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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PLUS 우주여행의 시대, 우리는? 국민대학교 창의공과대학 
			기계공학부 곽신웅 교수

1926년 로버트 고다드(Robert Goddard)가 액체 연료를 사용한 현대적 개념의 로켓 발사체를 발명한 지 95년이 지난 지금, 과거 국가 소속의 과학자만이 우주를 탐사하는 시대에서 이제는 일반인도 우주에 갈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지금 당장은 부자여야만 가능한 일이지만, 머지않아 대중화가 된다면 누구나 우주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의미다. 과연 그 ‘머지않아’가 언제일까? 그리고 왜 민간기업들은 우주산업에 뛰어드는 걸까? 곽신웅 교수에게 물었다.

여행객에게는 가슴 설레는 ‘억’ 소리 나는 여행

2021년은 우주여행과 관련된 기념비적인 뉴스가 있었던 해로 기억될 것이다. 지난 7월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의 비행기 ‘유니티(Unity)’가 탑승객 6명을 태우고 고도 약 85km까지 올라가 20분 정도 비행을 하고 지구로 돌아왔고, 9일 뒤 이번에는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의 로켓 ‘뉴 셰퍼드(New Shepard)’가 발사됐다. 무인 로켓으로 탑승객 4명을 태운 뉴 셰퍼드는 고도 약 108km까지 올라갔고, 체류 시간은 10분이었다. 두 달 뒤에는 스페이스X(SpaceX)의 ‘크루 드래건(Crew Dragon)’이 우주여행에 성공했다. 크루 드래건은 버진 갤럭틱과 블루 오리진과는 다른 차원의 우주여행 경험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크루 드래건은 고도 580km까지 도달했고, 탑승객 전원이 회사와 관계없는 일반인으로 무려 3일간 우주에 머물렀다.

▲ 1926년, 세계 최초 액체 연료를 사용한 로켓을 발명한 로버트 고다드. 2.5초간 50미터를 날아간 것이 전부였다 ⓒNASA
▲ 스페이스X 팰컨9 로켓 크루 드래건 ©SpaceX

우주여행에 드는 비용은 그야말로 ‘억’ 소리가 난다. 버진 갤럭틱의 티켓 가격은 25만 달러(약 2억 9천만 원), 블루 오리진 우주여행 티켓은 경매를 통해 2,800만 달러(약 322억 원)에 낙찰됐고, 스페이스X는 4인 티켓 비용이 무려 2억 달러(2,300억 원)로 알려졌다. ‘부자들만의 놀이기구’라는 소리가 나왔던 이유다. “머지않아 미래에 우리도 우주여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다만, 우주 분야에서는 ‘머지않은’이 좀 깁니다. 우선 가격이 얼마면 일반인들도 우주여행을 할 수 있을까요? 가격과 우주여행 형태에 따라서 달라질 텐데요. 일반인을 중산층으로 가정한다면, 아마도 3백만 원 정도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좀 특별한 여행, 평생 단 한 번 가는 여행이라고 친다면 5백만~1천만 원도 가능하겠죠. 현재의 가격에서 적게는 1/30이나 1/60로 낮아져야 가능할 텐데요. 현재 기술로는 당장은 어렵고, 새로운 저비용 추진 시스템이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30년 후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우주여행의 이면, 천문학적인 우주자원이 가득

곽신웅 교수는 국가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 민간 심의위원과 한국형 달탐사 사업 추진위원으로 활동했다. 지난 10월 발사된 누리호와 2009년 발사된 나로호 로켓 개발과 관련해서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사업 추진위원으로서 사업 진행에 대한 자문 및 평가를 수행하였으며, 현재는 국가 우주개발 정책 자문 및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으로서 우주항공 분과위원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인류의 우주여행 시대 개막, 우주산업 전문가인 곽신웅 교수는 어떻게 바라볼까. “이번 우주여행은 일반인도 우주에 접촉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요. 이전에는 국가가 주도해 우주를 군사정보를 활용하기 위한 도구 또는 우주의 근원을 풀기 위한 탐사의 목적으로 연구했죠. 현재 우주여행의 선발주자로 꼽히는 세 회사의 억만장자 주인들은 우주에 가고 싶다는 개인적인 꿈을 실현하면서도 천재적인 사업성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우주여행을 이끄는 주역들, 왼쪽부터 리처드 브랜슨(버진 갤럭틱)
					제프 베이조스(블루 오리진), 일론 머스크(스페이스X)

