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법학부 97학번인 신재민 씨는 지난 2007년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법조인으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판사와 검사, 변호사의 직렬 중 그가 선택한 것은 변호사다. 사람들은 막연하게 변호사가 꽤 멋진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TV와 영화에서 변호사는 멋진 옷을 입고, 막힘 없는 언변과 날카로운 논리로 법정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또 사회적으로도 인정을 받는 직업인데다, 보통의 다른 직군에 비해 높은 수준의 보수가 보장되어 있는 직종으로 인식되어 있다. 하지만 밝은 면이 있으면 그만큼 어려움도 있는 법이다.
현실적으로 접근 했을 때 법조인, 그 중에서도 변호사는 높은 보수를 받는 만큼 업무 강도가 세고, 난해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또 사회적인 지위에 걸맞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이제 5년 차에 접어든 신재민 변호사 역시 자신의 분야에 대해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가 꿈을 이루기 위해 쏟은 노력과 현업에서 느끼고 깨달은 생각들을 들어보았다.
Q 법조인, 그 중에서도 변호사가 하는 일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쉽게 이야기하자면 변호사는 법적 분쟁이 발생했을 때 당사자를 대리해 법적 권리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단순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법정의 변론이 전부는 아니에요. 의사도 훌륭한 명의는 병이 발병하기 전에 예방을 하잖아요. 변호사들도 사전에 분쟁을 막기 위해 당사자간에 작성하는 계약서라든지, 기업이 업무를 추진함에 있어서 법적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한 자문을 하기도 해요. 생각보다 업무 범위가 다양한 편이죠.
Q 변호사 중에서도 요즘에는 전문분야를 가진 분들이 많은 듯 합니다. 변호사님의 전문 분야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변호사들 마다 전문 분야가 있긴 해요. 하지만 ‘전문’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쓸 수는 없어요. 변호사 업무광고 규정에 저촉되거든요. 정말 ‘전문’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을 해서 심사를 받아야 해요. 그 과정을 거쳐 변호사들이 전문적으로 일하는 분야를 본다면 일반적인 민사, 건설, 부동산, 특허, 재개발재건축, IT 분야를 들 수 있어요. 최근에는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의료 소송만 전담하는 분도 있죠. 또 형사사건, 행정법 사건, 헌법소송사건만 전문으로 하는 분도 있고요. 상당히 다양한 분야가 있는데, 저는 그 중에서도 가족, 친지 간에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을 해결하는 가사법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Q 가사법은 꽤 전통적인 분야가 아닐까 싶은데요?
그렇죠. 가족과 친지 사이에 발생하는 법적 분쟁은 예전부터 있어 왔으니까요. 하지만 법적인 분쟁으로 이어지는 가정 문제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고, 이를 예방하는 시스템이나 제도가 아직 미흡한 경우도 많아 결국은 갈등이 발생했을 때, 법으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해요.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법을 정확히 알지 못하니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때 저 같은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한 거죠. 예를 들어 유명인들 사이에도 종종 일어나는 이혼 소송이나 친권 소송 등이 가사법 관련 법적 분쟁의 대표적인 사례에요. 한마디로 출생부터 사망까지 가족, 친지 간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법적인 문제를 담당한다고 보면 되요.
Q 이제까지 담당하셨던 일 중 기억에 남는 일도 많을 듯 한데요.
우리나라는 검사가 피의자를 기소할 때 무죄가 선고되는 경우가 1~2%에 불과해요. 검사가 공소제기를 해서 법원에 처벌해달라고 요청 할 때 무죄가 나올 것 같은 사건은 애초에 기소를 안 하기 때문이죠. 그런 사건은 검사 재량으로 기소유예나 불기소처분을 해버려서 다른 나라에 비해 무죄 선고율이 낮은 거예요. 얼마 전 제가 맡은 사건이 그랬는데, 검사에 의해 사기죄로 기소된 억울한 사람을 변호해서 결국 무죄선고를 받은 것이 기억에 남아요.
또 하나는 구리시청에서 무료 법률상담을 통해 알게 된 가난한 세입자 아주머니의 사례에요. 이분은 임대차 기간 동안 천정 도배, 보일러 수리 등 임대차목적물에 대해 150만원의 비용을 지출했는데, 이사를 가면서 집주인에게 이에 대한 비용을 제대로 받지 못했죠. 상담 및 소송에 관한 제반 서면 작성을 도와 드렸는데 원하는 재판 결과를 얻으셨어요. 그 뒤 아주머니께서 감사의 편지를 보내주셨을 때 보람을 느꼈죠.
