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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극 방식의 수업 진행 학생이 직접 정책 대안 모색

“유레카 프로젝트로 정책전문가의 길 걷기 시작했어요”

행정학과 박현희 교수 & 김건희 · 백효진 · 김동현 · 정성훈 · 이우정 학생

행정학과의 유레카 프로젝트는 행정 및 정책 현상을 현장 중심, 데이터 중심의 접근법으로 문제 해결 방안을 도출한다. 교수와 재학생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함께 개발한 가상 시나리오 정책 체험은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팀 교육 인증센터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해 교과목 혁신의 모범을 보였다.

역할 체험으로 문제 해결 능력 키워내

최근 행정 시스템에는 소통이 강조되는 기조를 보인다. 정책 수립 단계부터 갈등을 이루는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며 참여적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변화를 꼽자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과학 행정 구현 노력이다.

▲ 행정학과 박현희 교수

따라서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행정가는 현장의 중심에서 이해관계자의 갈등을 이해·조정하고, 공공 데이터를 분석해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다. 국민대학교 행정학과는 유레카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가 원하는 분석적 역량을 갖춘 정책전문가 양성의 초석을 마련하고자 했다.

행정학과 박현희 교수는 수업의 목적과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모의 시나리오에 따른 역할극’으로 수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가상 도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갈등 상황 속에서 학생이 직접 이해관계자가 되어 갈등 해결을 위한 정책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학생에게 자신의 입장은 물론, 사회적 관점에서 현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했습니다. 문제 상황에서 공무원이 보여야 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하고, 의사 결정 과정에서 근거가 되는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을 깨닫길 바랐지요. 그래서 통계 데이터 등 과학적 자료를 최대한 활용하도록 지도했어요.”

행정학과 유레카 프로젝트의 정책 문제 상황은 총 네 개로 설정했다. 대형 복합 쇼핑몰 건설에 따른 대기업과 재래시장의 갈등, 지역 아동 센터 예산 삭감 문제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이다. 학생 70여 명은 각 주제별로 공무원, 사업자, 시민연대 등 이해관계자 역할을 맡아 17개 팀으로 나뉘었다.

▲ 디자인 씽킹 과정 중 학생들이 작성한 마인드 맵

수업은 디자인 씽킹을 기반으로 토론하며 문제 해결 방안을 도출하는 파트(Part) I과 공청회와 민관 합동회의를 거쳐 합의안을 도출하는 파트(Part) II로 구성됐다. 이러한 과정 중심 학습을 통해 학생은 데이터 수집 및 분석, 협업 및 협상, 문제 해결 방안 도출 등 행정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활동을 모의 체험하며 행정학도로서의 면모를 다져나갈 수 있다.

재학생 선배가 조교로 참여해 수업 완성도 높여

역할극이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진행되는 행정학과 유레카 프로젝트의 성공은 학생의 적극적인 참여와 역할에 몰입하는 집중력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현희 교수는 원활한 수업 진행을 위해 재학생 선배를 조교로 참여시켰다. 이들은 한 학기 동안 1학년을 리드하며 수업 전체의 질을 향상시키는 도우미 역을 해냈다. 조교가 1학년이 방향을 잃지 않도록 돕는 길잡이라고 16학번 이우정 학생은 설명했다.

“토론 시간을 학생에게만 맡겨놓는 건 아니에요. 매 시간마다 해결해야할 과제가 있는데요. 학생이 논점을 벗어날 때 과제에 맞는 질문을 던져 토론의 흐름을 이끌거나 자료 조사와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제시하죠. 이를 통해 정해진 수업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했습니다.” 대형 복합 쇼핑몰 시나리오에서 재래시장 상인을 맡은 19학번 백효진 학생은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며 조교 덕분에 역할에 깊게 몰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생존권 때문에 시장 근처에 쇼핑몰이 들어서는 걸 반대하는 입장이었어요. 내가 실제 시장 상인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제안한 정책이 진짜 필요한 지, 이런 합의점을 도출해도 괜찮은지 의문이 들기도 했어요. 2차 자료 조사와 조교님의 조언으로 우리가 내놓은 정책 대안에 점차 확신을 가지게 됐죠.”

