 태양광, 풍력 발전은 잉여 전력에 대한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 보조배터리(Energy Storage System: ESS)와 같은 전력 저장 장치와 결합해 효율적으로 시스템을 운영한다면, 동절기·하절기에 대비한 피크 부하 절감 효과와 발전설비의건설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또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융합기술혁신이 일어나는 4차혁명 시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IoT기술 등이 BEMS에 접목된다면 미래에는 효율적인 에너지 생산과 관리, 실질적인 에너지 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BEMS는 액티브 기술의 설비, 시스템 운영, 제어를 담당할 제로에너지하우스 구현에 핵심적인 기술입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에너지 사용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통계하는 수준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센서, 네트워크 프로토콜, BAS(Building Automation System)를 통해 에너지 생산, 제어, 관리 등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정책 보완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건축, 환경, 공기조화기술, 수배관 설비, 신재생 에너지, BAS 등 건축물에 들어가는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BEMS 전문가가 중요합니다. 국민대 학생 여러분들이 제로에너지하우스 구축에 꼭 필요한 BEMS 전문가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제로에너지하우스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건축물의 대안으로 기후위기로부터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탄소중립 사회를 실현하는 방안이다. 제로에너지하우스로 시작해 제로에너지시티로, 기후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에게 꼭 필요한 최첨단 녹색 기술의 미래를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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