Q 소송이나 변론을 담당하시다 보면 황당하거나 억울한 경우,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경우도 종종 있을 듯 한데요.
맞아요. 보통 일반인들 같은 경우 일생에 한두 번 할까 말까 한 게 소송인데, 일종의 ‘꾼’처럼 즐기는 사람들이 있어요. 소송을 통해서 상대에게 심리적 압박감이나 부담감을 줘서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거나, 쾌감을 얻기 위해 소송을 하는 사람들도 있죠. 그럴 때는 참 안타까워요.
Q 변호사로 일하면서 법조계에 대해, 그리고 자신이 맡은 분야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있으실 듯 한데요?
가사법 분야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이 이혼 사건일 거에요. 우리나라 이혼율이 상당히 높거든요. 저는 이혼 소송을 돕기도 하지만 예방하는 일도 많이 해요. 사실 문제 없는 가정은 없잖아요. 위기 가정이 재결합을 해서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사례도 많아요. 회복이 가능하다 싶은 분들일 경우는 각 시청이나 구청에서도 운영하는 부부 상담 클리닉을 소개하기도 하죠.
하지만 끝내 회복이 안되고 개인의 행복추구권이 더 중요할 경우에는 이혼을 도와드려야 하는데 양육권이나 재산 분할 과정에서 배우자가 재산을 미리 빼돌린다거나 해서 피해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아요. 이혼 사유를 볼 때 아직까지 배우자의 폭행으로 인한 이혼이 적지 않다는 점도 일을 하면서 알게 됐죠. 상대적으로 남성의 외도도 많지만, 요즘에는 여성의 외도로 인한 이혼도 증가하고 있고요. 안타까운 부분이죠.
Q TV에서 보듯 법정에서 변론을 하는 일은 변호사의 업무 중 일부일 듯 한데요. 현실적으로 접근하면 마냥 멋있지만은 않을 듯 합니다.
백조가 물 위에 유유히 떠 있는 것 같지만 수면 아래 두 발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법정 현실 자체도 그렇고요. 사실, 판사님들도 처리하는 업무량이 많아요. 재판이 1주일 내내 있는 게 아니거든요. 1주일에 2~3일 정도가 재판이면 나머지 시간에는 기록을 봐야 하고, 판결문도 작성을 해야 해요. 예를 들어 판사 한 명 당 처리해야 하는 사건이 수백 건인데, 재판을 2일만 한다고 하면 한 사건 당 10분~15분 밖에 시간이 없어요. 상당히 타이트하죠.
그런 상황에서 영화처럼 방청객들 앞에 나서 충분히 변론을 하는 것은 어려워요. 그렇게 10분에서 15분 내에 끝나는 재판 하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그에 앞서 준비를 꽤 많이 해야죠. 우선 소송 당사자가 변호사 사무실에 오면 상담을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해요. 법적으로 어떤 법리를 적용시키고 관련된 판례는 어떤 게 있는지를 보는 거죠. 사실, 이 과정부터가 쉽지 않아요. 의뢰인들을 보면 다양한 분야에서 오시거든요. 하다 못해 이혼 사건이라고 해도 부부의 지난 삶을 하소연 하듯 다 쏟아내시는 거에요.
저는 그걸 제어해서 법적 분쟁과 관련이 없는 부분을 제외하고 컨트롤해야 하고요. 그러다 보니 상담 시간만 30분에서 1시간이 걸려요. 재판은 결국 증거의 싸움이거든요. 누가 증거를 많이 가지고 있는지가 관건이에요. 그래서 의뢰인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며 그 말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 증거, 사람 증언이 있는지를 확인하죠. 이 자료수집과정도 시간이 꽤 걸려요. 또 법정에서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그전에 소장이나 준비서면 등을 작성해서 미리 보내놔야 하고요.
Q 말 그대로 의뢰를 받는 입장에서 의뢰인들에게 받는 스트레스도 적지 않을 듯 하네요.
정보화시대다 보니 의뢰인분들도 인터넷을 통해 법적인 정보를 찾아보고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 오세요. 그런데 본인이 알았던 정보와 다른 부분이 있으면 이의를 제기하죠. 또 승소 가능성을 많이 물어보세요. 하지만 한쪽 말을 들어보면 승소 확률이 100%라고 해도, 양쪽 이야기가 다를 수도 있거든요. 그런 문제가 있음에도 구체적인 승소 가능성을 원하시니까 그럴 때는 좀 어려운 부분이 있죠. 의뢰인들 중에는 변호사도 속이는 경우가 가끔 있어요.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불리할 것 같은 부분은 빼놓고 있다가 상대방이 제시해버리면 난감한 상황이 되요. 그때서야 변명하시는데, 그럴 때는 업무적인 회의감이 들 때도 있죠.
