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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중심에 선 사막 위의 축제 카타르 월드컵

국민대학교 스포츠산업대학원 송희경 교수

2022년 11월 21일에 카타르에서 개최된 FIFA월드컵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창궐한 이후 약 2년 반 만에 감소세를 유지하면서 엔데믹으로 가는 기로에서 열린 지구촌 축제이다. 이번 월드컵은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 그리고 중동지역에서는 최초로 개최됐다는데 그 의미를 더한다. 경제적 관점에서 본다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48억 2,600만 달러의 수입이 발생하였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53억 5,7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린 단일 종목으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메가 이벤트이다. 또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 35억 7,200만 명의 총시청자 수를 기록할 정도로 월드컵은 전 세계 축구팬들을 하나로 통합해 사회적, 정치적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의 화합을 조성해 국제 사회에서 영향력과 국민의 자긍심을 키워주는 전 세계인의 축제이다. 이러한 월드컵이 코로나 기간 묶여왔던 에너지 분출 및 사회통합의 창구가 되어 주길 희망하지만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비리 의혹과 개최지 선정 이후 경기장 건설 과정에서 다수 노동자가 희생되는 등 인권유린뿐 아니라 성소수자 인권침해, 탄소중립 실현에 대한 허구성 등 각종 논란이 개최 직전까지 불거지면서 역대 가장 환영 받지 못하는 지구촌 축제로의 기로에 서있으며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보이콧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셸 플라티니의 불법개입 의혹과 요제프 블라터의 후회

월드컵 유치를 위해 무리하게 쓰여진 오일머니는 월드컵 개최지 선정 당시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자 FIFA 부회장이었던 미셸 플라티니(Michel Platini)가 구속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비록 7년간 재판 끝에 2022년 7월에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요제프 블라터(Joseph Blatter) 전 FIFA 회장의 자문업무 대가 명목으로 200만 스위스 프랑(약 26억 6,000만 원)를 불법적으로 받은 혐의로 2015년 이후 모든 축구활동을 금지하는 징계를 받았다. 또한 징계기간 중 미셸 플라티니는 카타르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개최지 선정에 대한 불법적 개입 관련 혐의로 2019년 6월 18일 프랑스에서 긴급 체포되어 조사를 받았다. 미셸 플라티니는 당시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스 사르코지(Nicolas Sarkozy)와 카타르 왕세자(현 국왕)이자 현재 프랑스 축구팀 파리 생제르망FC의 구단주인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Sheikh Tamim Bin Hamad Al Thani)와 2010년 12월 개최지 선정 투표 2주 전 프랑스 대통령 궁 엘리제(Elysee)에서 3자 회동하였다. 당시 유럽국가들은 러시아 가스공급의 대안을 찾고 있었으며, 프랑스와 유럽 국가가 풍부한 석유와 세계 3위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자랑하는 카타르와 항공산업 및 에너지 산업분야에서 큰 이해관계가 있었던 상황에서 엘리제에서 회동 후 미셸 플라티니는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3명의 유럽 출신 FIFA 집행위원들과 함께 카타르 지지자로 급선회하였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결국 유치과정에서 뇌물 수수 의혹, 노동자 착취, 여성, 성소수자의 인권문제 등 2010년 개최국 선정 이후부터 월드컵 개막 시점까지 각종 논란에 시달리자 개최국 추첨 당시 FIFA의 회장이었던 요제프 블라터는 “For me it is clear: Qatar is a mistake. The choice was bad. It’s too small a country. Football and the World Cup are too big for that.(카타르는 월드컵을 개최하기에는 너무 작은 나라이며 카타르를 월드컵 개최지로 결정한 것은 실수이자 잘못된 선택이다)”라고 말했다. 스포츠맨십과 페어플레이가 전제되어야 할 축구 축제가 시작부터 삐걱거리게 된 것이다.

