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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간다 나누면 행복해집니다 국민대학교 체육대학 스포츠건강재활학과 14학번 한재덕 학생

한재덕 학생은 국민대학교 캠퍼스에서의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다. 캠퍼스 구석구석 오롯이 담겨 있는 지난 기억을 떠올리며 짙어진 초록의 캠퍼스를 거닐어 본다. ‘나’를 벗어나 ‘너’를 바라보고, 더 나아가 ‘우리’의 소중함을 배웠던 순간들. 지금부터 하려는 얘기는 ‘한재덕 학생의 행복한 나눔’에 관한 얘기다.

주러 가서 받아왔던 나눔

한재덕 학생은 고등학교 시절 처음 경험했던 봉사활동을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저 경험 삼아’ 학교에서 진행하는 봉사활동에 자원했고, ‘아이들보다는 어르신들이 계신 곳이 조금은 편할 것 같아’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거주하는 시설을 봉사 장소로 택했다.
한 할아버지가 “학생 장기 둘 줄 알면 나랑 한 판 둘 텐가”라며 한재덕 학생을 불렀고, 그 짧은 만남을 통해 한재덕 학생은 ‘나눔의 행복’을 어렴풋이 알게 됐다.

‘학우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더라고요. 운동처방사로 근무하면서 꾸준히 공부해온 만큼 재능기부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장기를 두면서 자연스레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저처럼 꿈 많던 어린 시절, 6.25 전쟁에 참전했던 청년 시절, 그리고 한 번도 찾아오지 않는 가족을 향한 애타는 그리움을 들으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런 저를 할아버지가 꼭 안아주시며 ‘고맙다’고 하시는데, 그때 깨달았어요. 오히려 내가 할아버지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따뜻한 마음을 얻어간다는 것을...”
한재덕 학생은 첫 봉사활동을 통해 경험한 나눔의 기쁨을 국민대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이어나갔다.
‘안녕하세요. 저는 국민대학교 스포츠건강재활학과 한재덕이라고 합니다. 평상시 혹은 운동할 때 통증이 있는 학우들을 위해 저의 재능을 기부하고자 글을 올립니다.’
2016년 국민대학교 학우들의 온라인 소통 공간인 ‘국민대 대신 전해드립니다’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입학 이후로 일과 학업을 계속 병행해오느라 하루 수면 시간이 3~4시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바빴어요. 그런데도 ‘학우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더라고요. 운동처방사로 근무하면서 꾸준히 공부해온 만큼 재능기부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게시글이 올라옴과 동시에 100여 명의 학생으로부터 신청 연락이 쏟아졌다. 신청 사연을 꼼꼼히 살펴본 후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선정해 운동 처방을 시작했다. 한재덕 학생의 재능기부는 다음 해인 2017년까지 이어졌고, 총 80여 명의 학생이 바른 자세와 자신에게 맞는 운동법을 배워 건강을 되찾았다.
한 명에게라도 더 혜택을 주고 싶은 욕심에 공간 시간을 오롯이 반납해야 했지만, 한재덕 학생은 그 시간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했다. 그때의 만남을 통해 지금까지도 인연을 이어오는 학우들도 있으니, 되려 받은 것이 더 많은 봉사활동이라고 회상했다.

멈춤을 위해 떠난 우간다, ‘함께’여서 더 특별했던 2년

누구보다 치열하게, 열정적으로 하루하루를 채워가던 한재덕 학생은 2017년 돌연 휴학을 선언했다. 매일 코피와 함께 하루를 시작해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사이, 번아웃 증후군이 찾아온 것. 앞만 보며 달리느라 미처 깨닫지 못한 사이에 몸도 마음도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지쳐있었다.
“본능적으로 멈춰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무작정 해외 봉사를 떠나겠다고 결정했어요.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에 대한 해답이 그곳에는 있을 것 같았어요. 봉사활동은 언제나 행복과 깨달음을 주었으니까요.”
2017년 코이카 해외봉사단원이 되어 처음 가본 아프리카 우간다. 낯선 사람들과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환경과 문화 속에서의 삶이 시작됐다. 한재덕 학생의 임무는 우간다에서도 시골인 음발레 지역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태권도를 가르치는 일. 고등학교 때,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태권도 선수로 활약한 만큼, 태권도 실력에서는 자신이 있었다. 문제는 언어가 통하지 않는 학생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가느냐였다.
누군가로부터 조건 없는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기에, 타인에게 마음을 여는 것이 쉽지 않은 음발레의 아이들. 한재덕 학생의 선택은 단순하지만 명확했다. ‘진심으로 이 아이들을 사랑하자.’ 어설픈 언어 실력이지만 아이들의 얘기를 귀담아들었다. 태권도를 통해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더 나은 내일을 향한 꿈을 심어주는 일에도 최선을 다했다.

▲한재덕 사부의 지도 아래 우간다 태권도 병아리들 아자!

