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예술대학 최태만 학장
국민대학교 예술대학은 음악, 미술, 연극, 영화, 무용 등의 다양한 예술 장르가 하나의 단과대학에 소속되어 있는 선진 교육기관이다. 1998년에 설립돼 21세기 문화예술 분야를 이끌어갈 미래 예술인을 키워내고 있다. 도전과 융합을 강조하는 최태만 학장을 만나 예술대학의 차별화된 예술교육과 미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우리는 지금 융합의 시대에 살고 있다. 예술성도 결국은 융합에서 빛을 발한다. 최태만 학장은 예술이라는 큰 틀 안에 음악과 미술, 공연예술이 함께 하는 국민대학교 예술대학이야말로 융합에 최적화된 환경이라고 강조한다. “각기 다른 전공들이 한 캠퍼스 내에서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아요. 필요한 경우 무용과 음악 또는 연극과 미술이 같이 만나 협업하고, 자신들의 예술 활동에 다른 분야를 접목하기도 하면서요. 서로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해 함께 해결책을 찾아내는 분위기가 형성 돼 있죠.”
예술 장르 간 교류와 더불어 창조적 협력으로 종합예술 콘텐츠를 개발·운영하는 등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바로 국민대학교 예술대학의 특징이자 강점이다. 그 중심에는 예술대학에서 운영하는 종합예술연구소가 있다. 문화재단이나 외부 단체들과 협력해 지역사회에 예술을 보급·확산하는 역할을 주도하며 사회와 소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또 예술대학의 학생들은 자신들의 재능을 살린 다양한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진행한다. 최태만 학장은 2018년 서울시가 진행한 ‘서울은 미술관’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회화전공 학생들의 활동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정릉밥상’이라는 주제로 지역민과 함께 펼친 커뮤니티아트 체험은 학생들로 하여금 예술로 세상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깨우치게 했다는 것이 그의 평이다.
“예술대학의 고유한 교육목표는 훌륭한 예술가 양성에 있지만 모든 학생이 예술가가 될 순 없는 것이 현실이죠. 정릉밥상과 같은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학생들이라면 문화 활동을 매개하는 전문가로서의 미래도 머릿속에 그려보는 기회가 됐을 거예요.”
국민대학교 예술대학에서는 일찍이 문제의식을 갖고 학생들이 진로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발해왔다. 단순 예술가 양성을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예술과 사람을 매개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예술대학의 지향점이라고 최태만 학장은 말한다.
예술대학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은 이미 지역사회에 입소문이 나있다. 특히 초등학생을 위한 융합형 문화예술 프로그램과 어린이 발레공연은 매번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예술대학에는 학과 특성 상 연중 다양한 예술행사가 교내외에서 이루어진다. 이 역시 학교 구성원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모두가 함께 어울려 즐기는 시간이다.
“국민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매년 정기연주회를 개최하는데 예술대학만이 아닌 우리 학교 전체의 자랑이에요. 또 연말이면 졸업식을 앞둔 학생들의 전시회, 연주회, 발표회 등으로 캠퍼스가 북적이죠. 규모도 크지만 학생들 실력도 상당해 말 그대로 아주 볼만 합니다. 그 외에도 좋은 프로그램이 워낙 많아 손에 꼽기 힘들 정도입니다.”
설립된 지 이제 23년째인 예술대학은 그만큼 현대적인 시설을 자랑한다. 60여 평 규모의 현대적 갤러리와 540석의 대형 콘서트 홀, 420석의 최첨단 극장과 150석 의 블랙박스 씨어터, 80여 평의 영화촬영 스튜디오와 각종 제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최태만 학장은 최상의 교육시설을 제공하고자 실습 기자재를 정기적으로 확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활동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체계적인 시설을 갖추었어요. 복합 문화예술 공간인 K아트뷰는 목적에 따라 유동적으로 이용할 수 있죠. 또한 교육자로서 훌륭한 능력을 갖춘 교수님들의 존재 그리고 뛰어난 예술적 재능과 학업 능력을 겸비한 학생들이야말로 예술대학의 자랑인데요. 탁월한 인적자원과 인프라를 고루 갖춘 만큼 앞으로도 발전을 거듭해 나갈 거라 믿습니다.”
코로나19로 대면수업이 중단되자 실기와 실습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예술대학은 올 한해 그 어느 대학보다 힘든 시기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최태만 학장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지키는 것이 학교와 교수의 임무라며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1학기 초에는 급변하는 상황에 정상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었어요. 예술대학은 사제 간, 학생 간 접촉이 있을 수밖에 없는 수업이 많으니까요. 그래서 철저한 방역으로 돌파구를 찾았습니다. 온도계가 아닌 안면인식 발열측정기를 배치하고, 유사 시 빠른 대응을 위해 중요한 동선마다 CCTV를 설치했죠. 강의실 비닐커튼은 물론 악기나 각종 도구들 소독에도 신경 쓰고 있어요.”
최태만 학장은 지금이야말로 예술이 나설 차례라고 강한 어조로 이야기 한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예술이 위안이 되고, 격려가 되고,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이다. 그것이 예술의 존재 이유이자 예술대학이 보여줘야 할 비전인 것이다. “팬데믹 상황에서 모든 예술 활동이 결빙된 상태에요. 그럴수록 왕성한 예술 활동을 통해 우리가 살아있음을 스스로 확인하고, 공동체에도 따뜻한 위안과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일환으로 음악학부에선 이미 5회에 걸친 특별 연주회를 선보였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K아트뷰와 콘서트홀에서 실시한 연주회는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중계됐다. 교수와 강사, 현직에서 활동하는 졸업생들이 출연해 수준 높은 연주를 들려주었으며,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온기와 감동을 선사했다.
최태만 학장은 예술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창의성은 도전정신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기존의 틀대로 따라간다면 새로운 것이 있을 수 없다는 뜻이다. 좋은 예술가가 되기 위해선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예술과 우리 사회 전체의 발전을 위해 도전정신을 놓지 않아야 한다.
“예술가가 되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4년의 시간은 너무 짧아요. 그 시간동안 스스로 기회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해요. 다방면에 관심을 갖고 예술과 접목시켜보는 것도 좋겠죠. 예술적 영감과 재능을 가진 예술대 학생들이라면 앞으로 어떤 분야로 진출하든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겁니다. 예술은 새로운 사고를 할 수 있게 하니까요.” 앞으로의 시대를 이끌어갈 학생들에겐 분야를 넘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최태만 학장이 당부했다. 그러기 위해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고 깊이 있게 파고드는 집요함 또한 필요하다고 말한다.
“미래가 고민되고 불안할 거예요. 하지만 예술대학에서 발견한 자신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가능성을 찾아가는 데 좀 더 시간을 들여도 좋다고 말하고 싶어요. 자기 분야에서 자리를 잡으면 결국 대우를 받게 돼 있어요.” 긍정적인 관점에서 미래를 모색하고 인생의 의미를 찾길 바란다고 메시지를 전한 최태만 학장. 예술대학과 함께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발전을 이끌어갈 예술대 학생들의 내일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