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건축대학 이태현 겸임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THE A LAB(에이랩 건축연구소)이 서울특별시에서 시행하는 ‘2019 사회혁신 리빙랩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됐다. 에이랩 건축연구소에서는 ‘서울의 미세먼지를 줄이는 친환경 건축 디자인 실험 및 외피 시스템 개발’을 주제로 이 사업에 선정됐다. 도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건축을 기획하고 있는 이태현 소장이 꿈꾸는 건축은 무엇일지 uniK가 물었다.
이태현 소장은 국민대학교 건축대학을 졸업한 이후 건축설계사무소에 재직하다가 영국 런던의 바틀렛 건축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그리고 17년에 에이랩 건축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는 그동안 해온 건축 작업을 바탕으로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을 현실에 구현해내려고 노력중이다.
“실험적인 도전정신이 공공예술 또는 공공디자인 프로젝트와 이어졌어요. 대표적으로 도시재생을 위한 성곽마을 예술가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팹랩 아시아 네트워크의 에너지 도시 파빌리온 디자인과 프로그램 운영을 맡기도 했죠.”
에이랩 건축연구소는 2년간의 인큐베이팅 기간을 거쳐 올 초부터 본격적인 건축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2019 사회혁신 리빙랩 프로젝트’의 사업자로 선정되며 존재감을 알렸다. 해당 프로젝트는 특정 지역 또는 생활 공간을 ‘실험실(living lab)’로 삼아 사용자의 다양한 참여로 사회적 난제 해결의 방법론을 찾으려는 사회혁신 시스템이다. 나아가 신뢰와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 자본을 확대하는 것도 이번 프로젝트의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이다.
“리빙랩 프로젝트에서 다루는 일상생활 속 문제는 폭이 넓어요. 주차, 생활 쓰레기 등 삶에 닿아있는 많은 문제들을 포함하고 있죠. 이러한 일상의 문제를 아이디어로 건축디자인을 통해 해소하는 리빙랩 사업을 제안했습니다. 저희는 큰 틀에서 변화하는 대기환경에 반응하는 건축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에이랩 건축연구소에서 제안한 프로젝트의 이름은 ‘서울시의 미세먼지를 줄이는 친환경 건축 디자인 실험 및 외피 시스템 개발’이다. 건물의 외피에 자연 친화적인 방법으로 공기정화 시스템을 만드는 작업이다.
“현재 실험 중인 방법은 한옥이 갖고 있는 대류현상을 이용해 공기가 데워지면 상승기류가 형성되고, 기압차에 의해 찬바람이 데워진 대기의 층을 채우는 자연적 공기 순환 시스템을 건축 디자인에 접목하는 중입니다. 아이디어를 통한 기획을 현실화 하는 과정입니다.”
리빙랩 사업 기간은 총 6개월이다. 에이랩 건축연구소는 이를 핵심 사업으로 삼아 파생되는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는 은평구-서울혁신파크 연계사업으로, 은평구의 유휴 공간에 친환경 공공 디자인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제안중이다. 그는 계속해서 미래지향적이고, 친환경적인 건축을 공공예술과 공공디자인을 통해서 진행하려 한다.
에이랩 건축연구소에서는 공공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건축물을 기획해왔다. 이 소장은 그것이 자신들만이 독창성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주변에 많은 건축물이 있지만, 사람들은 건축을 쉽게 인식하지 못합니다. 사람들에게 일상에서 보지 못하는 건축물을 통해 새로운 공간을 제공하고 새로운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더불어 최근 환경에 대한 인식이 중요해지는 시점인 만큼 친환경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작업을 꾸준히 해나갈 계획입니다.”
이 소장이 이러한 공공의 가치를 창출하는 건축을 하게 된 것은 실험적인 건축을 만들고자 하는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새로운 건축이 대중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삶의 변화를 가져왔던 사례를 들며, 시대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건축가로 성장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연장선상으로 이 소장은 전시 활동도 아주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2018년 바틀렛 서울쑈’에 참여했다.
“바틀렛 건축대학의 한국인 동문들이 모여서 바틀렛 서울쑈를 기획하게 됐어요. 런던은 이미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건축 아이디어와 접목하고 있거든요. 이를 국내에 소개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죠.”
이 소장은 연말과 내년 초쯤에 열릴 전시를 계속해서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작업을 대중에게 소개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중요한 매개체이기에 그에게는 빠질 수 없는 프로젝트 중 하나다.
이태현 소장은 국민대학교 건축대학의 커리큘럼이 세계 유수의 건축대학들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가 재학했던 바틀렛 건축대학과 연결성이 있었다. 이는 그가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건축을 해나갈 때 큰 도움이 됐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건축을 하다보면 포기하고 싶거나 좌절하는 순간들이 찾아와요.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치기도 하고요. 건축은 잘 알려진 것처럼 과제나 프로젝트가 많은 분야입니다. 그렇지만 건축은 경험과 연륜이 쌓여야 빛을 발하는 분야 중 하나예요. 지금 학생들에게 조급해하지 않고 맡은 일을 성실히 해나가는 끈기와 인내를 가지면 좋겠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어요.”
이 소장은 대학생 때 방학이면 여행과 전시 등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회상했다. 그것이 아이디어를 낼 때 많이 도움이 된 것이다. 그는 현재 국민대 학생들이 20대라는 젊고 아름다운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전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고 성실히 해나간다면 큰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응원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이태현 소장 역시 경험과 연륜의 깊이가 쌓이는 건축가가 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세상을 이롭게 하는 친환경적 건축에 도전장을 던진 실험 정신은 이미 후배들, 또는 제자들에게 큰 귀감이 될 만한 성과를 이룬 것이 아닐까. 계속해서 새로운 건축물을 만들어낼 에이랩 건축연구소의 미래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