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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U 파워

집단지성이 만드는 누구나 어디서든 자유롭게 이동하는 사회
국민* 커뮤니티매핑

한재우(임산생명공학과 16학번), 이호영(AI빅데이터융합경영학과 22학번),
아지스 무하마드·권녕학(일반대학원 전자공학과 22학번) 학생

이동의 자유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진보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 인간의 존재를 중요시하고 인간의 소망과 행복을 귀중하게 여기는 인본주의가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 잡았을 때 비로소 차별 없는 이동의 자유가 주어진다. 국민*인이 어린이, 노인, 임산부,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해 집단지성의 힘을 모았다. 지난 학기에 열린 국민*커뮤니티매핑에 참여한 4명의 학생을 만나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이동의 자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교통약자 인프라를 조사하고 확인하는 K*Light

커뮤니티 매핑(Community Mapping)은 사회 구성원들이 모여 특정 주제에 대한 지역의 정보를 수집하고 지도로 만들어 공유하는 활동을 뜻한다. 국민대학교가 국민*커뮤니티매핑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16년.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는 지역 시설(2016년)’, ‘평창동계패럴림픽 관람을 위한 장애인 모바일 지도 제작(2018년)’ 등 교통약자의 자유로운 이동을 주제로 배리어 프리(Barrier-Free)를 구축하는 데 꾸준히 힘을 보탰다. 지난 학기에 7회를 맞이하는 국민*커뮤니티매핑에는 22명 학생들이 서울시 25개 행정구역에 있는 공공기관, 문화시설, 교통시설을 대상으로 11개 장소의 교통약자 인프라를 직접 조사했다. 특히 이번 국민*커뮤니티매핑에는 이동의 장벽을 허무는 활동에 외국인 학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내국인 멘토가 짝을 지어 활동해 눈길을 끈다.

K*Light 앱에서 데이터를 등록하면 교통약자 인프라 조사 완료

“국민*커뮤니티매핑에 참여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해요. 국민대학교가 커뮤니티매핑 제작을 위해 개발한 앱 ‘K*Light’로 접속해 ‘국민*집단지성 장애인 접근시설 매핑’ 카테고리로 이동해 조사에 참여하면 되는데요. 지도에 해당하는 위치를 선택한 다음 경사면, 엘리베이터, 장애인 화장실, 장애인 주차장 등 유무를 ‘네’, ‘아니오’로 표시하고, 주소, 연락처 등 상세 정보를 기입하면 저희가 조사한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죠.”
2016년도부터 휴학 기간을 제외하고 국민*커뮤니티매핑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는 한재우 학생이 객관적인 정보 수집 방식으로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교통약자 인프라 조사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린이, 노인, 임산부, 장애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거리

교통약자 인프라를 조사하는 장소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선택했다. 이호영 학생은 북촌 가회동 성당과 어둠속의대화 체험장을, 아지즈 무하마드(Aziz Muhammad)·권녕학 학생은 정릉동 벧엘교회를, 한재우 학생은 석관동 주변의 학교·주민센터·은행· 도서관을 교통약자의 시선으로 꼼꼼하게 들여봤다.

▲ 국민*커뮤니티매핑 최고! 시계방향으로 권녕학·이호영·아지즈 무하마드·한재우 학생

“가회동 성당은 외국인이 자주 찾는 관광지에 있는 종교시설인 만큼 교통약자가 이동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유니버설 디자인이 잘 구축되어 있었어요. 어둠을 체험하는 전시장인 어둠속의대화 역시 전시 콘셉트 덕분인지 계단 대신 경사로가 있었고, 전시장 내외부에 점자 등이 설치되어 있어 장소에 접근하고 전시 정보를 안내받을 수 있도록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죠.” 이호영 학생은 일부러 교통약자를 위한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는 장소를 찾아보기로 결심하고, 외국인이 자주 찾는 관광지를 선택했다. 좋은 예시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아지즈 무하마드·권녕학 학생과 한재우 학생은 각자의 장소를 조사하면서 보완해야 할 문제점을 마주했다고 한다.

▲ 문화체육시설, 상가시설, 보건의료시설, 일반휴게음식점 등
교통약자의 접근성을 확인할 수 있는 K*Light

“정릉동은 오르막과 내리막, 골목이 많은 지역인데요. 벧엘교회는 엘리베이터, 경사로, 주차장 등이 잘 마련되어 있으나 경사가 높은 지대에 자리하고 있어 휠체어나 지팡이를 이용하시는 분들이라면 쉽게 종교생활을 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였어요.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많은 정릉동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어요.” 인도네시아에서 온 아지즈 무하마드 학생과 내국인멘토로 참여한 권녕학 학생은 지형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란 쉽지 않지만 교통약자들이 이동하는 데 불편과 사고를 줄일 수 있는 간이경사턱 같은 장치를 설치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봤다고 말한다.
“버스정류장에 앉아서 버스 노선 하나당 저상버스가 얼마나 자주 오는지 살펴봤어요. 일반버스 3대가 지나가면 저상버스 1대가 오는 수준이어서 교통약자들이 일반인과 비교해 이동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또 오래된 건물의 경우 빗면 등이 설치되어 있지만 미흡한 점이 보여 아쉬웠어요.” 한재우 학생은 2017년에 커뮤니티 매핑 활동을 위해 성곡글로벌팀(SST: Sungkok Global Team)으로 덴마크 코펜하겐, 스웨덴 스톡홀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한다. 비장애인이 교통약자를 배려하고, 도시 곳곳에서 교통약자가 자유롭게 이동하는 일상을 보며 함께 살아가는 세상은 건강하다고 느꼈다.

▲ 우리는 속도보다 방향이지?

인터뷰 동안 학생들은 ‘역지사지’, ‘세심한 배려’, ‘관심’, ‘지속가능한 정책과 제안’ 등이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에게 이동의 자유가 숨 쉬는 것 같이 당연한 일인 것처럼 교통약자 또한 이동의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 그리고 우리도 언젠가는 교통약자가 된다. 소수의 입장에서 사회를 바라보는 작은 시도가 세상을 건강하게 바꾸는 불씨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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