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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
모든 피부를 위한 스킨케어를 꿈꾸며
<심플리스틱> 대표
임준범 동문(바이오발효융합학과 11학번)
 

임준범 동문은 유행에 휩쓸리는 것보단 자신이 만든 무언가에 사람들이 반응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았다. ‘진짜 하고 싶은 일’에 ‘정직함’을 담아냈을 때 펼쳐지는 작은 기적 같은 일들. 임준범 동문의 심플리스틱 창업기가 지금부터 펼쳐진다.

농활, 조주기능사, 화장품 렛츠고

임준범 동문은 원래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중국에서 1년간 유학생활도 했었다. 학업과는 거리가 먼 유학 생활이었다. 병역 의무를 마치고, 국민대학교 바이오발효융합학과에 편입했다. ‘발효’라는 현상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20대에 제 피부는 여드름과 뾰루지가 많았어요. 피부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써도, 시중에 있는 화장품을 써도 피부가 개선되지 않았죠. 수많은 화장품을 사용하며 발효화장품에 가장 호기심을 가졌고,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는데요. 발효 기술로 여러 가지 소재를 만들 수 있다는 학과 소개 글에 끌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보기로 했어요.”
문과생으로만 살아왔던 임준범 동문에게 전공수업은 만만치 않았다. 쉽지 않은 학부 생활 속에서도 학업 스트레스는 덜 받으며 청춘을 보내고 싶었다.

▲ 심플리스틱 사무실

“전공 공부보다는 비교과 활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었어요. 농활 다니고, 칵테일을 만드는 조주기능사 자격증을 땄죠. 조주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건 학부에 칵테일을 만드는 동아리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뜻을 함께할 부원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죠.”
졸업이 가까워졌을 즈음, 임준범 동문은 진로 상담 자리에서 창업하겠다고 호기롭게 말했다. 스스로 부끄럽지 않으려면 뱉은 말에 책임져야 하는 법. 창업을 지원하는 제도를 찾아봤고, 서울시 청년창업프로젝트에 지원해 선정됐다. 임준범 동문의 창업아이템은 오랜 시간 고민하고 탐구해온 화장품이었다.

화장품 1인기업으로 오롯이 혼자서

“피부 트러블이 가장 심했을 때가 군대에 있었을 때였어요. 훈련을 나가면 씻을 수 없잖아요. 세안제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죠. 물비누 원액에 에센셜오일, 티백을 우려 직접 세안제를 만들었고, 군대 후임들에게도 나눠줬어요. ‘좋다’는 피드백이 돌아왔는데 기분이 정말 좋았죠.”
임준범 동문은 친구 사이에서 화장품을 잘 아는 친구로 통했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화장품을 구입하는 데 썼고, 화장품 정보 커뮤니티에 사용 후기를 공유하는 활동도 했다. 창업을 결심하고는 그동안 수많은 화장품을 사용하면서 느낀 호기심과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는 화장품을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다. ‘극단적으로 단순화한’이라는 의미의 심플리스틱(Simplistic)에는 소비자들이 화장품에 쉽게, 고민 없이 접근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 임준범 동문이 직접 찍은 엽서 사진

“화장품은 의약품이 아닌데 왜 비싼 화장품과 저렴한 화장품이 있는 걸까요? 많은 화장품 회사가 세안 후 스킨, 에센스, 로션, 크림 순으로 피부에 바르라고 권하잖아요. 성분의 점도만 다를 뿐인데 왜 이렇게 많은 제품을 사야 할까요? 이 많은 단계를 생략할 수 있는 제품 한 개를 만들기로 결심했죠. 제 피부에 바를 수 있는 제품이면 남들에게도 자신 있게 권할 수 있을 제품이라고 생각했어요.”

▲ 임준범 동문

국민대학교 바이오발효융합학과는 임준범 동문이 서울시 청년창업프로젝트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실험실을 지원했다. 화장품 원료 검수부터 제조사 선정, 제품 기획과 패키지 개발까지 오롯이 혼자서 약 1년이라는 시간을 쏟아부었다. 국민대학교를 졸업하고 화장품책임판매업 자격(화장품을 직접 제조하여 유통· 판매하는 영업, 화장품제조업자에게 위탁하여 제조된 화장품을 유통·판매하는 영업, 수입된 화장품을 유통·판매하는 영업, 수입대행형 거래를 목적으로 화장품을 알선 ·수여하는 영업 등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면서 그해 여름인 2015년 6월에 심플리스틱의 첫 제품인 에센스를 출시했다.