아이들의 표정이 밝아지고 태권도 실력이 늘어가면서, 한재덕 학생에게는 한 가지 꿈이 생겼다. ‘이 아이들과 수도에서 열리는 태권도 대회에 참가하자!’ 문제는 ‘예산’이었다. 아이들의 숙식비와 참가비를 충당하려면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했다. 영국의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 글을 올려 후원금을 모으고, 그동안 저축해놓은 사비도 ‘탈탈’ 털었음에도 여전히 부족했던 예산. 한재덕 학생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유지수 전 국민대 총장님께 메일로 도움을 요청했고, 기대치 않은 답장과 함께 값진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총장님께서 격려와 응원과 함께 체육대학 교수님들께 대회 참가 취지를 전달해주셨고, 총장님과 체육대학 교수님들의 도움으로 아이들과 수도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대회 참가를 위해 출발하는 날, 부모님의 정장을 빌려 입고 와서는 설렘을 감추지 못했던 아이들의 얼굴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제일 좋은 옷을 입고 올 만큼 너무 좋았던 거죠.”
버스를 타고 울퉁불퉁한 길을 7시간 동안 달리는 내내, ‘수도는 어떤 모습일지’를 상상하고 ‘태권도 대회에서 꼭 메달을 따겠다’며 각오를 다지던 아이들. ‘함께’였기에 더 특별했던 경험은 아이들과 한재덕 학생 모두를 성큼 성장하게 했고, 태권도 대회 참가를 넘어 음발레에서 태권도 대회를 개최해보자는 더 큰 꿈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

▲중고등학생 주니어부도 한재덕 학생의 제자

코이카에 사업을 신청하고 국기원, 우간다 태권도 협회를 비롯해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았다. 음발레 지역에서 처음으로 태권도 대회가 열리던 날, 온 마을이 잔치처럼 떠들썩했다. 대회는 역대 우간다에서 열린 태권도 대회 중 가장 많은 인원인 800여 명이 참가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음발레 인근 지역의 성인·주니어 태권도 수련생들로 수도에서 열리는 태권도 대회에 참가하기 어려운 사람들이었다. 음발레 아이들을 위한 태권도 대회 개최는 한재덕 학생이 우간다에서 보낸 2년의 봉사활동 중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이 되었다.

다시 돌아온 한국, 나눔은 계속된다

다시 돌아온 한국에서의 삶은 여전했다. 달라진 점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한재덕 학생의 마음이었다.
“더 많은 것들을 나누는 삶을 살려면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됐고요. 더 멋진 사람이 되어서 소중한 깨달음을 선물해준 우간다에 다시 돌아오고 싶다는 꿈도 생겼고요.”
봉사하는 삶 역시 계속되었다. 우간다 해외 봉사 경험을 살려 국민대학교 동계 해외 봉사에 팀장으로 함께했다. 11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라오스의 한 학교에 전자도서관 및 학교 시스템 구축, 아이들 교육봉사, 자립경제 프로젝트, 벽화 그리기 등을 완수해야 하는 촉박한 일정이었던 만큼, 사전 준비가 더욱 중요했다. 출발 2주 전, 코로나19가 발생하고 봉사단의 총책임을 맡았던 김기현 과장님의 합류가 무산되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팀원 모두가 내 일처럼 앞장서 봉사에 참여한 덕분에 안전하고 건강하게 주어진 임무를 마칠 수 있었다.
“봉사를 준비할 때는 너무 힘든데, 우리의 노력으로 누군가가 밝게 웃는 모습을 보면, 힘들었던 기억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또 다른 봉사를 찾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작년에는 한국장학재단에서 개최하는 대학생 재능봉사캠프에 참여했습니다. 대학생들이 초· 중· 고등학교 중 한 곳을 선정해 재능봉사를 하는 것인데요. 라오스 해외 봉사에 다녀온 친구들 몇 명과 스포츠건강재활학과 후배들과 팀을 이루어 대구에 있는 포산 중학교에서 재능봉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한재덕 학생과 팀원들은 코로나19의 확산에 대비해 오프라인 활동과 온라인 멘토링을 함께 준비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직접 마스크를 만들어 취약계층에 전달했던 활동은 아이들에게 ‘만드는 즐거움’과 ‘나눔의 행복’을 동시에 알게 해준 값진 경험이었다.

▲아이들의 꿈에 풍선을 달아준 국민대학교 동계 해외 봉사 단원들

국민대 캠퍼스에서의 마지막 학기를 보내는 한재덕 학생은, 또 다른 도전을 준비 중이다. 대학원에서 스포츠의학과 인공지능, 빅데이터의 융합 학문을 연구한 후, 인재를 길러내는 훌륭한 교육자가 되는 것이 그의 꿈이다.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그 길을 걸어가는 과정에서도 ‘나눔과 봉사’는 늘 함께할 생각이다.
“제가 꾸준히 봉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건,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기 때문입니다. 나눔은 꼭 거창할 필요가 없어요. 내가 하는 일을 내려놓고,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는 게 아니에요. 주변에 분명 나의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가 있을 거예요. 친구, 이웃이 될 수 있어요. 일단 그 사람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그렇게 차곡차곡 쌓인 나눔의 습관들이 나와 너 우리의 삶을 조금 더 행복하게 바꿔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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