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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타일 알파프로젝트 KUST E-FORMULA 설계에서 생산까지, 직접 만든 전기차로 대회 출전

“어떤 환경에서도 달릴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기계공학부 정재일 교수 & 이경인 학생

KSAE 대학생 자작자동차대회는 매년 8월에 개최된다. 이 대회 출전을 목표로 알파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이경인 학생과 지도를 담당하는 정재일 교수를 만났다. 이들을 만나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자작차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봤다.

설계에 대한 관심, 대회 출전으로 이어져

기계공학부(18) 이경인 학생은 2020년부터 국민대학교 태양광 자동차 동아리 KUST 에서 활동 중이다. 동아리 내에서도 포뮬러에 관심 있는 학생들 23명이 EV-FORMULA팀에 소속되어 있다. EV-FORMULA팀은 매년 각종 전기자동차 대회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올해에도 여러 대회에 출전을 예고한 상태다. 이경인 학생은 그 중에서도 2021년 KSAE 대학생 자작자동차 대회 프로젝트를 이끄는 핵심 멤버이다. 대회 출전을 주제로 알파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KUST EV formula 팀원들

KSAE 대학생 자작자동차 대회는 대학생들이 자동차를 직접 설계, 제작하는 과정을 통해 자동차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이고 미래 자동차 산업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아이디어 경연장이다. 참가부문은 오프로드인 바하(Baja)와 온로드인 포뮬러(Formula) 그리고 기술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평가하는 기술부문으로 나뉜다. EV-FORMULA팀은 300V 이하 전기차와 710cc 이하 엔진차가 경쟁하는 포뮬러 부문 출전을 앞두고 있다. 차량 제작은 크게 기계팀과 전자팀으로 역할이 나뉜다. 이경인 학생은 기계팀에서 서스펜션 설계를 담당한다.

“서스펜션 작동원리에 대한 유튜브 영상을 우연히 봤죠. 그 뒤로 자동차 설계에 관심을 갖고 있다가 KUST에 들어오게 됐어요. 직접 설계하고 제작까지 해 볼 수 있다니 흥미로웠죠. 진동공학이나 동역학 등 전공에서 배운 학문들을 적용하면서 열심히 임하고 있습니다.”

현재 골조를 만들고 있는 차량은 300V급으로 배터리 박스에 200에서 300개 정도의 배터리가 사용된다. 모터는 완성품을 구입하지만 뼈대부터 차체, 배터리와 기어까지 직접 만든다. 부품끼리의 상성과 예산을 따져서 가장 좋은 효율을 낼 수 있도록 조합하는 것이 관건이다.

올해 대회를 목표로 제작중인 자동차 모델링

축적된 노하우 바탕으로 더 높은 곳 향해

이경인 학생은 올해 8월에 열리는 대회 참가를 위해 지난해 2학기부터 알파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준비 시간이 1년이나 필요할까 싶은데 길지만도 않다고 한다. 아무런 밑바탕 없이 자동차를 만들어야 한다면 1년도 어림없는 시간이라는 것. 다행히 KUST 선배들이 지금까지 대회에 출전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차를 제작하기에 그나마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이경인 학생은 설명한다.

“대회마다 차량 스펙에 대한 규정이 있는데요. 길이, 높이, 각도 등의 규정을 벗어나면 바로 탈락이에요. 그래서 그 규정을 충족시키면서 우리가 원하는 차를 만드는 게 중요하죠. 그런데 제가 동아리 가입 이후 열린 대회들이 코로나19로 참관이 제한되거나 취소되었던 탓에 단 한 번도 대회에 나가보지 못했어요. 처음 하는 일이라 막힐 때가 있는데 선배님들이 많이 지도해주서 잘 따라가고 있어요.”

기계공학부(18) 이경인 학생

선배들이 만들어놓은 결과물을 그대로 따르는 것은 아니다. 조금이라도 더 발전된 차량을 선보일 수 있도록 설계에 변화를 주는 것이 후배들의 몫이다. 예를 들어 기어 4개를 설치하던 것을 3개로 줄여 회전질량을 감소시키고 차량 효율을 높이는 식이다.

