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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성북구 주민들과 함께 하는 클래식 여행

‘클래식 인문학’ 국민대 피아노전공 김선아 교수와 학생들

여름 방학을 맞아 고요하기만 했던 캠퍼스에 피아노 선율이 흐르기 시작했다. 소리가 울리는 곳은 국민대학교 예술관 K아트홀. 국민대 피아노전공의 교수진과 학생들이 만든 ‘클래식 인문학’ 강의 시작을 알리는 연주다. 성북구청의 주민참여공모 사업 중 하나인 이 프로그램은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총 3일에 걸쳐 진행됐다. ‘클래식’이라 불리는 음악의 뿌리를 찾아가는 이번 강연은 국민대 학생들은 물론, 성북구 지역 주민들까지 예술의 정취에 흠뻑 취할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됐다.

클래식, 어렵지 않아요

“아직 클래식 음악을 낯설어 하거나 어려워하는 분들이 이번 프로그램의 주 관객층이에요. 그래서 모든 강의의 오프닝과 엔딩을 피아노 연주로 구성했어요. 지루하지 않게 진행하기 위해 강연과 공연을 적절히 섞은 거죠.”

실제로 아이들을 동행한 가족 단위의 관객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들을 위해 간식이 준비된 것은 물론, 강의 중간마다 아이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하는 김선아 교수에게서 이번 프로그램의 따뜻한 취지가 느껴졌다.

실력 있는 피아노 인재 양성

국민대학교 피아노전공은 다른 대학보다 교수 및 학생들의 연주회가 많이 진행되는 편이다. 실제로 외부에서도 연주회의 내용과 수준이 상당히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좀 더 다양한 무대를 만들어주고자 했던 김선아 교수는 피아노전공 교수, 졸업생, 재학생을 모아 ‘국민 피아노 소사이어티(KPS)'라는 이름으로 성북구청의 주민참여공모사업에 지원했다.

“꼭 큰 무대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그룹과 계층의 사람들과 연주를 통해 만나게 하고 싶었어요. 학생들의 실력이 날이 갈수록 좋아지는 게 눈에 보이는데, 그걸 저만 감상하기에는 아깝잖아요. (웃음)”

클래식 인문학 강연의 연주를 맡은 왼쪽부터 신지은, 박찬규, 유진홍, 김유정, 하수진

피아노전공 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한 신지은 연주자(박사 과정 졸업)는 김선아 교수님의 부름에 한걸음에 달려왔다.

“김선아 교수님은 학부 때부터 워낙 학생들을 잘 챙겨주셨어요. 연주회도 많이 마련해주셨고요. 이번 공연도 함께 하자고 먼저 제안해 주셨죠. 성북구 주민참여공모사업이라는 취지가 참 좋더라고요. 사실 저희는 항상 무대에 대한 갈증이 있어요. 좀 더 다양한 사람들 앞에서 연주할 수도 있고, 평소 존경하는 김선아 교수님의 제안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죠.”

신지은 연주자와 함께 강연의 피날레를 장식한 박찬규 연주자(박사 과정)는 “대중이 어떤 곡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찾아 나서야만 설 수 있었던 무대가 아닌 먼저 찾아온 소중한 기회였다. 특히 이번 강연에는 방학을 맞은 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대해 하수진 연주자(박사 수료)는 “항상 심각하기만 했던 연주가 아니라 시끄럽지만 정겨운 분위기의 공연이 이뤄져 색다른 경험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이, 어른 모두를 위한 창의력 강의

김선아 교수는 이번 강연에서 예술의 역사적 지식만 전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예술이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깊은 내용을 나누고 싶어 했다. 수업 말미에 그는 자신의 예술관과 더불어 꿈에 대해 심도 있게 설명했다.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은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해요. 사실 20대에는 좋은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는 시기가 지났다고 생각했어요. 음악을 단지 악보를 읽고, 연습하고, 연주하는 정도로만 받아들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공부하면서 점차 음악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예전보다 더 많은 경험이 쌓이면 60세 즈음에 좋은 피아니스트로 성장하리라 기대해요.”

이뿐만 아니라 김 교수는 4차 산업 혁명으로 인해 고도의 창의력을 요하는 시대에 창의적 사고를 하기 위한 과정에서 예술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창의력의 바탕은 지식이에요. 아무리 정보가 빠르게 돌아간다고 해도, 자신만의 지식을 연습하고 훈련하는 게 중요해요. 이 사실을 간과한 채 학교에서는 미술과 과학의 만남 등 융합적 사고방식만 강조하죠. 그렇게 한다고 창의력이 생기진 않거든요. 예술적 사고방식, 또는 예술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창의력의 기본이 된다고 생각해요. 고흐도 일본의 판화를 수집하고 따라 하고 공부하며 시행착오를 거쳐 수많은 명작을 낳았어요. 이를 위해서는 육체적 노동도 중요해요. 예술은 ‘극한의 노동을 통해 감정을 인지하고 표현할 수 있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어요. 뭐든 직접 부딪혀 보면서 자신만의 창의력을 키워야만 해요.”

김 교수는 아직 클래식 음악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음악을 전달할 수 있는 강의를 구상하며 지역 사회 단위의 사업에 꾸준히 공모할 예정이다. “타과 학생들의 참여도 언제든지 환영해요. 궁극적으로 음악뿐 아니라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모여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구성하길 희망하거든요. 이를 구체화할만한 플랫폼이 아직 없지만, 참여를 원한다면 언제든지 개인적으로 연락하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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