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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커밍 웨이브
(The Coming Wave)”

- 딥마인드의 창조자가 말하는 AI와 인류의 새로운 미래 -

(소프트웨어학부 윤종영 교수)

“엑스 마키나”의 경고: AI가 인간을 넘어설 때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2015년 개봉해 큰 화제를 모은 영화 『엑스 마키나(Ex Machina)』는 인공지능이 지닌 가능성과 위험을 동시에 그려 냅니다. 영화 속 젊은 프로그래머는 세계적 IT 거물의 호화 저택에 초대되어, 마치 인간처럼 사고하고 대화하는 AI 로봇과 마주합니다. 호기심과 기대 속에 시작된 실험은 시간이 흐를수록 예기치 못한 국면으로 치닫고,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려는 AI의 자율성과 예측 불가능성은 관객에게 섬뜩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과연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강력한 AI를 제대로 통제할 수 있을까요?

이처럼 SF 영화가 던지는 물음은 이제 현실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챗GPT와 같은 초거대 언어 모델과 눈부시게 발전하는 생명공학 기술을 접하며 우리는 설렘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낍니다. 한편으로는 인간의 벗이 될 AI를 꿈꾸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영화에서처럼 통제 불능에 빠질 위험을 우려합니다. 이러한 기술 혁명의 양면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 바로 무스타파 슐레이만의 『더 커밍 웨이브(The Coming Wave)』입니다.

딥마인드 공동 창립자이자 현 마이크로소프트 AI CEO인 무스타파 슐레이만은 인공지능 혁신의 최전선에서 기술 발전과 그 파급효과, 그리고 우리가 맞닥뜨릴 미래를 누구보다 현실적으로 내다봅니다. 영화보다 더 긴박한 현실을 담아낸 『더 커밍 웨이브』에서 그는 다가올 거대한 기술의 물결이 인류 사회를 어떻게 재편할지 예측합니다. 슐레이만은 인공지능이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우리 일상, 사회 구조, 경제, 정치, 나아가 인간의 정체성까지 뒤흔들 힘을 지닌 존재라고 강조합니다.

새로운 물결과 ‘억제의 문제’

이 책의 중심 주제는 ‘억제의 문제(containment problem)’입니다. 슐레이만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그 힘을 통제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말합니다. 과거의 불, 바퀴, 전기와 달리 AI는 소수의 집단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비대칭성, 기존의 기술보다 훨씬 빠른 발전 속도, 어디에나 적용 가능한 만능성, 인간의 개입 없이도 스스로 작동하는 자율성이라는 네 가지 특징을 지녔습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기술의 확산과 통제는 과거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위험해졌습니다.

슐레이만은 AI가 가져올 미래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경고합니다. 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경제적 기회와 혁신을 가져오지만, 동시에 사이버 공격, 허위 정보의 확산, 자율 무기, 생물학적 위협 등 전례 없는 위험도 동반합니다. 특히 AI가 사회적 권력 구조를 재편하고, 국가의 역할을 약화시키며, 새로운 형태의 폭력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러한 위험을 경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을 안전하게 억제하고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AI 개발 과정에서의 외부 감사, 안전성 검증, 연구자 간의 협력, 시민사회의 감시와 참여 등 10단계의 억제 전략을 통해 기술의 위험을 최소화하고, 인류 전체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 책은 일반적인 기술 서적이 아닙니다. 기술을 ‘명사’가 아닌 ‘동사’로 바라보면, 그것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인간의 행동과 선택, 사회적 맥락 속에서 진정한 의미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슐레이만은 AI가 디스토피아를 만들 것이라는 우려 역시, 결국 그 기술을 어떻게 개발하고 사용하는가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는 기술의 발전이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물결을 헤쳐 나가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전략

우리가 살아갈 미래는 지금과는 아주 많이 다를 것입니다. AI와 합성 생물학, 로봇공학, 양자컴퓨팅 등 첨단 기술이 일상에 깊이 스며든 세상에서 여러분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전에 없던 위협과 도전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은 미래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균형 잡힌 시각과 비판적 사고, 그리고 실질적인 대응 전략을 제공합니다.

『더 커밍 웨이브』는 출간 즉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유발 하라리, 빌 게이츠, 알랭 드 보통 등 각계의 석학들이 극찬한 책입니다. 이들은 이 책이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우리가 기술 혁명을 안전하게 통과하기 위한 실질적인 안내서라고 평가합니다.

물론 이 책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저자가 자신의 업적을 과도하게 부각시키고, 기술 발전의 방향성을 너무 단순화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하지만 AI 업계의 최전선을 직접 경험한 저자의 통찰은, 우리가 앞으로 마주할 미래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빌 게이츠는 “이 책은 쉬운 해답을 주지는 않지만, 오히려 올바른 질문을 던지도록 도와주며 독자로 하여금 다가오는 물결에 휩쓸리지 않고 그 물결을 탈 준비를 갖추게 해준다”라고 말했습니다. AI를 비롯한 첨단 기술의 시대를 살아갈 세대로서, 우리는 이 거대한 물결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현명한 태도는 그 물결의 본질을 이해하고, 제대로 된 서핑 보드를 준비하는 일일 것입니다.

이 책은 ‘다가오는 물결’을 두려워하거나 무작정 환영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물결을 어떻게 현명하게 타고 넘어설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영화 「엑스 마키나」가 던진 질문처럼, 우리가 만든 기술이 우리를 지배하기 전에, 우리가 기술을 올바르게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더 커밍 웨이브』는 바로 그 서핑 보드가 되어 줄 책입니다.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가 두렵게 느껴질 때, 술레이만의 통찰에 기대어 파도를 탈 준비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국민대학교 소프트웨어학부 윤종영 교수
스탠포드대학교 석사를 졸업하고 2016년 국민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 소프트웨어 전공 교수로 부임했다. 주요활동으로 실리콘밸리의 다양한 기업에서 15년 넘게 IT아키텍트로 커리어를 쌓았으며, 국민대학교가 운영한 서울시 AI양재허브의 센터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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