Q 우리나라 법조체계의 특징이 있을 듯 한데요. 예를 들어 미국과의 차이점도 적지 않을 듯하고요.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독일법하고 일본법에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법령과 이론을 기본적으로 공부하고 그 다음에 실무를 하면서 사안에 적용시키는 식이죠. 반면 미국은 기본적인 이론보다는 사례 중심으로 풀어가는 편이라 법조인들도 공부하는 스타일이 틀려요. 어떻게 보면 일장일단이 있죠. 요즘 우리나라 로스쿨을 보면 미국의 영향을 받아서 사례중심으로 진행되는데, 아직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사례로만 공부해 놓으면 그 사례에 대해서는 강한데 응용을 하기가 어렵죠. 기본 바탕이 되어야만 사례에 적용시키는 응용력도 더 생긴다고 생각해요.
Q 처음 사법고시에 합격하셨을 때 어떤 각오를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또 변호사로 일을 해 오며 생긴 목표나 포부도 있을 듯 한데요?
처음 사법고시에 합격했을 때는 변호사로서 다양하고 창조적인 일, 생산적인 일을 해보고 싶었죠. 색다른 분야에서 사회적인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하지만 수료할 때쯤에는 우선 현실적인 목표를 세웠죠. 일단 취업을 해서 기본적인 실무경험을 습득한 뒤에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자고 마음 먹었어요.
사실 이상과 현실의 벽이 조금 있죠. 취업을 하면서 현실적인 선택을 하게 된 거고요. 물론 지금도 구리시청에서 무료법률상담을 하고 있고, 장애인인권연합회에서도 자문 변호사로 활동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다문화 가족들과도 결연을 맺고 있기도 하고요. 제 꿈은 일단은 변호사로서 성공보다는, 개인의 삶에 행복지수를 높이고 가족중심의 생활을 추구하는 것이에요. 그러면서 동시에 사회적인 약자층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죠.
Q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의 사건을 담당해 처리하는데 만만치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하루 일과가 상당히 빠듯할 듯 합니다.
하루에 평균 2~3회 정도는 서면작업을 해요. 통상적인 일과는 출근해서 전화상담, 사무실 방문 의뢰인 상담, 진행중인 사건 서면 작업, 새로운 건에 대해 서면 작성 등이죠. 보통 재판이 없는 날 하루 일과가 그래요. 하루에 작성하는 문서는 대략 20~30페이지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변호사는 국어에 강해야 해요. 책도 많이 읽어야 다양한 표현도 가능하죠. 결국 판사를 설득하는 논리싸움이기 때문에 논리력도 중요하고요. 그 어느 것 하나도 소홀하면 안되요. 역시 변호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능력이니까요.
Q 직업적인 측면에서 변호사라는 직업의 장점, 또 단점을 짚어주신다면?
일단 출, 퇴근 등 업무 시간이 자유롭죠. 일반회사와 달리 조직 생활이 불필요 하니까요. 고용 변호사라고 하더라도 일반회사원에 비해 급여가 많은 편이고요. 변호사 자격증이 있어서 퇴직에 구애 받지 않아도 되고 사회활동의 폭이 넓어요. 다양한 분야에 진출도 가능하고요. 하지만 사건이 있을 때는 사실 야근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누가 시켜서 하는 야근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필요해서 하는 야근이죠. 좋은 변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구와 성실한 학습이 필요해요. 그게 장점이자 단점이죠.
또 의뢰인들의 법적 문제를 처리하는 일이 이니만큼 소송 승패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크다는 점도 있고요. 개업 변호사로 활동할 경우, 사무실 운영을 위해 사건 수임에 대한 부담감도 커요. 또 급여가 높다고 하지만 요즘은 로스쿨과 사법시험이 병행되며 법조인이 많이 배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갓 취업한 변호사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기도 해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변호사가 됐지만, 보통 기업에 다니는 또래 동기들과 비교해 급여 차가 없거나, 적은 경우도 있으니까요. 변호사로서 진로는 통상 로펌이나 개인 변호사 사무실에 고용변호사로 가는 것이죠. 그 다음에 많이 진출하는 분야가 사내변호사라고 해서 기업 법무팀의 변호사로 취직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 다음이 각종 관공서에서 공무원이 되는 길도 있고요.
