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처음 신설되며 만 40년이라는 긴 역사를 유지해온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현재는 34명의 전임교수와 210명의 입학 정원을 가진 대형 학부로 성장했다. 2017년 산업계 관점 전자반도체 분야 최우수대학에 선정되었을 정도로 수요 지향적 교육체계를 갖추고 있는 전자공학부의 이야기를 장병준 학부장에게 들어봤다.
장병준 교수는 전자공학부 커리큘럼의 가장 큰 변화가 전공제로 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자공학부는 대형 학부임에도 불구하고 전공 구분이 없이 단일 전공체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2017년부터 융합전자공학전공, 전자시스템공학전공, 에너지전자융합전공으로 나뉘면서 변화를 꾀했다.
“학부제가 되면 과목이 많아지니까 학생들이 여러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하지만 단점도 있죠. 예를 들어 선배들이 반도체 분야로 취업이 잘 된 케이스가 있으면 그쪽으로 쏠려요. 물론, 학생들 관점에서는 취업이 잘되는 분야로 공부하는 게 좋죠. 하지만 취업이 잘 되는 분야는 언제든지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인기 분야라고 그쪽만 공부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닙니다. 저희 전자공학부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실무 능력이 강한 인재를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어서 전공제의 장점만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그 노력 중 하나는 학생들이 1학년 1학기 때부터 간단한 설계를 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다. 기존 전자공학부에서는 이론 80%, 실험 20% 비율로 수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1학년 때부터 설계를 접하면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다양한 이론에 관심을 갖게 된다. 장 교수는 “물리, 화학, 생물 등 고등학교 때와 유사한 방식의 수업이 아닌 전공 공부에 흥미를 붙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설계를 통해 전공에 대한 흥미를 붙이면 이론까지 자연스럽게 공부할 수 있죠. 더 나아가 자연스럽게 공모전 준비도 할 수 있습니다.”
전자공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이지만 그 범위가 넓기로 유명하다. 장 교수는 전공제를 기반으로 각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전자공학부에서는 학술동아리 지원, 공간 리모델링, 경진대회 개최 등 전자공학부 학생들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전자공학부에 새롭게 마련된 공간이다. 바로 드론스튜디오, 일렉샵, 창의스튜디오, IoT/IoE 스튜디오 등이다.
언제든지 드론을 직접 날려보며 실습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드론을 조작할 때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반영해 높이와 넓이 등을 조정했다. 또한 스튜디오 전면에는 판서할 수 있는 BACK PAINT GLASS와 개인 사물함을 설치하여 자유롭게 팀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전자공학부 내 ‘일렉샵(ELEC SHOP)’을 개설했다. 전자공학부의 영문명 Electrical engineering에서 따온 ‘ELEC’과 가게를 뜻하는 ‘SHOP’의 합성어이다. 상점에서 물건을 사듯 학생들은 경진대회 준비에 필요한 재료를 얻을 수 있다. 또한 ELEC SHOP 내 상주하는 교수진으로부터 어려운 부분에 대한 조언을 구할 수 있어 실용성이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의스튜디오는 활동적인 수업 형태를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큰 화면과 넓은 공간이 특징이다. 수업이 없을 때에는 학생들이 모임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다양한 공모전 및 경진대회를 준비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다수의 노트북을 비치해 학생들이 언제든지 공부할 수 있게 지원한다.
“공간을 만들 때 교수님들의 지원이 필요했어요. 연구실 공간을 제공하기도 하셨고, 물질적으로 도움을 주기도 하셨죠. 전자공학부 교수님들이 모두 학부에 대한 애정이 크시기에 가능했던 일인 거 같아요.”
전자공학부는 실험실 확충 등 하드웨어 보완뿐만 아니라 3대 Studio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경진대회를 치룰 예정이다. 작년까지는 학부에서 일 년에 한 번 자체적으로 전자공학부 설계경진대회를 진행했다. 올해부터는 1년에 두 번 각각 일주일씩 진행하고, OpenLAB, 동문초청특강, 학부모간담회, 설계경진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철인 3종 경진대회를 개최할 예정인데요. 전자공학부에서 필수로 배워야 하는 C프로그래밍, MATLAB, Arduino, 마이컴 중 3가지를 선정해 이를 골고루 잘하는 학생을 선정하는 거죠. 올해부터는 일 년에 두 번(5월 말, 11월 말) 전자공학부 주간을 만들어 다양한 행사를 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장병준 교수는 2005년에 국민대 전자공학부에 임용됐다. 임용 전에는 10년 정도 대기업, 정부출연 연구소, 정부산하기관 등에서 근무했다. 그는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이론은 물론, 실무까지 가르치는 역할을 해왔다. 2018년에는 학부장으로 취임하며 전공별 교과목 체계와 설계 교과목 체계를 만들었다.
“복도에 전공별 교과목 체계도와 설계 교과목 체계도를 붙여놨어요. 학생들이 언제든지 자신이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그 흐름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죠. 공간, 경진대회, 커리큘럼 등 이러한 지원 속에서 학생들의 실무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학교의 정신인 실용주의에 걸맞은 인재를 배출하기 위함이죠.”
전자공학부에는 ELCO, 컴실 등 다양한 학술동아리가 있다. 특히 ELCO는 지난 3~4년 동안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며 국민대학교의 대표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장병준 교수는 “나 자신도 학생들을 통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며 학술동아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장 교수는 학생들에게 “교수님에 대한 신뢰”를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르듯이 자신과 맞는 교수는 다를 거예요. 남들이 다 찾아가는 교수님이 아닌 생각이 젊고 열정적인 교수님을 찾아가세요. 교수님에 대한 믿음이 인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전자공학부에서는 학생들의 공부 환경은 물론, 커리큘럼 등 다양한 면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수들의 탄탄한 실력과 학부에 대한 애정, 그리고 열심히 따라가는 학생들의 모습이 오늘날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를 이만큼 발전시킨 것이 아닐까. 국민대학교에서 국가대표 인재로 발전해나갈 전자공학부 학생들의 미래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