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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려는 대체식품,

내 건강도 지켜줄 수 있을까?

(식품영양학과 임지영 교수)

건강에 대한 관심, 기후 위기와 같은 환경의 중요성, 그리고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식물성 대체식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제 대체식품은 단순한 “채식 옵션”을 넘어서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사회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특히 윤리적 소비와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대체식품은 하나의 식품산업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측면 이외에 대체식품의 영양학적 품질에 대한 정보는 소비자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본 고에서는 식물성 대체식품의 영양학적 측면을 조금 더 깊이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 몸에서 단백질 섭취는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된다. 실제적으로 14개 선진국의 식이섭취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구 구성이나, 생활 방식이 달라도 단백질 섭취는 전체 에너지의 약 16% 수준으로 일정하였으며, 반면 탄수화물과 지방의 섭취는 나라마다 큰 차이를 나타냈다. 이러한 현상은 단백질 지렛대 가설(protein leverage hypothesis)로도 설명된다.

이 가설에 의하면 사람은 에너지 함량보다 단백질 섭취 요구를 우선시하며, 단백질 요구가 충족될 때까지 음식을 계속 섭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식품의 단백질 함량이 낮을수록 과잉섭취의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식물성 대체 음료들은 “milk”를 의미하는 “유”라는 용어를 제품에 포함하고 있지만, 실제 영양 성분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두유(완두유)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식물성 음료(예: 아몬드유, 귀리유, 코코넛유 등)는 단백질 함량이 낮거나 거의 없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단백질 섭취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생리적 관점에서 볼 때, 일부 식물성 음료를 우유 대체로 선택할 경우 오히려 과잉섭취 또는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곡물 유래 식물성 음료의 경우, 제조 공정에서 전분을 효소로 당화시켜 가공성을 높이는 과정이 포함되며, 이로 인해 일부 제품은 섭취 후 혈당스파이크(glycemic spike)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은 소비자들이 알기 어려운 불편한 진실이기도 하다 . 따라서, 식물성 음료를, 건강을 위한 선택으로 고려할 경우, 단백질뿐만 아니라 당질 구성, 가공 방식, 영양성분표에 대한 세심한 확인이 필요하다.

고형제품인 식물성 치즈와 육류 대체식품의 경우 고유의 풍미와 조직감을 재현하기 위하여 복잡한 제조공정이 필요하며, 각 성분의 결착이나, 풍미, 색, 보존성 등을 위하여 상당량의 식품첨가물 사용이 필수적이다.

식품첨가물의 사용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지만, 보다 자연적이고 단순한 원료로 제조한 식품을 선호하는 최근 소비자 트랜드와는 분명 거리가 있다. 예를 들어,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식물성 피자치즈(식물성 모짜렐라)의 단백질 함량은 우유로 만들어지는 치즈와는 달리 최대 0.5% 미만이며, 전분이 주성분임을 알고 있는 소비자는 얼마나 있을까?

이처럼 식물성 대체식품은 고도로 가공된 제품인 경우가 많으며, 단순히 “식물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건강에 더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동물성 식품과 비교하여 일부 영양소의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물론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식품과학과 산업 분야의 부단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서는 단순한 대체식품의 섭취가 아닌 전체 식단의 조화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식품의 윤리적소비도 꼭 대체식품의 섭취가 아니어도 지역농산물을 소비하거나, 식품 폐기물을 줄이는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실천할 수 있다.

국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임지영 교수
고려대학교 축산학과에서 학부, 석사를 마치고, Cornell 대학교 식품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02년 국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현재 한국식품과학회 국제학술지 Food Science and Biotechnology 편집위원장, 한국축산식품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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