▲ 카타르는 이번 월드컵을 위해 반경 30km 내에 경기장 7개를 건설했다. 루사일 경기장 건설현장의 이주노동자들

호화로운 월드컵 그 이면의 이주노동자의 인권 외면

역대 월드컵 개최국 중 국토 면적이나 인구 면에서 가장 작은 나라인 카타르는 전체 인구 300만 명 중 카타르 국적의 카타리들은 약10%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산업이 외국인들의 노동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0년 월드컵 유치에 성공한 뒤 사막 한가운데서 월드컵을 가능하게 하기위한 노력으로 290조 원을 투입하여 7개의 축구 경기장, 고속도로, 지하철, 100개 이상의 새로운 호텔을 포함한 숙박시설 등 대규모 건설 사업을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노동자 학대와 착취의 인권침해 문제가 대두되었다. 전체 노동력의 90%이상이 남아시아 국가에서 돈을 벌기 위해 이주해온 사람들로 이루어졌으며 영국의 신문 <가디언(The Guardian)>에 따르면 월드컵 유치 후 10년간 카타르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인도,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파키스탄의 5개국 기준 6,751명이라 밝히면서 인권유린에 대한 상황을 조명하였다. 1인당 국민 소득은 최고 수준이지만 카타르의 다른 이면은 참담하였다. 이주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소개받기 위해서 소개업체에 비싼 수수료를 납부해야 하는 반면에 급여 지연뿐 아니라 여권을 압수당한 채로 이직 및 출국 금지 등의 위협과 협박을 받으면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충분한 휴식과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 채 강제노동을 강요받아왔다. 고용주의 허가를 받아야 출국허가 비자가 발급되고 이직이 허가되는 등 거의 노예나 다름없이 일하다가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모든 산업이 외국인들의 노동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기본권은 무시됐고 노동자보다 관객이 필요한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는 노동자들이 귀국을 강요받았다.

상처받는 성소수자

카타르 축구대표 출신 칼리드 살만 카타르 월드컵 홍보대사의 독일의 한 방송 인터뷰에서 동성애자에 대한 '정신적 손상'이라는 성소수자 혐오발언은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이슬람교를 국교로 하는 카타르는 동성애자를 금기를 어긴 자, 즉 ‘하람’으로 간주하여 적발되면 처벌 대상이 되며 카타르에서 혼외 성관계를 가진 남녀는 형법 281조에 따라 최대 징역 7년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하지만 월드컵은 누구나 차별없이 참여의 기회와 안전을 보장받아야 하며 축구로 전 세계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되는 지구촌 축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칼리드 살만은 모두가 카타르로 오는 것은 환영하겠지만 방문자 모두가 카타르 국가의 법과 이슬람 문화를 따르도록 강행하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인권탄압이 행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카타르에서 동성애자,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의 성소수자들은 단순히 존재하는 것만으로 범법자가 되는 상황이며 성소수자 팬의 안전은 보장되지 않은 현실이다.

▲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이 열릴 루사일 경기장

맞춤형 탄소 Zero 월드컵

석유,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물로 인해 지구 온난화가 진행 중이며 이는 인류의 심각한 핵심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지구 기온이 1850년대보다 1.7~1.8도 상승하면 인구 절반이 생존에 위협적인 더위와 습도에 노출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카타르는 월드컵 이래 최초로 탄소중립을 내세웠다. 하지만 카타르가 주장하는 녹지건설, 태양광 발전, 전기버스 운행 등의 방법으로 배출된 탄소량을 모두 흡수하여 Zero로 만들겠다는 탄소 상쇄의 현실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탄소감축계획의 효과와 측정 방식과 양에 의문을 품으면서 월드컵을 유치할 때 내세운 최초의 탄소중립 월드컵과는 거리가 멀다는 판단이다. 영국 랭커스터 대학(Lancaster University)의 마이크 버너스리(Mike Berners - Lee) 교수는 “카타르 월드컵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최소 1,000만 톤이 넘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FIFA가 주장하는 360만 톤보다 세 배 가까이 많은 수치이고 FIFA와 카타르가 주장하는 탄소배출 추정치는 과소평가된 수치”라고 지적하였다. 11월과 12월에 섭씨 30도의 사막 한가운데서 펼쳐지는 월드컵에 대비하여 경기장 8곳에 대형 에어컨을 설치하였으며, 월드컵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새로운 시설 건축과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 하는 데에도 이미 많은 화석에너지를 소비하면서 지구 온난화를 부추긴 상태이다. 따라서 탄소중립 월드컵이라는 현실성 없는 주장과 현실에 대한 괴리감은 커지고 있을 뿐 아니라 카타르 월드컵이 전 세계인에게 즐거움, 믿음, 화합을 제공하는 축제이기 보다는 오히려 역대 최악의 탄소를 배출하고 전 세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이벤트라는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시즌 중에 열리는 월드컵

6월 평균 기온이 50도씨를 웃도는 카타르 월드컵은 후텁지근한 날씨 때문에 사상 최초로 겨울에 열리는 월드컵으로 겨울을 메인 시즌으로 하는 유럽팀들로부터 시기적인 부적절성에 대한 강한 의문과 불만을 품어왔다. 월드컵 출전 선수들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유럽팀들에게 리그 경기에 월드컵까지 소화해야 하는 강행군 일정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고 이는 부상자 속출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월드컵 참가국의 반응

