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질병들은 몸속의 아주 미세한 변화로부터 시작된다. 감염병의 경우 외부에 존재하는 극소량의 바이러스 /박테리아의 감염으로부터 증상이 점점 심해지며, 암, 치매와 같은 난치성 질환의 경우 몸속에서 나타나는 아주 미세한 돌연변이에 의해 오작동하는 세포들이 생기며 이들의 축적으로 인해 질환의 정도가 심해지게 된다. 분명 우리 몸속 에서는 질병 초기에 미세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우리가 이를 감지하고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는 때는 질병이 한참 진행된 이후이다.
실제로 우리의 혈액 한방울(100 마이크로리터)에는 1억 개의 세포와 10억 개의 엑소좀 그리고 1조 개의 단백질 등을 포함하여 우리의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수 많은 물질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현존하는 바이오물질 분석법의 한계로 인해 극히 일부분의 정보만을 활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매년 주기적으로 받는 건강검진에서도 우리는 혈액과 소변과 같은 체액을 채취하고 이를 분석하여 우리 몸속에 어떠한 이상이 있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지만, 우리가 건강검진을 통해 얻는 정보는 실제로 우리몸속에 존재하는 건강정보들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우리의 혈액에 존재하는 수많은 건강정보를 획득하여 우리 몸속에서 나타나는 미세한 변화를 초기에 감지할 수 있다면 다양한 질병들을 조기에 진단하여 인류 삶의 질을 증진 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몸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건강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기술적 발전이 필요할 것인가? 우리 몸에 존재하는 수많은 바이오물질들은 마이크로/나노 스케일로 존재하며, 이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마이크로/ 나노 스케일의 도구들이 필요하다. 이러한 도구들 중 하나인 바이오미세유체 기술은 머리카락 굵기 정도의 마이크로미터 스케일의 통로에서 일어나는“층류”라고 하는 유체역학적인 현상을 활용하여 소량의 액체로부터 마이크로/나노 스케일의 바이오물질들을 정교하게 제어하여 정제하고 분석하는 학문분야이다. 이러한 바이오미세 유체기술과 다양한 바이오/나노 공학기술에 기반한 분자진단공학적인 도구들을 함께 활용한다면 우리 몸속에 존재 하는 마이크로/나노 스케일의 바이오물질들을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어 피 한방울로부터 우리의 건강상태와 관련된 수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얻은 수많은 건강정보들과 최근 주목받고 있는 AI기술이 함께 접목되어 수많은 바이오헬스케어 빅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면, 다양한 질병의 정교한 진단뿐 아니라 앞으로의 발병 확률까지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피 한방울로부터 우리의 건강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매일 아침 뉴스와 신문을 보듯이 우리의 건강상태 또한 매일 측정하여 질병을 정복하고 더욱더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