“저희가 기계에 집중을 하다 보니 타이어에 대한 공부가 부족한 것 같아요. 타이어는 기성 제품을 사용하는데 우리가 제작한 차에 설치했을 때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파악하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타이어 성능 해석에 한계를 느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공부하고 있어요. 팀원들과 함께 해석프로그램을 배울 수 있는 외부 강의에도 참석하고 있죠. 타이어의 성능을 최대치로 끌어낼 수 있는 차량을 만들고 싶어요.”

기존 설계를 바탕으로 한다지만 수작업으로 자동차를 만들어 내는 일이 간단할 리 없다. 전기차를 만들려면 구조에 대한 완벽한 이해는 물론 배터리, 차체, 타이어 프레임 등 다양한 부품을 다루기 위한 공부가 필수다. 그만큼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재일 교수는 알파프로젝트의 의미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한다.

기계공학부 정재일 교수

“EV-FORMULA팀은 대회 수상도 여러 번 하면서 어느 정도 안정된 기술 기반을 갖추었어요. 예전엔 차를 완성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면 지금은 더 높은 단계로 올라서야 할 때죠. 일정 수준에 도달한 뒤 그 벽을 넘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가 필요하죠. 알파프로젝트가 그 시간을 보충해 주는 거예요.”

대회 경험으로 엔지니어 역량 쌓아

대학생 자작자동차대회는 속도를 겨루는 대회가 아니다. 공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학생들의 설계능력과 제작 완성도를 중요하게 여긴다. 정재일 교수는 학생들이 차량 제작으로 얻는 배움이 무척 크다고 말한다. 직접 설계하고 제작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역량이 크게 성장하는 것을 실감한다는 것이다. 대회 출전은 차량 제작에 힘을 쏟아부을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이론 수업에서 채울 수 없는 게 분명 있어요. 대회를 치르면서 발생하는 문제들, 예를 들어 설계의 미진함이나 차체 결함 등을 해결해서 리포트로 남기고, 그걸 토대로 개선과 발전을 꾀하는 연구를 반복하면서 성장하는 거죠.”

EV-FORMULA팀에는 고학년이 되어서도 다시 한번 대회에 출전해 후배와 팀을 이룬다는 규칙이 전통처럼 굳어져 가고 있다. 고학년의 참여는 비단 후배를 위한 것만은 아니라고 정재일 교수는 말한다.

“자기가 설계하고 만들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후배들의 작업을 곁에서 지켜보는 입장이 되면 눈에 더 잘 들어오기도 해요. 내가 만들었던 차를 다른 사람이 만드는 걸 보면서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 학생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카울 제작 모습. 유리섬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방진복 착용은 필수다

또한 알파프로젝트는 실전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는 데에 있어 학생들에겐 너무나도 좋은 수업이라고 덧붙였다. 압축된 지식 습득을 벗어나 새로운 걸 설계하고 만드는 경험의 차이는 사회에 진출할 때 큰 무기가 된다는 것이다. 현재는 300V급 차량을 제작하지만 600V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기량을 쌓은 뒤, 10년쯤 뒤 독일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정재일 교수가 생각하는 EV-FORMULA팀의 미래다.

정재일 교수는 대회 출전하는 학생들이 자신들이 만드는 차에 대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이 리뷰를 해주지만 자동차를 만든 사람에게 자동차의 모든 것이 달렸다고, 그게 엔지니어의 처음과 끝이라며 말이다. 그러면서 대회 출전에 있어 완주하는 걸 최우선 목표로 삼으라고 조언한다.

지난해 열린 KSAE대학생자작자동차 대회 참가 모습

“지난 대회 때 태풍이 닥쳐 환경이 아주 안 좋았어요. 그런 상황에서도 대회는 진행이 돼요. 속도도 중요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일단 달릴 수 있어야 해요. 대회 규정만 만족하면 되는 게 아니라 모든 변수를 고려해서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하죠. 그게 연륜이 있는 팀과 없는 팀의 차이고, 설계와 생산이 잘 연계가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경인 학생은 선배들이 걸어온 발자취를 따라 한 단계 발전된 차량을 선보이기 위해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의 땀방울이 올여름 어떤 결실로 나타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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