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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1편, 100원의 달콤함
창의공과대학 건설시스템공학부 신주영 교수
 

보는 소설, 웹소설

웹소설은 바쁜 현대인의 삶 속에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는데요. 웹소설이라는 장르가 생기기 전, 이런 판타지 요소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창구가 무협지였어요. 지금의 웹소설 플랫폼의 전신이 무협지, 판타지 소설인데요. 저는 중학생 때부터 무협지와 판타지 소설을 읽었죠. 기본적으로 독서를 좋아해 문학 소설도 즐겨 읽곤 했는데 인생의 경험치가 쌓이면서 어느 때부터인가 문학 소설을 읽는 게 점점 버겁더라고요. 대중적 인기와 비평적 찬사를 얻은 작품이라 한들 등장 인물의 감정, 작가가 표현하려는 주제 등을 분석하다 보면 페이지 한 장을 넘기는 데만 30분 이상이 걸리는 데요. 어느새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면서 분석할 필요 없이 술술 쉽게 보는 웹소설에 정착하기로 했죠. 웹소설은 읽는 게 아닌 ‘보는 소설’이라고 표현하는데요. 문자로 되어 있으나 만화책,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감각과 재미 때문에 관용적 표현으로 ‘본다’라고 말하죠.

▲ 신주영 교수

치트키 회빙환

‘웹소설 춘추천국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요즘 웹소설의 인기가 정말 대단합니다. 인기 많은 작품은 누적 조회수가 4억 회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최근에는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재벌집 막내아들>이 인기를 끌면서 웹소설의 파급력을 실감할 수 있었죠. 한국 웹소설은 유럽과 북미권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한국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통하는 이유는 편안하고 자유롭기 때문인 것 같아요. 독자는 스토리에 변화가 크면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데요. 웹소설은 예상할 수 있는 스토리에서 플롯을 구성하는 일종의 공식 같은 기술을 적용하는 특이점이 있어요. 여기서 공식 같은 기술이란 웹소설의 강력한 치트키라고 하는 ‘회빙환(회귀, 빙의, 환생)’을 말하는데요. 회방환은 주인공이 지난 인생에서 후회했던 일을 빠르게 정리하며 위기 상황에서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계속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죠. 주인공에게 설득력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때문에 독자는 편안하게 이야기에 빠져드는 장점이 있어요.

Ⓒ네이버웹소설

힘든 일상을 잊게 하는 마법

지금까지 활자 양으로 따지면 4,000여 권의 웹소설을 읽었는데요. 하루에 짧게는 10분, 길게는 30분가량 웹소설을 봅니다. 선호하는 장르는 대체역사물인데요. 역사물하면 진지하기 쉬운 장르잖아요. 그런데 웹소설의 대체역사물은 무거운 내용을 무겁지 않게 그렇다고 또 가볍지 않게 선회해서 풀어내기 때문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진입장벽이 낮은 장점이 있죠. 특히 조경래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데요. 웹소설 특유의 문법을 따라가면서도 그 안에서도 다른 방식을 찾으려는 작가의 시도가 스토리에 극적인 재미와 몰입감, 쾌감을 선사합니다. 연구가 끝나고 보는 웹소설은 지친 뇌를 쉬게 하는, 힘든 일상을 잊게 하는 마법입니다.

▲ 보드게임으로 강의 집중도 업!

지금부터 강의 치트키 나가신다

웹소설처럼 강의에도 학생들의 몰입감을 확 올려주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학기에는 ‘건설공학수학’, ‘기후변화와 수자원 방재’, ‘워터 AI 캡스톤 디자인’ 세 과목을 강의하는데요. 세 과목 모두 건설시스템산업과 환경 분야에 적용되고 있는 실제 사례를 강의실로 가지고 와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을 가져볼 계획입니다. ‘기후변화와 수자원 방재’ 강의에는 기후협약 교육용 보드게임을 통해 기후변화 메커니즘과 각국의 정책 수립 과정을 살펴보고,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인데요. 환경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는 학생이 많은 만큼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 신주영 교수의 연구 관련 서적

‘강의, 연구 폼 미쳤다’ 그날을 위해

국민대학교에 임용되기 전, 국립기상과학원 연구원으로서 실제 기상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는 연구(폭염·한파, 꽃가루, 농장 피해 예상 등)를 했습니다. 전 직장에서 쌓은 기상기후 융합분석 역량을 학생들에게 잘 전달해 건설시스템 산업이 필요로 하는 친환경 건설시스템공학자를 양성하고자 교육자의 길을 선택했는데요. 그 덕분에 제 전문 연구분야인 인공지능을 이용한 물 관련 재해 분석 및 해석 연구도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국민대학교에서 교육자로서 큰 보람을 느끼면서도 교육이든, 연구든 쉬운 게 없다는 것을 자주 느끼는 요즘인데요. 현실 세계에는 회빙환이 없으니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겠죠. 구성으로 따지면 지금 기승전결 중 ‘기’에 해당한다고 보는데요. 앞으로 국민대학교에서 써 내려갈 제 성장의 스토리가 매우 궁금합니다.

신주영 교수가 추천하는 웹소설

판타지의 세계로 풍덩!

<귀환자의 마법은 특별해야 합니다>는 평민 출신의 마법사 데지르가 과거로 회귀해 세계 종말을 막는 판타지 소설입니다. 탄탄한 메인 세계관과 적들의 패턴을 분석하고 한정된 정보로 약점을 찾아 공략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흥미롭습니다. 라이트 노벨(장르문학 분류 중 하나로, 모에 그림 삽화가 들어있는 작은 판형의 소설) 특징이 강해 일본에서 판권을 구입해 작년에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는데요. 그만큼 재미가 보장된 작품입니다.

웰메이드 웹소설을 찾는다면?

<전지적 독자 시점>은 평범한 회사원 김독자가 10년 넘게 읽은 소설이 현실이 되어, 김독자가 원하는 결말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입니다. 빙의물, 성좌물(초월적 존재가 인간을 선택해 후원하는 장르)이 혼합된 장르로 무려 연재 횟수가 711회에 달합니다. 서사가 방대하면 이야기가 지루하거나 힘이 빠지기 쉬운데 이 작품은 기승전결이 완벽한 그야말로 웰메이드 웹소설의 표본입니다. 현재 웹툰으로도 연재되고 있고, 앞으로 영화로도 제작된다고 하는데요. 웹소설 입문용으로 잘 쓰인 작품이 궁금하다면 꼭 한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삼국지>덕후가 아니어도 흥미진진할걸?

<삼국지 마행처우역거>는 <삼국지>의 주변인물인 비관이 중병에 걸려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고, 이 과정에서 21세기 공인중개사로 사는 김상준의 삶을 꿈으로 체험하게 되면서 자신의 인생을 촉나라를 살리는 데 힘쓰는 이야기입니다. 가진 것 없는 비관이 유명한 장수, 뛰어난 책사를 설득해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데 회를 거듭할수록 더해지는 작가의 필력이 대단합니다. 여러 삼국지 대체 역사물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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