▲ 임준범 동문이 디자인한 심플리스틱 BI

“인스타그램에 에센스의 개발 과정을 공개했어요. 패키지의 뚜껑, 보틀, 라벨 디자인, 테스트, 원료 등이 결정되면 이것을 한 장의 사진을 정성스럽게 찍어 업로드했죠. 제품이 출시된 다음 날 팔로워 한 분이 제품 한 개를 구매해주셨어요. 첫 구매 고객에게 제품을 하나 더 드리면서 감사의 손편지도 써서 보내드렸죠.”
화장품 관련 인스타그램과 블로그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던 첫 구매 고객은 본인의 SNS에 사용 후기 포스팅을 올렸고, 잔잔한 입소문을 탔다. 500개 수량으로 제작한 첫 제품은 3개월 만에 완판됐다.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초심을 지키며 피어날 심플리스틱의 미래

심플리스틱에는 다섯 개의 스킨케어 제품과 한 개의 방향제가 있다. 단종된 제품이 두 개가 있다고 해도 설립된 지 9년 된 화장품 회사치고는 제품 수가 간소하다.
“제품 수를 늘리기보다는 출시 제품의 소비자 피드백을 반영해 성분 정보를 리뉴얼하고 있어요. 이 경우 화장품 성분 정보를 조회하는 뷰티앱에서 기존 제품과 고객 리뷰가 사라지고, 새제품으로 등록되는데요. 특별한 마케팅을 하지 않는 저희에게 고객 리뷰는 정말 중요하지만 그래도 리뉴얼을 고집하고 있어요. 이 일을 시작했을 때 초심이자, 고객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예요.”

▲ 심플리스틱의 스킨케어(위)와 방향제(아래)

임준범 동문은 ‘화장품은 의약품이 아닌, 오랜 시간 함께할 일상품’이라고 말한다. 단기간에 일어나는 기적이 아닌,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천천히 느껴지는 피부 개선. 임준범 동문이 이 일을 시작했을 때 다짐한 초심이자, 화장품에 대한 철학이다.
“창업을 시작하고 ‘좋은 제품을 만들면 세상이 알아주겠지’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순진했죠.”
그런데 세상은 임준범 동문이 만든 화장품처럼 천천히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다. 2017년에는 에센스가 한 화장품 유통 플랫폼과 백화점 쇼핑몰 스킨케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고, 2019년에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 펀딩 목표를 1,700% 초과 달성했다. 2018년에는 세안제가 TV 뷰티 프로그램에서 성분과 세정력이 우수한 제품으로 선정됐고, 2021년에는 선크림이 구독자 100만 명을 보유한 한의사의 유튜브 콘텐츠에 소개되기도 했다.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다. 현재 심플리스틱은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시간을 천천히 거쳐 지난 9년간 단 한 차례의 광고와 협찬 없이 일궈낸 성과다.
“8년간 1인 화장품 기업으로 심플리스틱을 운영했는데요. 작년부터 조직과 회사 규모에 변화를 주고 있어요. 매니저 한 분을 모셨고, 최근에는 엑셀러레이팅 전문 기업에게 투자 받아 법인기업으로 전환했어요. 최근에는 심플리스틱과 결이 맞는 굿즈와 도서 등도 판매하고 있는데요. 더 많은 분이 심플리스틱을 경험할 수 있는 스테이를 운영해볼 계획도 있고, 곡물음료 카페를 운영해 곡물팩 개발 등 스킨케어와도 연결해 볼 생각이에요.”

누구는 말한다. 인생에서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임준범 동문이 청춘을 쏟아낸 창업이라는 세계에도 적용해 볼 수 있는 문장 같다. 달콤한 말과 화려한 비주얼로 자웅을 다투는 화장품 산업에서 정직함과 진심으로 그 누구도 현혹하지 않고 나만의 길을 걷겠다는 그 강직함. 계획대로 되고 있어 OK, 주인공은 절대 죽지 않아! 임준범 동문의 얼굴에서 창업이라는 무림의 세계에 우뚝 선 고수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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