Q 법조계의 경우 다른 어떤 조직보다 보수적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사법고시 기수나 연수원 기수 등을 따지는 편인가요?
작년 기준으로 전국 변호사 수가 1만 4천명을 넘어섰고, 2020년 안에 2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급증하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예전에 비해 연수원 기수를 기준으로 법조계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는데 불리함을 당하지는 않아요. 선배라고 해서 유리하지도 않고요. 법정 내에서도 선후배 변호사 구분 없이 서로 예우하고 존칭하고 있죠.
Q 로펌에서 처음 변호사로 근무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현업인으로서 일을 하며 공부한 것과 현실에서의 차이도 있었을 텐데요.
사법연수원 시절에 법정견학도 가보고 모의재판도 해보고 하지만 90% 이상이 이론에 치중돼 있어요. 변호사 일을 시작하고 공부한 것을 실무에 접목시켜나가면서 시행착오도 있었죠. 이론에서 간과했던 부분이 현실에서 유용하게 쓰인다는 것을 뒤늦게 알기도 하고요. 뭐든 경험 해보지 않으면 모르죠(웃음). 또 책에는 안 나와 있지만 ‘소송의 기술’이랄까요? 법정에서 변론할 때 대처법, 책으로 기술되기 마땅치 않은 현장 노하우 같은 것이 필요하더군요.
Q 변호사님이 법조인으로서 철저하게 고수하는 원칙은 무엇인가요?
변호사라면 사건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이죠. 사실 수임 계약만 체결하고 사건 진행을 불성실하게 해 욕먹는 변호사도 있거든요. 어떤 사건이든 당사자에게는 일생에 한두 번 있는 사건이고, 적지 않은 비용으로 소송을 하는데 그걸 맡은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해야죠. 그래야 의뢰인이 만족할 뿐 아니라 자기 스스로도 떳떳할 수 있고, 또 변호사로서 오래 활동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해요. 최선을 다 했다면 사건 성패에 대해 모호한 결과를 얻더라도 의뢰인이 수긍하고 믿어주는 관계가 지속되거든요. 스스로도 그 과정에서 얻는 것이 많고요.
Q 변호사를 꿈꾸는 20대들에게 팁을 준다면?
변호사를 꿈꾸는 친구들이라면 당장 법학공부를 시작하기 보다는 변호사들이 쓴 책들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실무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에피소드라든가, 소설 형식도 좋아요. 자서전일 수도 있고요. 그런 책들을 많이 보면서 변호사가 하는 일에 대해 이해할 수 있고 동기부여도 될 거예요. 그렇게 목표를 세웠다면 다음으로는 학문적으로 준비가 필요하겠죠. 실무에 들어갈 때는 법학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도 공부가 필요해요. 우선은 수험서적보다는 다양한 책을 읽어보라고 하고 싶어요.
Q 아직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라고 느끼는 부분이 있으신지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시나요?
한 분야에서 10년 간 일을 하면 그 사람의 위치나 능력이 절정에 달한다는 소위 ‘10년 이론’이 있잖아요. 5년 차 변호사인 저로서는 다양한 실무 분야에 대한 궁금증과 학습 갈증이 있어요. 또한 전문 분야에 대해서도 좀 더 심도 있고, 체계적인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느끼죠. 이를 보완하기 위해 틈틈이 실무서적을 통해 학습하고 다양한 사회현상에 대해 탐구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틈틈이 인문학 서적이나 사회과학 분야 책을 읽고 전문 분야에 관한 사례(판례)에 관해서 심도 있게 학습하고 있죠.
Q 법조인으로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사시’라고 일컬어지는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데요. 언제부터 법조인의 꿈을 키웠나요?
저는 평범한 학생이어서 특별한 계기는 없었어요. 다만 내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 존경 받을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또 자연과학 쪽으로 흥미가 없기도 했고요(웃음). 인문계열로 공부를 하다가 살아가면서 ‘법을 제대로 알지 않고는 내 개인과 주변 사람을 도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막연히 생각하다가 법학과에 가게 됐고 다시 고시반에서 공부를 하게 됐죠.
Q 다른 꿈이나 하고 싶은 일들도 있었을 텐데요. 공부를 하며 갈등은 없었나요?
