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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디자인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디자이너를 배출합니다.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강연미 학장

국민대학교 조형대학은 1975년 건축, 생활미술, 장식미술 세 영역이 모여 독립적인 단과대학으로 출발하였다. 지금의 조형대학을 만든 특유의 혁신적이고 자유로운 도전정신은 미술대학에 디자인 영역이 포함되어 있었던 다른 대학들과 달리 한국 최초의 디자인 단과대학으로 시작된 것에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디자인 전문 분야의 유능한 인재를 배출해내며 국민대학교를 디자인이 강한 대학으로 성장하게 만든 조형대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강연미 학장에게 들어봤다.

디자인 독립 대학의 도전 정신

디자인 독립 대학으로 시작한 조형대학은 40년의 세월이 넘도록 계속해서 확장해나가고 있다. 그동안 8개 학과로 확장됐으며, 대학원은 일반대학원 포함 3개, 연구소도 2019년 2학기부터 한 개가 더 신설되어 5개로 운영된다. 강연미 학장은 “시대적으로 앞선 분야, 사회적으로 필요한 분야로 유연하게 확장과 도전을 추진해온 대학”이라며 조형대학을 소개했다.

“한국 최초의 디자인 독립 대학인 점 때문에 다른 학교보다 도전이 자유로웠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익숙한 그린 디자인이나 인터렉션 디자인 등의 분야들은 이미 국민대에서는 수 십 년 전 생소한 개념일 때부터 시도해왔어요. 시대적, 사회적으로 어떤 부분이 필요할 것인지에 대한 촉각을 세우고 발 빠르게 도전과 실험을 해 왔던 거죠.”

강연미 학장은 조형대학 교수들의 헌신적인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교수들의 관심과 열정이 조형대학의 커리큘럼에 반영되고, 학생들에게 긍정적 영향으로 전가되면서 사회로 진출해서도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강연미 학장은 “예비디자이너로서 학생들의 글로벌 경험이 상당히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다른 문화에서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조형대학 학부에서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대학원 차원에서는 중요한 학술교류를 해외 여러 나라들과 진행하고 있죠.”

최근에는 서구 중심에서 태국,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 대학들로 교류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 5월 태국의 실파콘 대학의 교수진으로 구성된 대규모 그룹이 조형대학을 방문해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같은 달, 영국의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의 큐레이터와 VIP후원자들이 조형대를 방문해 학생 작업 멘토링을 진행하기도 했다. 강연미 학장은 “그간 조형대학이 국제적 교류에 대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왔기 때문이며 그 위상이 해외에도 알려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영상디자인학과 전시 포스터
▲ 공업디자인학과 동아리 연합 전시 포스터

4차 산업혁명, 그리고 디자인 분야의 융합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사람들에게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닌 적극적으로 디자인에 개입하는 자세가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강연미 학장은 “기술, 인간, 환경 사이에서 중요한 연결고리역할을 하는 것이 디자인 영역”이라고 말했다.

“조형 중심의 전통적인 디자인 영역도 있겠지만, 요즘은 가치를 창출하고 코디네이트 하는 역할로서의 디자이너가 더욱 중요해지는 거 같아요. 학생들이 지금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세심하게 살펴보는 게 중요해요. 사람과 환경에 중요한 것은 무엇이고, 추구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나는 어떻게 독창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인문학적 소양, 소통하고 협력하는 역량이 디자이너에게 더 필요해진 역량이 아닐까 생각해요.”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조형대학에서는 교과 과정을 정비했다. 실무와 현장 중심의 교과과정으로 이루어진 ‘디자인 비즈니스’와 인문학적 소양을 위한 ‘디자인 인사이트’가 그것이다. 또한 4차 산업에 따른 디자인의 변화에 대해 분야별 인사를 초청하여 특강 프로그램을 학기별로 기획한다. 조형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수강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융합이에요. 조형대학에서도 지난 3년간 특성화 사업을 진행해왔는데 조형대학 6개 학과와 신소재공학과, 경영정보학부와 함께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융합은 전문성을 토대로 해야 합니다. 전문성이 없는 융합은 이름뿐입니다. 따라서 특성화 사업에서도 자신의 전공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분야를 배울 수 있는 융합 전공을 만들고 운영해왔습니다.”

올해에는 조형대학 내부에서의 자발적 학생 융합을 위해 융합 공모전을 기획하고 있다. 올해로 16회를 맞는 조형전은 3년마다 조형대학의 교육을 보여 줄 수 있는 특별한 주제 하에 진행하는데, 이번 11월에 열리는 조형전에서는 최초로 팀팀디자인 프로젝트X라는 이름으로 공모전이 기획된다. 학생 주도로 두 개 학과 이상의 구성원들이 융합적인 팀을 만들어 참여해야 한다. 이번 주제는 ‘Artificial Nature(아티피셜 네이처)’로 인간이 관여하는 디자인과 자연물, 그 경계와 관계들에 대해 생각해 보자는 취지이다.

창의력 있는 인재를 발굴하다

강연미 학장은 시대가 요구하는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감각, 통합적인 사고력, 커뮤니케이션 역량 등을 고루 갖추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잠재력 있는 인재들을 조기에 발굴해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조형대학에서는 매해 ‘전국 고등학생 조형 실기대회’를 진행한다.

“공모전의 목적은 디자인, 미술 분야로 진로를 희망하는 고등학생들의 전반적인 실력을 높이고자 하는 것, 그리고 우수한 학생들이 국민대학교로 진학하기를 바라는 취지입니다.”

올해는 5천여 명이 공모전에 지원했다. 몇 해 전부터 ‘기초조형’ 분야를 중점적으로 진행해 왔는데 외우는 조형이 아닌 기본적인 관찰을 바탕으로 한 학생들의 창의력을 더 강화하기 위함이다.

강연미 학장은 “대학에서 사고력과 콘텐츠 창출 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에 대해 고민한다”고 말하며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학생들이 대학에서 ‘크게’ 배우는 것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대학의 ‘대’ 자가 ‘큰 대(大)’잖아요. 커리큘럼, 과제, 전문분야, 융합, 취업 같은 단어들에 갇히지 말고 크게 배우려 했으면 합니다. 그 일례로, 자신의 전공을 공부하는 이외에 자기만의 관심거리를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디자인이 인간을 위한 것이라면 전문분야 이외에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과 경험을 깊게, 그리고 많이 할수록 인간에 대해 고민할 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매해 새로운 도전정신으로 특별한 인재를 배출해내고 있는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더 넓은 세상에서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인재를 배출하는 것은 강연미 학장의 고민과 교수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디자인이 강한 대학으로 매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국민대학교 조형대학의 내일이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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