월드컵에 참가하는 32개국 중 대회 참가를 포기한 나라는 없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보이콧이 이루어 지고 있다. 축구 선진국인 영국, 스페인과 독일을 포함하여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의 주역인 프랑스는 파리, 마르세유, 릴, 스트라스부르 등 6개의 주요 도시에 대형스크린으로 중계하는 공간을 만들지 않을 뿐 아니라 거리 응원도 하지 않기로 하였다. 특히 성소수자 단체들은 TV로도 월드컵을 보지 않겠다며 시청 보이콧을 선언했다. 또한 호주축구 대표팀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처우개선과 동성애 차별 금지 등 인권문제를 다루는 방송에 출현하였으며, 덴마크 대표팀은 인권침해를 비판하고 건설 현장에서 사망한 노동자들의 애도의 의미를 담아 세 번째 유니폼을 검은색으로 제작하였다. 네덜란드와 웨일스를 포함한 유럽 다수의 국가는 차별에 반대하는 무지개색 하트가 그려진 완장을 주장이 착용하고 경기에 출전하기로 선언하였으나 FIFA의 옐로카드 제재조치가 발표되자 주장이 옐로카드를 받을 시 팀이 받을 불이익을 고려한 유럽 7개 팀은 무지개 완장 착용을 포기한 상태이다.

▲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거머쥘 주인공은 누구일까,
카타르는 월드컵이라는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를 통해 국격을 높일 수 있을까 ⓒFIFA

위기의 월드컵 vs 기회의 월드컵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전 세계에 창궐한 코로나19는 전 세계인의 일상은 물론 여러 산업 전반에 걸쳐 경제적, 사회적인 영향을 미쳤다. 스포츠 산업도 예외는 아니었으며 선수, 스태프, 팬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해당 국가와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및 방역 조치를 시행함에 따라 전 세계 축구 경기가 중단되었다. 따라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은 코로나19 시대에 개최될 뿐 아니라 예상치 못한 역병으로 인한 폐쇄된 환경속에서 모두가 손꼽아 기다려온 월드컵이라는 데에 더욱 의의가 크다. 하지만 카타르 월드컵은 개최국 선정의 시점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하여 월드컵이 진행되고 있는 현시점까지 여전히 소란스럽다. 명백한 사실은 각종 논란과 비리는 스포츠맨십에 어긋나고 이주노동자와 성소수자의 인권 외면과 차별은 어떤 방식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으며 수백만 명을 단결시키는 스포츠 정신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논란에 대한 비난만 하면서 코로나 창궐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의미 있는 지구촌 최대의 축제의 성패에 대한 논쟁만 벌이고 있을 것인가? 비리의혹의 시작부터 준비과정에서 노동자와 성소수자의 차별과 인권침해의 논란 그리고 돼지고기 섭취금지, 주류판매 금지, 복장규제, 애정표현 금지 등 많은 제약이 따르는 월드컵이다. 하지만 사막의 한 가운데서 최초로 진행되는 월드컵의 부족한 축구 인프라를 구축하여 전 세계의 방문객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월드컵이다. 또한 이주노동자의 거주와 이직에 고용주가 동의해야 하는 카팔라 제도를 폐지, 탈착식 재활용경기장 건설, 도하의 항구에서 제공되는 플로팅 호텔 등 카타르의 월드컵 준비를 위한 노력 역시 간과할 수는 없다. 이러한 모든 사항을 고려하였을 때 개최지 선정에서부터 현재까지 논란이 되어온 위기를 방관하지 않고 극복하려는 다양한 노력은 오히려 기회를 불러올 수 있다. 탄소 Zero 월드컵이라는 현실성 없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주장보다는 월드컵 기간동안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려는 노력과 지속가능한 탄소 상쇄대책 마련과 실행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보상과 서비스를 팬들에게 안전한 환경에서 차별없이 제공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서 보상은 어느 형태든 월드컵에 참여하면서 느끼는 만족감과 즐거움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이러한 노력은 월드컵을 통한 경제적 효과 뿐 아니라 자국홍보 및 월드컵 개최선정 시점부터 준비과정에서 실추된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동시에 아시아에서 두 번째 중동에서 최초, 그리고 최초 아시아 국가 단독 개최라는 여러 의미를 지닌 행사에서 사막에서 최초로 열리는 월드컵만의 특별한 경험을 선수단 뿐만 아니라 전 세계 팬들에게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국민대학교 스포츠산업대학원 송희경 교수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학(Indiana State University)에서 스포츠 매니지먼트 전공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단국대학교에서 스포츠마케팅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포츠매니지먼트 분야에서의 20년간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다수의 대학에서 강의를 해왔으며 현재는 국민대학교 스포츠산업대학원 축구산업전공 주임교수로 재직중이다. 대한체육회의 마케팅 위원, 한국스포츠에이전트 협회 감사 및 아카데미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다수의 정부부처와 지자체 자문위원과 스포츠관련 단체의 이사직을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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