곽신웅 교수는 현재 적자인 우주여행에 민간기업들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할 수 있는 배경을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월스트리트 주식 시장의 활발한 투자가 있어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로켓을 우주로 띄우는 기술은 대용량의 탄도 미사일을 보유하게 되는 기술이다. 저궤도 탑재 중량 100t의 발사체에는 탱크, 의약품 등 군수물자 혹은 군대 1개 대대를 실어 30분 만에 적군의 기지에 군사력을 투입할 수 있다. 우주 관련 기술의 발전은 곧 자국의 군사력 증강과 연결된다.
또 현재 400조 원 규모의 우주산업에서 통신망 관련 서비스 분야는 약 90%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적·산업적 가치가 높다. 특히 저궤도 초소형 군집 통신위성사업은 디지털 환경의 격차를 해소하는 차세대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는 전 세계 지역 30억 인구에게 통신망을 제공할 기술로 평가받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6G 시대를 대비하는 빠르고 편리한 기술로 기대되고 있다.
위성 궤도는 고도에 따라 저궤도, 중궤도, 정지궤도로 구분된다. 저궤도 초소형 군집 통신위성은 지상에서 가까운 낮은 궤도에서 움직이므로 전파 왕복 시간이 짧아 손실도가 적은데 정지궤도 위성통신의 지연율이 0.5초라면 저궤도 초소형 군집 통신위성 지연율은 0.01초 수준으로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정지궤도의 통신 속도는 9,600bps로 팩스 전송 수준인 데 반해 저궤도 초소형 군집 통신위성은 100MB이다. 앞으로는 통신 속도가 GB 수준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며 통신장비와 위성장비의 소형화로 설비에 드는 비용이 감소하기 때문에 서비스 사용료가 지상망 6G보다 낮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마디로 미래에는 저궤도 초소형 군집 통신위성으로 지금보다 위성통신을 빠르고 편리하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초소형 군집 통신위성 1만 2,000기를 저궤도에 올려 지구상 어디서나 인터넷을 가능하게 만들겠다는 스타링크 ©SpaceX

“저궤도 초소형 군집 통신위성 사업을 빠르게 선점하고 있는 기업이 있어요. 바로 스페이스X의 자회사 스타링크(STARLINK)입니다. 항공기 회사인 에어버스(AIRBUS)가 투자했다가 철수하고 영국정부가 인수한 원웹(OneWeb)도 저궤도 초소형 군집 통진위성 사업에 투자하고 있죠. 원웹은 최근 국내 기업인 한화시스템이 투자해 주목받았는데요. 스타링크, 원웹 외에 다른 회사들도 저궤도 초소형 군집 통신위성 사업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저궤도 초소형 군집 통신위성은 군의 수요가 높은데요. 전시에 지상 통신망과 정지궤도 통신망은 쉽게 파괴되지만, 저궤도 초소형 군집 통신위성은 수천수만 기의 위성으로 구성되어 완전 파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느 상황에서도 인터넷 연결이 가능합니다.”
이 외에도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우주사업은 무궁무진하다. 그중 하나가 우주자원이다. 우주자원을 채굴하고, 지구로 가져오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인류의 자원 공급 체계는 완전히 달라진다. 심우주 탐사의 전초기지라고 불리는 달에는 ‘헬륨-3’, 소행성에는 백금, 다이아몬드, 티타늄 등이 풍부하다. 헬륨-3는 바닷물에 풍부한 중수소와 핵융합을 시키면 에너지가 생산되는데 헬륨-3 1g은 석탄 40t과 비슷한 양의 에너지를 낼 수 있다. 많은 과학자가 지구의 한정된 자원과 에너지 문제에 대한 대안을 우주에서 찾는 이유다.

독자적인 우주개발 기술을 보유하게 된 우리나라, 그 다음은?

