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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급격한
혈당 상승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

(식품영양학과 정상진 교수)

최근 급격한 혈당 상승의 문제점이 많이 알려지면서 그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식품을 섭취하면 혈당 증가는 당연한 것 같은데 왜,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것일까?

혈당이 체내 미치는 영향

‘혈당’은 혈액 속의 당분을 뜻한다. 우리가 식품을 섭취하면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흡수되며 혈당이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이때 췌장은 인슐린을 분비해 포도당의 분해를 촉진시키거나 세포 안으로 이동시켜서 혈당을 낮춘다. 건강한 사람은 이런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며 큰 문제가 없지만, 유전적 요인·비만·연령 증가 등의 위험 요인을 가진 경우 인슐린 부족, 인슐린저항성 등으로 조절 능력이 떨어지면서 이상이 생기고 당뇨 전 단계, 당뇨병으로 발전한다. 조절능력에 문제가 있을 때 혈액내 당이 과도히 높아지면 혈액이 끈적해지며 혈액 흐름에 방해가 되고 염증 유발 및 혈관 손상이 야기되어 심뇌혈관질환 같은 만성질환을 발생시키게 된다. 게다가 당조절이 안되면서 당뿐 아니라 지방대사에도 문제가 생겨 고지혈증 위험이 높아지고 이것이 체내 모세혈관에 손상을 가져와 혈관문제를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다.

식후 혈당이 너무 치솟거나 내려오지 않는 초기 내당능(식후당조절능력)장애가 생겼을 때 공복혈당 이상은 아직 보이지 않아 대부분의 건강검진에서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제대로 관리를 시작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당뇨전단계, 당뇨병으로 진행되고 여기에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동반되는 경우 더 복합적 문제가 나타나게 된다.

당뇨와 당뇨전단계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약 12%, 당뇨전단계는 약 40%로 보고되고 있다. 당뇨병은 공복 혈당이 126mg/dL 이상, 식후 2시간 혈당이 200mg/dL 이상, 또는 당화혈색소(2~3개월간의 평균 혈당수준 지표)가 6.5% 이상일 때 진단된다. 당뇨는 유전적인 요인도 많이 영향을 미치지만 그 외 발병 원인에 따라 1형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량 자체가 부족한 경우이고, 비만, 연령의 증가 등의 위험요인과 관련된 2형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이 커져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다.

당뇨병은 아니지만 혈당조절능력에 이상이 보이는 직전단계를 당뇨전단계라고 하며 공복 혈당 100-125mg/dL, 식후 2시간 혈당 140-199mg/dL, 당화혈색소 5.7~6.4% 범위가 이에 해당된다. 당뇨전단계는 일반적으로 약을 복용하지 않는 단계라 지금까지는 아직 질병이 아니라고 무시하고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당뇨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늦출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로 알려지며 체중 조절, 식습관 개선, 꾸준한 운동 등의 생활습관 개선 및 관리를 통해 혈당을 낮추고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습관의 서구화, 비만, 운동 부족으로 최근 10년 사이 30세 미만 젊은 당뇨 환자가 3~4배 늘고 있고 높은 당뇨전단계, 당뇨 유병률을 보이고 있어 전문가들은 이에 관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과도한 혈당 상승을 예방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혈당을 관리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는 체중이 과다인 사람의 경우 체중 감량이다. 체중이 줄면 공복혈당, 식후혈당이 낮아지고 인슐린 저항성도 개선된다. 효과적인 체중감량을 위해서는 같은 열량의 식사라도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식사(고당부하 식사)보다는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하는 식사(저당부하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고혈당은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이는 혈액내 여분의 당분을 세포 내로 이동시켜 더 쉽게 지방으로 저장시키므로 비만을 더욱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어 저당부하 식사가 체중 감량에 더 효과적이고 혈당조절 능력에도 덜 해를 입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고당부하식사로 인해 혈당이 급격히 오르고 내리는 것은 또한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능력에 과부하가 걸리게 해 당 조절능력을 더욱 악화시키므로 한 번에 많은 양의 식사를 하거나, 탄수화물이 많은 식사와 간식을 과하게 섭취해 혈당이 급격히 오르게 되는 것을 삼가야 한다. 특히 식사 직후 떡이나 과일 등을 바로 먹는 경우 갑자기 혈당이 오를 수 있으므로 이를 섭취하고자 하는 경우 간식 시간에 따로 먹는 것이 좋다. 특히 떡의 경우 소화가 빠른 아밀로펙틴이 많아 혈당을 급격히 올리기 쉽다. 또한 생과일을 주스로 만들어 섭취하면 입자가 작아지고 액체형태가 돼 흡수가 더욱 빨라져 혈당이 급상승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혈당관리를 위해서는 같이 먹는 음식의 조합도 중요하다. 예전에는 한가지 식품 또는 음식 자체의 혈당지수(각 식품이 기준식품 대비 혈당을 올리는 정도), 당부하지수 등에만 관심을 가졌지만 최근에는 한번의 식단을 통해 혼합되어 섭취되는 식사가 그 끼에 전체적으로 혈당을 얼마나 올리는지가 중요하다는 연구가 많이 보고되고 있다. 그래서 소화, 흡수의 속도를 늦춰주는 식사 중 영양성분 즉, 단백질과 지방이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는 것으알려져 있으며 식이섬유, 특히 수용성 식이섬유 또한 소화·흡수를 늦춰 혈당 상승을 완화하여 혈당상승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한끼 식사 중 음식 섭취 순서도 주목받고 있는데, 채소나 단백질 식품을 먼저 먹고 탄수화물을 나중에 먹으면 탄수화물이 빠르게 흡수되는 것이 방지되므로 식품 섭취 순서를 달리하는 것도 혈당을 덜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식초를 포함한 샐러드드레싱을 사용하거나 식전에 식초를 섭취하기도 하는데 이는 산의 혈당반응 억제원리에 기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섭취를 통해 혈당반응을 조절하는 방법 이외에 혈당관리에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혈당이 가장 최고치에 달하는 식후 30분-1시간정도에 가벼운 걷기 등의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다. 식후 과도한 운동은 소화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그렇지 않은 수준으로 가볍게 산책을 하는 것은 혈당을 에너지로 소비하게 하여 혈당을 내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평상시 근육운동을 통해 근육을 키워 놓으면 이러면 능력이 더욱 향상되어 혈당조절이 더욱 잘 이루어질 수 있다.

혈당의 증감은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다. 그러나 지나친 상승은 혈관 건강에 큰 부담을 준다. 특히 당뇨전단계나 당뇨병 그리고 고혈압·고지혈증을 함께 가진 사람들에게는 더욱 위험하다. 매끼니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단백질·지방·탄수화물이 균형 있게 포함된 건강한 식사를 섭취하고 식후 적절한 운동을 통해 제대로 혈당 관리를 하는 것은 당뇨, 심뇌혈관질환 예방과 관리에 필수적이므로 이를 잘 실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국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정상진 교수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에서 학사·석사, 미시간주립대학교에서 박사를 졸업하고 2006년 국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주요경력으로는 2017년 영양의 날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고 현재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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