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건축대학은 1974년부터 지금까지 건축 분야의 인재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2002년 건축학과가 5년제로 전환되면서 전문 건축대학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이경훈 학장은 국민대학교 건축대학이 이미 세계무대에 도전해볼만한 교육과 커리큘럼을 갖고 있다며 그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이경훈 학장이 바라보는 국민대 건축대학의 미래는 무엇일지 uniK가 물었다.
1974년 한국 현대 건축의 대명사라 불리는 김수근 학장을 필두로 국민대 건축대학이 설립됐다. 이후 건축 분야뿐만 아니라 디자인·예술 분야의 인재도 필요하다는 판단에 조형 대학이 설립되는 데 주축 역할을 했다.
“이후 2002년에 건축학과가 5 년제로 변경되면서 우리학교 건축전공도 건축대학으로 분리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건축대학을 5년제로 실시한 학교가 네 학교가 있었는데요. 국민대가 그중 하나였죠.”
당시에는 건축 관련 전공이 대부분 건축공학으로 분류되었다. 하지만 이를 건축대학으로 분리해 설계로 특화한 학교는 국민대가 처음이었다.
“1974년에 우리나라 산업에 중동 붐이 일어났어요. 중동 지역에 많은 인력이 필요했고, 대학마다 건축학과가 설치되었는데 대부분이 공학 중심이었어요. 이때부터 국민대는 학과의 성격을 설계 중심으로 명확히 했습니다. 또한, 대학마다 건축 전공은 국제인증을 받아야 하는데요. 그 시범학교가 우리 학교가 될 정도로 건축 분야에 있어서 그 실력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국민대학교 건축대학에서는 학생들이 국제무대의 경험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꾀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 6월, ‘International Digital Architecture Summer Workshop 2019 in Kookmin University’(이하 국제 디지털 건축 워크샵)을 진행한 것이다.
이번 연도에 처음 개최된 국제 디지털 건축 워크숍은 세계에서 주목받는 해외 대학교수를 초빙해 학생들이 새로운 디지털 건축 트렌드를 배울 수 있고, 건축 분야의 국제적 감각을 배양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외국 학생들과의 교류 프로그램으로서 진행됐어요. 단기 프로젝트를 통해 디지털건축 최신 트렌드를 접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일주일 정도 진행됐는데요. 그 기간 동안 훌륭한 작품이 많이 나와서 뿌듯합니다. 앞으로도 글로벌 경쟁력 및 폭넓은 시야를 제공할 수 있는 국제 교류를 이어갈 계획이에요.”
이뿐만이 아니다. 국민대 건축대학에서는 유명 건축가를 초빙해 학생들과 대화하는 시간도 마련한다. 조병수, 최문규, 민현식 등 건축 분야에서 유명인사들과 함께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특강보다는 토크콘서트에 더 가깝다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성격상 학생들의 참여도가 중요한데요. 학생들의 적극적인 발언에 꽤 놀랐어요. 그만큼 학생들의 열정이 돋보였던 시간이었죠. 이는 학생회 차원에서 출판물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홍콩, 일본 등에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영문 이력서 작성과 모의 면접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이경훈 학장은 조만간 뚜렷한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국민대학교 북악관 1층 로비에는 고화질의 가상현실 캠퍼스를 체험할 수 있는 잠망경 형태의 체험기기(kiosk)가 설치됐다. 이는 국민대학교의 캠퍼스를 VR 가상현실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계다. VR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핵심 키워드로, 그 활용도가 높아짐에 따라 건축대학에서 공간을 활용해 VR 콘텐츠를 구상한 것이다. 이는 이경훈 학장의 총괄 아래 이루어진 프로젝트이다.
“현재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아이템 중, VR 산업이 가장 천천히 발전하고 있어요. VR이 가상현실이라는 뜻이잖아요. 가상현실에서는 표현도 하고, 소통도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공간이 중요한 전제가 되어야 해요. 그래서 건축을 다루는 사람이 관여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판단해 먼저 제안했습니다.”
이경훈 학장은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게임 형태의 VR 콘텐츠를 구성했다. 특히 모델링은 학부생들의 작품으로 더 큰 의미가 있다. 이 학장은 학생들이 이를 토대로 또 다른 VR 콘텐츠를 파생할 수 있길 바란다는 바람을 표했다.
“가상현실은 우리 생활공간과 유사하지만, 새로운 환경이기도 해요. 이 안에서 강의, 발표, 토론, 동아리 활동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연구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이 가상현실에서 테니스 게임도 할 수 있고, 동아리 방 공간도 만들 수 있고 발전할 여지는 충분히 열려있습니다.”
이번 사업은 건축대학 이경훈 학장이 총괄하며 건축대학에서 준비하는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도전에 대해 일깨웠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필요로 하는 건축가의 자질은 무엇일까. 이경훈 학장은 “본질에 대한 탐구”를 강조했다.
“저는 대학 때 CAD 프로그램을 배운 적이 없어요. 하지만 막상 실무에서는 CAD를 다뤄야 했지요. 이처럼 계속해서 변화하는 가운데 중요한 건 핵심 가치예요. 인문학이나 역사 등등 변하지 않는 가치에 관해 공부해야 해요. 단기간에 성과가 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핵심 가치는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경훈 학장은 건축 트렌드에 대한 소양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본에 충실하지만 트렌드를 따라가는 건축가. 그것이 그가 강조하는 훌륭한 건축가의 자질인 것이다.
이경훈 학장은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공부를 계속한다면 실생활에 필요한 건축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다는 조언과 함께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계속해서 도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국민대 건축대학. 다음에는 어떠한 행보로 학생들의 시야가 새롭게 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