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보기

FOODS

KMU FOODS

차담에서 마음챙김까지,

녹차가 바꾸는 일상

(식품영양학과 이민아 교수)

최근 글로벌 식품시장에서 녹차, 특히 일본 전통차인 말차(Matcha)의 인기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SNS에서는 ‘사진 찍고 싶은 음료’로 말차가 인식되며 말차라떼 아트, ‘말차 휘핑’ 과정이 담긴 영상 등에 관심이 높고, #matchalatte, #matchalove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이 수백만 건을 기록하며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녹차의 한 종류인 말차는 차잎 전체를 곱게 분쇄해 섭취하는 형태로, 카테킨과 L-테아닌(L-theanine), 카페인 등 집중력과 안정감을 동시에 주는 음료로 인식되고 있으며, 일반 녹차보다 항산화 성분과 영양소를 더 많이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기의 배경에는 단순한 건강과 관련된 이점뿐 아니라, 소비자 행동과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밀접하게 얽혀 있다. 특히 북미·유럽 시장에서는 말차가 단순한 차 음료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고 마음 챙김(Mindfulness)’과 ‘슬로우 라이프’ 확산과 맞물려, 차가 ‘의식 있는 휴식’을 상징하는 음료로 주목받고 있다.

오픈서베이의「음료 트렌드 리포트 2025」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역시 차를 소화기관에 부담이 없고 주스·과채음료 대비 당이 적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료’로 인식하며, 주로 휴식과 심리적 안정의 순간에 소비를 하는 경향이 있다. 장시간 학업 또는 근무하는 MZ세대, 운동 후 회복을 중시하는 피트니스족, 커피 대안을 찾는 소비자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tatista는 글로벌 말차 시장이 2022년 약 3억 1,500만 달러에서 2030년 5억 4,000만 달러로, 연평균 성장률 6.8%를 보이며 녹차 전체 성장률(4.2%)을 웃도는 수치로 성장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신라시대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차 문화는 오늘날까지 꾸준히 발전하며 소비자 취향에 맞춘 다양한 제품들이 식품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건강을 중시하는 이들을 위한 유기농 말차 파우더, 슈퍼푸드 블렌딩 제품부터 편리함을 앞세운 즉석 말차 라떼 캡슐, RTD(ready-to-drink) 제품까지 다양하다. 특정 산지의 싱글 오리진 말차나 계절 한정 수확 품처럼 프리미엄 제품도 등장했고, 아이스크림, 초콜릿 같은 디저트류를 넘어서 단백질 보충제, 나아가 항산화 성분을 활용한 뷰티제품 등 단순한 음료 원료에서 건강·뷰티·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다기능 소재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차와 휴식, 라이프스타일’의 결합, 그리고 다양한 시도는 교내 ‘차담(茶談)’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데, 학업이나 업무에서 잠시 벗어나 ‘함께 마시는 경험’ 자체가 하나의 문화로 확산되고 있으며,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로 기능한다. 이제 녹차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현대인의 건강과 여유, 그리고 가치 소비를 함께 담아내는 라이프스타일의 한 부분이 되고 있다.

카페에서 말차 라떼를 마시는 순간, 혹은 캠퍼스의 ‘차담’ 자리에서 누군가와 웃으며 차를 나누는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단지 목을 축이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속도와 균형을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국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이민아 교수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학사, 석사, 박사를 졸업하고 한국식품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 으로 근무한 후, 2013년 국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주요 경력으로는 현재 한국식품조리과학회, 한국급식외식위생학회 학술이사, 법무부 중앙급식관리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페이스북
  • 트위터

이 코너의 다른 기사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상단으로