▲ (왼쪽부터) 행정학과 김건희·정성훈·이우정·김동현·백효진 학생

학생이 시나리오에 집중할수록 조교의 일은 더욱 늘어갔다. 처음 시도한 역할극이었고 시나리오가 구체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레카 프로젝트의 수업 설계 단계부터 함께한 18학번 정성훈 학생이 설명했다. “효진 학우가 재래시장의 전체 규모에 대해서 물었는데 그렇게 세세한 설정까진 세워놓지 않아서 당황한 적이 있어요(웃음). 상인 입장에서 대기업과 합의를 하려면 금전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한데, 총예산 금액을 따지기 위해서 분명 필요한 정보였죠. 그래서 팀원들과 상의해서 시나리오를 수정해나갔어요.” 학생의 의견을 반영해 설정을 조율하고 보완해나가며 시나리오는 더욱 치밀해졌다. 부족한 역할은 교수와 조교가 맡아서 대응했다. 덕분에 학생은 보다 현실적인 정책 형성 과정을 체험할 수 있었다.

그냥 공무원 아닌 좋은 정책가를 키워내고파

2020년 2학기 유레카 프로젝트는 개선을 통해 지난 수업보다 깊이 있는 수업을 진행 하고 있다. 박현희 교수와 조교 학생들은 지난 겨울방학에 2020년 행정학과 유레카 프로젝트를 위한 시나리오 공모전을 열고 ‘원자력 발전소 증설 찬반 시나리오’를 선정했다.

그 결과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충돌하는 복잡하고도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었다. 또 제비뽑기였던 역할 배분을 지망제로 바꿔 학생의 몰입도를 높였다. 조교인 18학번 김동현 학생은 올해는 한층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시나리오 네 개가 동시에 진행된 작년과 달리 올해는 질적으로 향상된 시나리오 하나를 준비했어요. 대신 이해관계자 역할을 16개로 나누어 여러 학생이 역할을 맡았는데요. 언론사 기자와 NGO, 국회의원에 정부기관까지 굉장히 많은 직군이 포함돼 여러 기관의 구조와 직무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 행정학과 2019 유레카 프로젝트 당시 모습

첫 번째 유레카 프로젝트 수강생이었던 19학번 김건희 학생은 올해 조교로 다시 한번 수업에 참여 중이다. 그는 유레카 프로젝트 덕분에 전공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행정학은 정치, 사회, 경제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학문이란 걸 재차 깨달았어요. 사회 전체의 이익을 생각하며 정책을 새로이 만들고 개편하는 과정을 통해 이론을 실제로 적용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박현희 교수는 학생이 유레카 프로젝트를 거치면서 좋은 공무원이 되기 위해 전공 수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길 바랐다고 전했다. “행정학과 학생은 아무래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시험이라는 정형화된 문제의 답을 찾는데 익숙한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저는 단순히 시험을 통과한 공무원이 아닌, 좋은 정책가를 키워내고 싶었어요. 그게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기도 하니까요. 앞으로 행정 데이터를 종합하고 분석하는 역량이 더 중요해질 텐데요. 이 프로그램이 학생들로 하여금 정책 대안 도출 과정에서 통계 자료와 같은 과학적 데이터 분석의 필요성을 느끼고 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동기부여가 됐기를 바라요.”

박현희 교수는 실제로 첫 번째 유레카 프로젝트 이후, 통계 특강과 데이터 관련 융합 전공에 학생의 참여도가 높아졌다며 이들의 시야가 점차 넓어지고 있음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문제 해결과 공공 데이터 분석 능력을 향상시키는 행정학과 유레카 프로젝트와 함께라면 국민대학교 행정학과 학생들이 공공 부문에 반드시 필요한 창의적 인재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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