공부를 하면서 많은 부분을 포기했죠. 대학교 때 흔히 하는 동아리 활동은 해보지 못했어요. 어학연수도 못 가봤고요. 다만 법대 내의 형사법학회 활동을 열심히 했어요. 학회장도 하며 3학년 때까지 열심히 하다가 이후에는 사법고시 준비에 몰두 했죠.
Q 판사와 검사, 변호사 중 변호사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다면?
아무래도 검사는 조직 내에 몸을 담고 있기 때문에 수사를 가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배당을 받아 하는 일이에요. 판사도 그렇고요. 하지만 변호사는 원하는 분야를 정해 충분히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그 분야에서도 사건을 조절해 가면서 선택의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 매력적이었어요.
Q 요즘에는 변호사 중에서도 스펙을 많이 따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변호사도 일단은 좋은 학벌에 소위 말하는 정관 출신 변호사라고 하면 프리미엄은 분명히 있죠. 서울대 법대를 나오고 판검사 생활을 5년이든 10년이든 했다고 하면 사업적 측면에서는 어딜 가든 의뢰인들에게 더 신뢰를 주고 기대치를 얻곤 하죠. 하지만 요즘은 의뢰인들이 그것만 믿고 혹해서 의뢰하는 경우는 많진 않아요. 갓 변호사가 된 부장판사 출신이라면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그것도 유효기간이 있는 거죠. 업무적인 면에서 성실도를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하면 스펙이 미치는 영향은 한정적이 되죠.
Q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어떤 수준의 준비를 해야 하는지 본인이 준비했던 것들을 떠올리며 설명해 주신다면?
제 경우는 2001년도부터 사법고시 준비를 해서 2007년에 합격했으니 6년이 걸렸어요. 제대하고 2학년부터 시작해서 1차 시험을 2001년부터 보기 시작했죠. 결국 세번 정도 떨어지고 2004년에 1차를 합격했는데, 2차도 3번 정도 떨어지고 2007년에 최종 합격을 하게 됐어요. 그 시기를 떠올려보면 절박함이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시험이든, ‘이것 아니면 안되겠다, 다른 길은 없다’는 절박함이 있으면 더 노력하게 되고 성실하게 준비하게 되니까요.
우리 학교의 경우 사법시험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많지는 않았어요. 제가 합격할 가능성을 보니 전체 학과생 중 5%내에 들어야 하더군요. 꿈을 이루려면 좀 다른 노력을 기우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고시반에 들어가게 됐죠. 당시에는 체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기상 시간보다 1시간 30분 정도 일찍 일어나 북한산 매표소까지 갔다 와 공부하는 생활을 이어갔어요. 산에 갔다 와 한 30분 정도 공부를 하고 있으면 그때야 다른 고시반원들이 일어나곤 했죠. 그 당시는 ‘그래도 다르게 살며 노력하고 있다’는 뿌듯함이 있었어요.
그러다 1차 시험을 합격하고 신림동 고시촌으로 장소를 옮겼죠. 아무래도 신림동이 학원도 많고 정보가 빨라 2차 시험을 준비하기 좋았거든요. 그때부터는 아침형 인간을 포기하고 저녁형 인간이 됐죠(웃음). 새벽 2시까지 공부하고 아침 8시에 기상했어요.
Q 다른 꿈이나 하고 싶은 일들도 있었을 텐데요. 공부를 하며 갈등은 없었나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세요! 경제 불황과 기업의 채용인원 감소로 인한 취업난으로 인하여 매우 힘든 상황에 있을 줄 압니다. 그렇지만 이럴 때일수록 조급한 마음을 떨쳐버리고, 여유를 찾으세요. 수십 장의 취업원서를 제출하였는데, 면접 기회조차 없었다고 할지라도, 여러분을 원하는 회사는 반드시 있어요. 막상 취업을 하고 나면, 취업을 준비하는 기간에 여유를 가지지 못하고 스트레스만 받았던 순간들을 후회하게 되거든요. ‘급할수록 돌아가라’란 말과 같이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취업준비를 한다면 분명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자신만의 역량을 쌓기 위한 신재민 변호사 팁
1. 자신의 한계를 설정하지 말자.
본인의 능력은 무한한데, 스스로 본인의 학벌, 가정환경, 토익 점수, 자격증 등으로 인하여 능력의 한계를 설정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스스로 한계를 설정하는 순간 한계를 벗어난 꿈을 꾸지 않게 되고, 당연히 그 꿈을 실현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스스로 알지 못하는 무한한 잠재 능력이 있는바, 어떠한 제한을 두지 않은 열린 마음으로 본인을 대할 때,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온다고 믿습니다.
