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잠깐이었지만, 한때는 도를 평정한 태권소년이었어요. 초등학교 방과 후 교실에서 도복을 입고 있는 친구가 멋져 보여 태권도를 시작했죠. 꽤 소질이 있었는지 관장님이 저를 비롯해 친구 몇 명을 태권도장으로 불러냈어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겨루기 선수로 활약했죠. 중요한 대회를 앞두곤 4교시만 수업을 듣고 운동하러 갈 때도 있었고, 방학 중에는 합숙훈련을 하며 3년을 보냈는데 방학에 하는 합숙훈련이 진짜 고됐어요. 아침, 오전, 오후 운동을 세 번씩 하는데 짧은 시간 내 훈련량은 확확 늘고 기록은 눈에 띄게 단축해야 했죠. 하루만이라도 운동을 쉬는 게 소원이었어요.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선 평생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공부를 하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어요. 신체적인 조건이 뛰어난 편도 아니고 전국에서 태권도로 이름을 날리는 선수가 아니었거든요. 도에서 열린 대회에서 1등한 적은 있지만 정작 전국소년체육대회 출전 자격이 주어지는 도 대표 선발전에서는 아쉽게 2등을 했어요. 평생에 할 태권도는 이미 다했다 싶어 만약 운동해도 태권도만은 절대 안 할 줄 알았죠. 그런데 대학교에 가서 교양 수업으로 태권도 수업을 들었고, 동아리 부원으로 영입을 제안받아 태권도 동아리 회장까지 하게 됐어요.
어릴 적 습관이 평생 간다고 하잖아요. 유년 시절에 운동을 고되게 했어도 중학생 시절과 박사 후 연구원 시절을 제외하면 운동을 놓은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고등학교에서는 농구 동아리 회장을 지냈고, 석박사 과정 때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한인 대학원생 동아리에서 배드민턴을 3년간 했어요. 국민대학교에 임용되면서 해외 생활을 정리했는데요. 6년간 해외에 지내면서 공간이 넓고 사람이 많지 않은 헬스장에 익숙해진 탓인지 국내 헬스장보다 탁 트인 곳에서 운동하는 것을 선호해요. 그래서 요즘은 집에서 한강 다리 아래 운동기구가 있는 곳까지 가서 운동을 합니다. 일상에서 틈틈이 운동하는 습관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국민대학교가 자연과 가까이 있으니 가볍게 산행할 수 있는 코스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체력을 먼저 길러라. 네가 종종 후반에 무너지는 이유, 데미지를 입은 후에 회복이 더딘 이유, 실수한 후 복구가 더딘 이유. 다 체력의 한계 때문이야’ 드라마 <미생>에 나온 대사인데요. 제대로 하지 않았던 공부를 중학교에서 몰아 했어도 운동으로 다져진 체력 덕분인지 목표 의식은 흔들리지 않았고, 적당한 승부욕이 학업 성취도를 끌어올렸어요. 늦게 시작한 공부로 조바심이 있었지만, 영재인 친형이 선행 학습보다는 교과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늘 격려했죠. 노력과 운이 극적으로 작용했던 것 같아요. 목표한 특목고에 입학할 수 있었고, 대학에서는 기계공학을 전공했는데요. 연구실 인턴을 준비하던 시기, 남들은 잘하는 것에 집중하던데 저는 부족한 역량을 키우고 싶은 이상한 승부욕이 발동하더라고요. 그래서 석박사 연구주제로 실험의 비중이 높은 표면공학을 선택했습니다.
표면공학은 고체 물질의 표면을 다루는 재료 과학의 하위 분야로 첨단산업을 비롯해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학문입니다. 표면공학을 연구하는 표면 설계 및 생산 연구실(Surface Design and Manufacturing Laboratory)이 2학기에 국민대학교에 문을 열 예정인데요. 이 연구실의 책임 연구자로서 석사 과정 연구원들과 마찰, 마모, 점착 등 표면과 관련된 모든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표면공학은 산업에 새로운 이슈가 등장할 때마다 이를 해결하는 필수 원천 기술인데요. 제가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건식점착(Dry Adhesion)입니다. 건식점착은 접착의 일종으로, 아주 작은 압력만 가해줘도 표면에 잘 붙고, 반복적인 부착과 탈착이 이뤄지죠. 자연에서 창의적인 영감을 얻어 기존 시스템과 융합하는 생체모사 공학 연구가 이뤄지기도 합니다. 문어의 빨판, 도마뱀의 발, 곤충의 나노섬모를 이용한 체결 등 점착 능력을 기계적으로 제어하는 연구가 국내외에 활발히 진행되고 있죠. 이러한 점착 연구는 차세대 반도체, 미래형 디스플레이, 전기·수소차 등에 쓰이는 소형 첨단 물체를 운반하는 기술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점착 시스템인 벨크로처럼 일상생활에서 널리 쓰일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싶은데요. 범용성이 높은 학문인 만큼 다양한 가능성이 저에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꿈꿔온 연구를 국민대학교에서 할 수 있게 됐으니 성실하고 꾸준하게 몰두해 목표한 바를 이뤄야겠죠? 건강하고 오래오래 연구하기 위해 저는 오늘도 운동기구를 듭니다. 운동은 제 일상과 연구를 이어주는 윤활제니까요.
스트레칭과 요가로 유연성을 길러 보세요. 유연성은 부상의 위험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운동의 수행능력을 높여주죠. 관절의 가동범위를 늘려주기 때문에 근육과 관절을 더 효과적으로 쓸 수 있으며 운동 효과도 높일 수 있습니다. 유튜브나 OTT 서비스로 10~20분 짧은 동작의 시퀀스부터 시작해 일상에서 틈틈이 매일 할 수 있도록 루틴으로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산책과 따릉이 타기도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죠. 정서적으로 기분 전환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면서 풍경, 사람, 사물을 통한 지속적인 자극이 창의성을 향상시킵니다. 즉각적인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고, 몸의 전반적인 균형 감각이 개선되기 때문에 일상에서 자주 걷고, 또 걷기에 부담스러운 거리라면 따릉이를 대여해서 자전거 타기를 생활화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체력을 단련하기 좋은 효과적인 운동으로 배드민턴을 권해드립니다. 배드민턴은 짧은 시간 내에 코트를 폭넓게 사용하며 달리기, 도약, 순간적인 방향 전환 등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전신운동입니다. 라켓을 쓰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의 효과를 동시에 보면서 상체와 하체 근육을 고루 발달시킬 수도 있죠. 두 명 이상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친목을 다지기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