일각에서는 실패 가능성이 높은 우주산업에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입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적지 않다. 지금 당장 인류가 해결해야 할 난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Bill Gates)는 우주여행보다는 코로나19 백신이나 기후위기 등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환경적인 관점에서도 우주개발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로켓이 발사될 때 배출되는 탄소는 지구 성층권에 어마어마한 양의 탄소를 내뿜는다. 인간은 우주에도 쓰레기 문제를 야기시켰다. 지금까지 우주로 올라간 인공위성은 약 1만 개. 우주 쓰레기는 아무리 작아도 떠다니는 속도가 빨라 우주정거장이나 위성에 부딪혀 시설이 파괴되기도 한다. 부딪친 쓰레기가 지구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도 우주는 여전히 세계 여러 나라가 주도권을 쥐고 싶은 분야이다. 과학 기술 발전은 물론 군사 분야와 국가 경쟁력에 큰 영향을 주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 대한민국 최초 저궤도 실용 위성 로켓 누리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리나라는 1990년대부터 우주개발을 시작해 지난 10월, 누리호를 발사 700km 저궤도까지 위성 모사체를 올리며 30년 만에 세계 7대 우주강국으로 성장했다. 로켓의 핵심기술인 75t·7t급 액체 엔진을 독자 개발함으로써 자체적으로 우주개발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민간 참여 인력 포함 800명(발사체 1개 개발 시 미국·러시아는 2만 명을, 일본은 3,000명의 인력을 투입했다)을 투입해 12년간 누리호 개발에 쏟아부은 비용은 약 2.4조 원.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1년 예산이 233억 달러(약 26조 원),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가 매년 우주여행에 1조 원을 쏟아부은 것에 비하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적은 금액이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발사체 분야는 체계종합기술과 거의 모든 핵심기술을 가지고 있고, 위성 분야에서는 체계종합기술과 일부 핵심기술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우주에 투자하고 우주군도 만들어야 합니다

“우주산업이 당장 비용대비 경제성이 낮은 것이 사실이지요. 우주개발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우주는 나중의 문제이고 눈앞에 닥친 기후위기나 코로나19 같은 새로운 바이러스의 등장에 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인데요. 당연히 이들의 주장도 일리가 있습니다만, 저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이 아니라 골고루 신경 써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주는 인류에게 새로운 기회이면서도 우주산업의 패권이 한 나라로 기울 경우 위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이미 현실화되고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우리도 우주에 투자하고 우주군도 만들어야 합니다.” 곽신웅 교수는 2040년 세계 우주산업 규모가 1조 달러(1,100조 원)를 넘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눈앞에 보이는 당장의 결과가 아닌 장기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우주산업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우주여행이 대중성과 경제성이라는 두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항공 영역과 우주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도 재활용할 수 있는 비행기 형태의 우주 비행체가 필요하다. 또 지금처럼 우주개발이 계속된다면 인류는 막대한 환경적 대가를 치르게 되므로 친환경 추진제나 새로운 친환경 추진기술 개발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반중력 장치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곽신웅 교수는 미래 세대인 국민대 학생들이 풀어야 할 과제라고 당부했다.

▲ 미국 드라마 <스타트랙>에서 우주 함선의 선장 역을 맡은 윌리엄 쉐트너(왼쪽에서 두 번째)가 지난 10월 블루 오리진의 두 번째 우주여행 탑승객이 됐다 ©BLUE ORIGIN
▲ 뉴 셰퍼드를 타고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윌리엄 쉐트너 ©BLUE ORIGIN

NBC 미국 드라마 <스타트랙>에서 우주 함선의 선장역을 맡은 배우 윌리엄 쉐트너는 지난 10월,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를 타고 아흔 살의 나이에 우주를 다녀왔다. 그는 50년 전, 드라마에서 우주선의 위험성에 대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위험이 곧 우리 일이다. 그게 우주선의 모든 것이다.  
					우리가 우주선을 타는 이유이기도 하지” -<스타트랙> 커크 선장-

인류는 안전을 담보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숱한 도전들을 성공으로 일궜다. 지금 인류의 시선은 하늘 위, 우주로 향해 있다. 그 목적이 인류의 기원을 풀기 위한 호기심이든, 천재 사업가들의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한 무대이든 간에 인간의 도전은 가치가 있다. 우주개발을 통해 상상 그 이상의 혁신을 맞이할 미래의 모습은 과연 어떠할까? 인간이 화성으로 이주하는 날이 과연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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