2. 항상 긍정적인 신념으로 삶을 영위하자.
‘시크릿’이라는 책에서 저자 ‘론다 번’은 플라톤,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인슈타인 등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역사상 위대했던 사상가, 과학자, 개척자, 창조자 등이 알고 있던 '위대한 비밀'에 대해 말했습니다. 그 비밀은 바로 자신이 성취하고 하는 일에 대하여 신념이 있어야 하고, 그 신념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긍정적인 사고를 하라는 거죠. 이러한 긍정적인 사고가 성공적인 삶으로 귀결된다는 사실은 인류역사상 불변의 진리라고 할 것입니다. 저 역시 긍정적인 사고만이 시련과 역경이 끊임없이 찾아오는 삶을 지탱해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무기라고 생각합니다.
3.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 중에 하나는 상대방, 나아가 기업 및 사회에 대하여 신뢰를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대사회는 결코 혼자서 영위해 나갈 수 없기에, 현대사회를 영위해 나가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 중에 하는 ‘상대방의 신뢰’라는 점을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업무를 처리하거나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역경과 고난이 찾아올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감언이설로 위기를 모면하기 보다는 진솔하게 얘기함으로써, 상대방으로부터 진실된 사람이라는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4. 남과 비교하지 말자.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인데, 남과 비교하는 삶을 살면서 삶의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는 제 삶의 좌우명이기도 한데, 어떠한 상황에서든 남과 비교하지 않는 삶을 사는 순간 본인의 삶이 더욱 풍성하고 행복해짐을 만끽할 수 있을 것입니다. 끊임없는 마인드 컨트롤로 그러한 사고가 정착 된다면, 여러분은 보다 이타적이고 유익한 분야에 본인의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법조계에서 일하기 위해 준비하면 좋을 것
1. 법조인이 집필한 서적이나 블로그 등에 게시된 글을 많이 읽자
법조인이 집필한 수험서적 외의 책을 많이 읽거나 블로그에 게시한 글을 읽음으로써, 먼저 흥미를 갖는 것이 좋습니다. 법조인 생활의 일화를 다룬 이야기를 많이 읽다 보면 법조인의 삶, 일과 등을 알게 되고, 간접경험을 통하여 추후 본인이 법조인이 되었을 때의 삶을 계획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법조인들을 많이 만나자.
주변에 법조인들을 많이 만나서 생생한 경험을 듣는 것보다 유익한 방법은 없을 것입니다. 현재 변호사만 1만 5천명을 육박할 정도로 수많은 법조인들이 주변에 많이 있는 만큼 기회가 된다면 직접 법조인들을 만나서 법조계로 나아가기 위한 생생한 경험담을 듣는다면 상당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3. 법조계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미리미리 해두자.
2017년을 기준으로 사법시험 제도는 폐지되므로, 법조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입학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로스쿨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준비가 필요한지 미리 파악하고, 그 준비를 해두어야 할 것입니다. 로스쿨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①법학적성시험(LEET) ②학부성적 ③외국어능력 ④사회봉사 및 경력 ⑤면접이 필요한데, 본인에게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미리 보충을 해두어 원하는 시기에 로스쿨에 입학할 수 있도록 준비하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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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각 직역에 대한 설명
판사(判事)는 법원에서 재판을 진행하고 판결을 내리는 법조인을 지칭하고, 사법부에 속해 있습니다. 반면 검사(檢事)는 범죄 사건을 수사하고, 피고인을 법원에 기소하는 일을 수행하며 행정부 산하인 법무부에 속해 있습니다. 한편 변호사(辯護士)는 소송 당사자나 관계인의 의뢰 또는 법원의 명령에 따라 피고나 원고를 변론하며 그 밖의 법률에 관한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2017년을 마지막으로 사법시험이 폐지되므로, 법조인이 되기 위해서는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여 변호사자격을 취득하여야 합니다. 로스쿨 제도는 2007년에 다양한 사회분야의 경험이 있는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하여 도입되었습니다. 2014년 사법시험 합격인원이 약 200명으로 예정되어 있고, 다음 해부터 합격인원이 매해 50명씩 감축되므로, 현재 법조인을 희망하고 있다면 로스쿨 입학을 준비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입니다.
로스쿨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평소 학점을 관리하고 봉사활동을 하여야 하며, 어학(영어) 점수를 향상시켜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법학적성시험(LEET)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해 두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